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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7

마조리 보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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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브리얼 마거릿 비어 롱은 적어도 여섯 개의 가명으로 150편 이상의 장편 소설과 수많은 단편을 썼다. 마조리 보웬은 조지프 시어링과 함께 가장 유명한 필명이다. 아버지가 가족을 버리고 떠난 후, 자매와 방탕하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어머니를 부양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던 그는 불과 열여섯 나이에 첫 소설을 출간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가장이 되었다. 어둡고 불행한 유년기 때문인지 그의 작품은 고딕 색채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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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F. 벤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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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프레데릭 벤슨은 학교 교장 에드워드 화이트 벤슨(이후 캔터베리의 대주교 역임)의 여섯 자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어린 나이에 죽은 두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남매 모두 벤슨과 같이 작가로 활동했다. 벤슨은 케임브리지 킹스 칼리지에서 교육받았다. 풍자적 유령 이야기와 초자연적 멜로드라마, 회상록, 전기 작가로 활동했다. 1893년 『도도』를 출간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미시즈 에임스』, 『여왕 루시아』, 『미스 맵』과 같은 소설로 성공을 거두었다.

앨저넌 블랙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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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gernon Blackwood

영국의 소설가·저널리스트·방송인. 1869년 켄트 주의 슈터스힐(Shooter's Hill)에서 태어나, 엄격한 칼뱅파 가정에서 자랐다. 학창시절의 꿈이었던 정신과 의사를 단념하고 1896년에 캐나다로 건너가 낙농업을 시작했으나 실패한다. 금전적인 어려움과 부모님과의 마찰로 인해 캐나다의 오지로 훌쩍 떠나기도 하는데, 6개월가량의 당시 경험은 이후 작품들에서 일관적으로 나타난다. 정신적 피로에서 회복된 블랙우드는 뉴욕으로 이주해 《이브닝 선Evening Sun》지에서 박봉을 받으며 기자로 일한다. 이뿐 아니라 그림 모델, 바텐더, 바이올린 교습까지 하는 등 자신의 작품 못잖은 미
영국의 소설가·저널리스트·방송인. 1869년 켄트 주의 슈터스힐(Shooter's Hill)에서 태어나, 엄격한 칼뱅파 가정에서 자랐다. 학창시절의 꿈이었던 정신과 의사를 단념하고 1896년에 캐나다로 건너가 낙농업을 시작했으나 실패한다. 금전적인 어려움과 부모님과의 마찰로 인해 캐나다의 오지로 훌쩍 떠나기도 하는데, 6개월가량의 당시 경험은 이후 작품들에서 일관적으로 나타난다. 정신적 피로에서 회복된 블랙우드는 뉴욕으로 이주해 《이브닝 선Evening Sun》지에서 박봉을 받으며 기자로 일한다. 이뿐 아니라 그림 모델, 바텐더, 바이올린 교습까지 하는 등 자신의 작품 못잖은 미스터리하고 색다른 삶의 일면들을 보여준다. 1895년에 《뉴욕타임스》 기자가 되면서 형편이 전보다 안정된다. 2년 후에는 한 은행가의 개인 비서로 전직하기도 했으나, 뉴욕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삼십대 후반의 나이에 영국으로 돌아간다. 1900년 “황금 여명회(Hermetic Order of the Golden Dawn)”를 알게 되면서 어린 시절의 초자연적이고 심령적인 관심이 되살아나 이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1906년 단편집 『빈집 The Empty House and Other Ghost Stories』을 필두로 “비범한 의사 존 사일런스(John Silence)”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오컬트 탐정 소설을 시작한다. 블랙우드에게 명성을 안겨 준 작품이 존 사일런스가 등장하는 장단편 소설들이다. 블랙우드는 장미 십자회나 불교 그리고 신비학에 빠져 있지 않을 땐 스키를 타거나 등산을 했다. 그 자신의 말을 빌리면, 인간에게 숨겨져 있는 힘의 흔적과 증거를 찾는 것이 주된 관심이었다. 다시 말해 인간 능력의 확장이었다. 그래서 그의 많은 작품들이 의식의 확장 그러니까 의식의 정상작인 범주 외부에 있는 가능성을 추론과 상상으로 다룬다고 했다. 인간의 의식이 변화하고 확장될 수 있으며, 이런 변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를 인식할 수 있다고 믿었다. 1934년, BBC 라디오의 초청으로 유령 소설을 낭독하는데, 이것이 큰 성공을 거둔다. 블랙우드는 방송계로 진출하여 극작가와 방송인으로도 활약한다. 몇 차례 뇌졸중 발작을 겪은 후 1951년에 사망했다. 공식적인 사인은 동맥경화로 인한 뇌혈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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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키 콜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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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kie Collins

