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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그와 그녀의 품격있는 재회
이야기 하나, 남자를 나눠가진 여자들_고명주 2화 그와 그녀의 비밀 이야기 둘, 안 되는 거 없고, 못 하는 거 없는 ‘막장 조작단’_지은 3화 삼각관계 이야기 셋, 귀혼_남오은 4화 막장의 품격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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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이 작업실을 나서자마자 윤정은 집필실로 들어가며 쾅 소리가 나도록 문을 닫았다. 들어오지도, 자신을 부르지도 말라는 메시지가 선명하게 전달되었다. 재범과 영지가 깜짝 놀라며 긴장하자 지 감독이 너스레를 떨며 회의 테이블에 앉았다.
“내가 설명할 테니까 선생님은 좀 혼자 계시도록 두고……. 자, 이름들이 어떻게 되시나?” “박재범입니다.” “유영지예요, 감독님, 잘 부탁드려요.” “나야말로 잘 부탁합시다. 앞으로 같이 헤쳐 나가야 하니까.” 지 감독의 말에 영지가 눈을 반짝였다. “같이요……?” “어, 이 작가님이 쓰고 내가 연출하기로 했으니까, 두 사람이 자기 역할 잘해 줘야 대박이 나겠지?” “어머머머머, 진짜 두 분이 같이하시기로 한 거예요? M본부에서? 그래서 최 국장님이 같이 오신 거구요?” “응, M본부 가을 미니.” “가을이면…… 남은 시간이 8개월 정돈데 가능할까요? 요즘 캐스팅만 해도 1년씩 걸린다는데.” “캐스팅된 거 들어가는 거야.” “캐스팅이 되다니요? 대본도 없이 어떻게?” --- p.16 “저는 막장의 키워드를 뽑다가 결국은 ‘복수’를 남겼습니다.” “그렇지.” 재범의 이야기에 지 감독은 강한 동의를 보여 주었다. 그 모습에 초조해진 영지가 바로 말을 낚아챘다. “어쨌거나 드라마에서는 남자가 배신하고 여자가 복수하는 방향이어야죠?” 이번에는 윤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인이나 부부 관계에서 배신은 주로 남자가 한다고 봐야지. 진화심리학적으로도 그렇고, 관계가 깊어지면 여성 이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욕망이 더 강하니까.” “통념이 그렇다 해도 이 작가가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는데?” 지 감독이 다소 비웃음이 담긴 듯한 뉘앙스로 말하며 윤정을 보았다. 윤정은 마치 지 감독의 이런 반응을 기다렸다는 듯 천천히 시선을 돌려 지 감독을 보며 말했다. “제가…… 왜요?” 그 차분하고 우아한 반응에 지 감독의 능글거리던 웃음이 지워졌다. 지 감독은 이렇게 재회하기 전에 윤정과 마지막으로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그날도 윤정의 표정은 지금과 같았다. 차분하고 우아하고…… 차가웠다. 그런 시선 앞에 지 감독은 마음을 다해, 모든 열정을 담아 매달렸다. ―우리 이제 진짜 마음 놓고 사랑할 수 있다구! 네가 그렇게 원했던 것, 마음 놓고 손잡고 다니고, 영화관 가서 영화 보고, 브런치 먹으러 다닐 수 있어! 혼인 신고 당장 할 수 있다니까! 지 감독을 바라보고 있던 윤정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구질구질해지지 마요, 우리. --- p.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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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위에서 펼쳐지는 미친 욕망의 질주, 탈출구는 오직 용서뿐.
막장이란 무엇인가. 가장 비현실적이지만 가장 현실과 닮은 이야기다. 우리는 왜 막장에 환호하나. 우리는 그 안에 담긴 ‘악인’들이 몰락기를 즐긴다. 치정, 불륜, 복수, 공모 살인…. 뉴스에서나 볼 법한 욕망의 이야기 속에서 결국 악인들이 얼마나 처참하게 벌을 받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누린다. 기왕 막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하였으니, 그 자체로도 큰 재미를 주는 막장 이야기가 단지 자극적 소동극이 아니라 동시대에 의미있게 다가오는 이야기들로 묶이려면 어떤 가치를 띄고 있어야 할까. 그것은 용서다. 타인에 대한 용서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용서. 인생 위에 펼쳐지는 미친 욕망의 질주에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 우린 결국 용서해야 한다. 그것은 최고의 복수이자 나 자신을 위한 완전한 구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