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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김희재
CABINET 2020.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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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THE HOUSE
추천사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와 동 대학교 연극영화과 대학원,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영상대학원을 졸업했다. 모든 경계를 넘을 수 있는 이야기에 마음을 뺏기고 모든 경계를 넘을 수 있는 이야기 짓는 일에 마음을 다하는 사람. 2004년 영화 [실미도]로 제41회 대종상영화제 각색상을 수상했으며 영화 [공공의 적2], [한반도], [국화꽃 향기], 소설 『소실점』, 드라마 [썸데이], 에세이 『나이 듦에 대한 변명』, 『죽을 때까지 섹시하기』 등의 작품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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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2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115*188*20mm
ISBN13
9791188660469

책 속으로

욕실로 들어가자 정진을 비춘 거울에 몇 개의 숫자가 떴다. 정진의 체온, 혈압, 맥박. 이 집은 가정부와 의사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었다. 샤워기에 손을 내밀자 정진의 체온에 꼭 맞춘 적절한 온도의 물이 한두 방울 떨어졌다. 정진은 마치 와인을 시음한 후 잔을 채워 따르라는 눈짓을 하듯 샤워기 아래로 들어섰다. 쏴아아. 본격적으로 물이 쏟아졌다.
--- p.9

샤워를 마치고 나와 매트에 올라서자 원적외선과 바람이 올라와 정진의 몸을 순식간에 쾌적한 상태로 건조시켰다. 파우더룸으로 들어서자 거울 주변의 모든 조명이 환하게 켜졌다. 스킨을 바르고 머리를 말리는 동안 거울에는 아침 뉴스가 텍스트로 올라왔다.
--- p.9

승우는 완벽하게 사라졌었다. 너무 단호하게 흔적이 지워져 정말 존재했던 사람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어떤 소식도 듣지 못했지만 서원은 승우가 어디선가 죽은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천천히 그의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 했다. 그런데 이 집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그리움이 되살아났다.
--- p.20

정진은 이 타협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세 사람의 동거가 시작됐다. 한 사람은 모르는 세 사람의 동거.
--- p.27

1층 거실을 비추는 카메라로 화면을 바꿨다. 집 안은 모델하우스처럼 단정하게 정리돼 있었다. 얼핏 사람이 살지 않는 집처럼 보이기도 했다. 혹시 화면에 서원이 나타나지 않을까 두근거리며 지켜보다가 정진은 멈칫했다.
정진이 카메라로 집 안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면 서원은 분노할 것이다. 남편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관찰 당한다는 것은 불쾌한 일임에 틀림없었다. 그 지점을 짚으며 약속을 받았는데, 일방적으로 그것을 깬다면…….
--- pp.29-30

서원은 그리운 사람의 살결을 쓰다듬듯 집 안 벽을 찬찬히 손으로 쓸었다. 창문이 승우의 눈이고 벽이 승우의 몸인 것 같았다.
--- p.94

승우가 돌아오지 않아도 이 집을 볼 수 있다면, 이 집을 만질 수 있다면, 이 집에서 산다면 숨을 쉬고 웃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이 승우였으니까. 서원은 그랬다. 하지만 정진은……. 이런 마음으로 정진의 손을 잡는다면 정진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 p.94

2층이었다. 2층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을 본 것 같은, 아니 느낀 것 같았다. 그러나 돌아본 정진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2층에 인기척이 있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2층은 정물 같아야 하는데, 뭔가 움직임이 있는 느낌에 이질감이 들었던 것이다.

--- p.115

출판사 리뷰

[실미도], [공공의 적2], [H], [한반도] 등 굵직한 영화 시나리오를 썼던 김희재 작가가 『소실점』 이후 4년 만에 『하우스』로 돌아왔다. 제목에서부터 ‘하우스’를 걸고 나온 것만큼, 소설 속에 묘사된 집의 모습은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자동 제어 시스템으로 모든 것이 인물들에게 딱 맞는 생활을 제공하고, 외관마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휘어잡을 만큼 아름답다. 이렇게 완벽한 집이 ‘내 집’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도 들게 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완벽한 집에 어울릴 만큼 능력 있고 우아한 부부의 모습에서, 집이 가져다주는 안정감과 행복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약간의 질투를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책 몇 장이 더 넘어가기도 전에 이 완벽한 집의 틈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이를 냉정하게 대하는 남편과 무척 속상해 하는 아내,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아이가 부부 사이에서의 아이가 아니라 아내와 아내 전 애인 사이의 아이라는 것. 이미 이것만으로도 ‘완벽하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기는데, 더 큰 비밀이 들이닥친다.