“나는 항상 소설의 주된 목적이란 이야기를 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다.” 그는 런던에서 태어나고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1843년 처음으로 『일루미네이티드 매거진』에 단편을 싣는다. 아버지는 아들이 고정적인 수입을 보장받는 직업을 가지기를 바라며 링컨 법학원에 입학시켰는데, 윌키 콜린스는 학위를 따지만 변호사로 개업하지는 않는다. 1850년에 첫 소설인 『안토니아』가 출간된 후, 찰스 디킨스를 만나고 그와 함께 작품 활동을 하며 평생 우정을 나누었다. 1847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에 대한 회고록을 출판하며 본격적으로 작가로 활동한다.
“나는 항상 소설의 주된 목적이란 이야기를 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다.”
그는 런던에서 태어나고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1843년 처음으로 『일루미네이티드 매거진』에 단편을 싣는다. 아버지는 아들이 고정적인 수입을 보장받는 직업을 가지기를 바라며 링컨 법학원에 입학시켰는데, 윌키 콜린스는 학위를 따지만 변호사로 개업하지는 않는다. 1850년에 첫 소설인 『안토니아』가 출간된 후, 찰스 디킨스를 만나고 그와 함께 작품 활동을 하며 평생 우정을 나누었다.
1847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에 대한 회고록을 출판하며 본격적으로 작가로 활동한다. 1851년 찰스 디킨스를 만나면서 평생에 걸친 우정과 협력 관계가 시작된다. 디킨스가 발행하는 주간지 『흔히 쓰는 말』에 단편소설 「아주 기묘한 침대」, 「가브리엘의 결혼」, 「꿈속의 여인」 등을 싣고, 디킨스의 또 다른 주간지 『1년 내내』에 『흰옷을 입은 여인』과 『월장석』을 연재하면서 콜린스는 일약 스타 작가로 떠오른다. 사건에 감춰진 음모, 공포, 목숨을 건 사랑 등의 자극적인 소재에 멜로드라마, 복잡한 서스펜스가 얽힌 그의 소설은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독서 대중의 성장과 이에 따른 주간지의 발달과 맞물려 문학계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그리하여 콜린스의 작품은 ‘센세이션 소설’이라 명명되었는데, 이는 오늘날의 탐정소설과 서스펜스 소설의 선구로 여겨지는 장르로, 빅토리아 사회의 인습과 폐단을 미스터리 요소로 표현하고 등장인물이나 대화의 사실성을 극대화시킴으로써 19세기 사회의 핵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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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개스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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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zabeth Gaskell

영국 빅토리아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영국 런던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났으나,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너츠퍼드의 이모 집에서 성장했다. 젠트리 계층의 여성에게 주어졌던 전통적인 교육을 받았으나 아버지와 이모의 권장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즐겼다. 1832년 유니테리언 목사인 윌리엄 개스켈과 결혼하여 맨체스터에 정착한 뒤 남편을 도와 빈민구제 등의 사회사업에 힘쓰고 어머니로서의 삶에 충실하다가, 삼십대 후반에 어린 아들을 잃은 뒤 극심한 슬픔을 잊기 위해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이때 탄생한 작품이 빈민의 비참한 생활과 노동자의 참상을 그린 장편 『메리 바턴』(1848)이다.
영국 빅토리아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영국 런던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났으나,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너츠퍼드의 이모 집에서 성장했다. 젠트리 계층의 여성에게 주어졌던 전통적인 교육을 받았으나 아버지와 이모의 권장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즐겼다. 1832년 유니테리언 목사인 윌리엄 개스켈과 결혼하여 맨체스터에 정착한 뒤 남편을 도와 빈민구제 등의 사회사업에 힘쓰고 어머니로서의 삶에 충실하다가, 삼십대 후반에 어린 아들을 잃은 뒤 극심한 슬픔을 잊기 위해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이때 탄생한 작품이 빈민의 비참한 생활과 노동자의 참상을 그린 장편 『메리 바턴』(1848)이다. 이 작품은 노동자 문제에 대한 참신한 접근으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목사였던 그녀의 남편은 자선 단체를 운영하며 빈민층을 교육했고, 그들 부부는 찰스 디킨스, 존 러스킨, 샬럿 브론테 등 당대 작가, 저널리스트, 사회개혁자들과 교류했다.