아내의 전 애인이자 아이의 친아빠인 그 남자가 이 집에 아무렇지 않게 들어와, 아내와 관계를 맺는다.

불과 몇 페이지 읽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휘몰아치는 이야기에 정신이 얼떨떨하다. 대체 이들은 왜 이런 관계를 갖게 된 것인지,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다소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인물 관계로 인해 진입장벽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작품을 읽다보면, 어떨 때는 인물들에게 번갈아가며 감정 이입을 하게 되기도 하고, 어떨 때는 관조적인 입장에서 인물들을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어떨 때는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해서 오히려 더 벌어졌던, 그리고 벌어질 사건에 집중하게 되기도 한다. 어떤 마음으로 책을 읽어 가는지 달라질지언정, 사건에 호기심을 갖고, 이 미스터리를 파헤치고 싶은 감정은 작품을 읽는 내내 유지된다. 그것이 『하우스』가 가진 최고의 무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야기를 따라가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들고, 그러면서 다시 이야기에 몰입시킨다.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몰입도는 더 커지면서 끝까지 다 읽어내고 말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이야기의 클라이막스, 모든 미스터리가 풀리고 그와 부합하게 각 인물들의 욕망과 메시지가 터져 나오는 그 순간, 다양한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과연 나는 ‘서원’과 같은 행동을 했던 적이 없던가? 그럼에도 ‘서원’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걸까? ‘정진’의 사랑을 꿈꿔 봐도 되는 것인가? 혹은 나도 ‘정진’의 사랑을 누군가에게 줄 수 있지 않을까? ‘승우’의 선택은 ‘옳았던’ 것일까? 서원에게서의 ‘승우’와 같은 존재를 만나게 된다면 난 어떻게 할까? 등 수많은 고민거리를 물고 답을 해가다 보면, 『하우스』가 세상에 나온 이유도 어렴풋 느끼고 상상하게 된다. 『하우스』에서 만날 수 있는 ‘인간’과 ‘욕망’에 대한 담론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추천평

작가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과거에 우리가 가져왔던 집에 대한 느낌과 애정을 접목하여 주거 공간이 하나의 캐릭터처럼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급기야 감정이입을 하게 만드는 놀라운 결말로 승화시킨다. 이는 마치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2015년 작품인 『엑스 마키나』에서 인간보다 매혹적인 A.I. 에이바를 보는 것처럼, 『하우스』에 등장하는 집 자체가 매혹적인 등장인물이 되는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렇게 미래의 집에 대한 상상력과 잃어버린 인간관계의 상심을 통해, 그 이면의 고통과 허전함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앞서 언급한 집에 관한 스토리텔링의 경이로운 진일보처럼 보인다.
- 김성호 (영화감독, 『거울 속으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엄마의 공책』)
그의 두 번째 소설 『하우스』는 영화 장르로 얘기하면 미스터리 멜로와 판타지, 공포, 추리 등이 뒤엉키는 것이다. 처음에 비해 뒤는 놀랄 만큼 예상치 못한 국면으로 이야기가 치달아 가는데 장르 영화에 웬만큼 익숙한 사람들도, 그래서 눈썰미가 남다른 사람들마저도, 쉽게 점치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된다. 때문에 읽어 가면 갈수록 이 소설은 매우 영화적이다. 처음에는 남편 캐릭터에 의심이 간다. 그는 왜 아이를 피하는 가. 그러나 중간쯤에는 불현듯 이 모든 것을 심신이 허약한 아내가 상상해 낸 것이 아닌 가 싶어진다. 게다가 그것을 혹시 누군가가 다 조종해 내고 있다면? 그러니까 아내의 오랜 연인도 가공된 인물이고 그래서 그녀가 비밀스런 삶을 유지하느라 전전긍긍하는 것 자체가 모두 인공적 착시(錯視)라면 이건 얘기가 완벽하게 다른 차원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때부터 소설은 매우 재미있어진다. - 오동진 (영화평론가)
타고난 이야기꾼을 넘어 장르의 마스터가 된 김희재 작가는 『하우스』라는 또 한 편의 대표작을 만들어 냈다. 무섭고, 짜릿하고, 오싹하며, 때로는 무릎을 치게 되는 이 이야기 앞에서 나는 감히 완벽한 장르소설이란 이런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작가가 창조한 완벽한 집, 그리고 완벽한 이야기 속으로 발을 들여놓는다면 또 한 번 장담하건대 절대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 전건우 (소설가, 『밤의 이야기꾼들』, 『소용돌이』, 『고시원기담』, 『살롱 드 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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