적극적인 인도주의자였던 개스켈은 찰스 디킨스의 잡지 [하우스홀드 워즈]에 연재한 『남과 북』에서 고용주와 노동자들, 기득권자와 소외된 자들이 사회적 화해를 이루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으며 사회소설가로서 입지를 확실히 했다. 또한 샬럿 브론테와 친분을 쌓고 평생지기 친구가 되었으며, 전기 『샬럿 브론테의 생애』를 쓰기도 했다.이 작품은 뛰어난 문학작품인 동시에 가치 있는 전기기록이다.

인간의 선의와 종교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으면서 19세기의 사회문제와 당대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낸 개스켈은 만년까지 『실비아의 연인들』『사촌 필리스』 등의 장편소설과 수십 편에 달하는 중·단편을 발표했다. 1865년 『아내와 딸들』 완성을 앞두고 갑자기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미완성 유고는 1866년에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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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non Lee,바이올렛 패짓

1856년 프랑스 불로뉴에서 살고 있던 영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바이얼릿 패짓. 스무 살이 되기 전부터 ‘버넌 리’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필명을 쓰는 이유에 대해 “여자가 예술이나 역사, 미학에 대한 글을 쓴다고 하면 노골적인 경멸심을 드러내지 않고는 읽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버넌 리는 열네 살에 프랑스어로 쓴 소설을 스위스 신문 『라 파미유』에 발표할 정도로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다양한 언어에 능통했지만 주로 영어로 글을 썼다. 런던에도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대부분의 생애를 유럽의 다른 나라, 특히 이탈리아에서 보냈다. 공공연히 페
1856년 프랑스 불로뉴에서 살고 있던 영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바이얼릿 패짓. 스무 살이 되기 전부터 ‘버넌 리’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필명을 쓰는 이유에 대해 “여자가 예술이나 역사, 미학에 대한 글을 쓴다고 하면 노골적인 경멸심을 드러내지 않고는 읽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버넌 리는 열네 살에 프랑스어로 쓴 소설을 스위스 신문 『라 파미유』에 발표할 정도로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다양한 언어에 능통했지만 주로 영어로 글을 썼다. 런던에도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대부분의 생애를 유럽의 다른 나라, 특히 이탈리아에서 보냈다. 공공연히 페미니스트임을 선언했던 버넌 리는 젊은 남자처럼 차려입고 거침없이 유럽 전역을 여행했으며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강경한 반전주의자로 나서기도 했다. 영국 작가 에이미 레비를 비롯한 몇 명의 여성과 오랜 세월 내밀한 관계로 지냈지만 레즈비언으로 고정되고 규정되기를 거부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가장 유명한 예술 저서인 『18세기 이탈리아에 대한 연구』(1880), 헨리 제임스에게 헌정한 장편소설 『미스 브라운』(1884), 예술과 역사를 축으로 어떠한 시공간도 단숨에 뛰어넘는 다층적인 매력을 지닌 고딕소설을 모아놓은 『출몰』(1890) 등이 있다. 1935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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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런 글래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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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로 스무 편이 넘는 소설과 몇 권의 단편 모음집, 시집, 자서전, 비평서 등을 출간했다. 미국 버지니아에서 태어난 글래스고는 어릴 때부터 심장이 좋지 않아 홈스쿨링으로 교육을 받았고, 문학과 철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었다. 자녀를 열 명이나 낳았던 어머니는 늘 신경쇠약으로 괴로워했는데, 글래스고 또한 같은 질환으로 힘들어 했다. 처음에는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출간했으나, 오래지 않아 그녀의 소설들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897년 『The Descendant (후예)』라는 소설을 시작으로 1941년에 마지막 소설 『In Thi
1942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로 스무 편이 넘는 소설과 몇 권의 단편 모음집, 시집, 자서전, 비평서 등을 출간했다. 미국 버지니아에서 태어난 글래스고는 어릴 때부터 심장이 좋지 않아 홈스쿨링으로 교육을 받았고, 문학과 철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었다. 자녀를 열 명이나 낳았던 어머니는 늘 신경쇠약으로 괴로워했는데, 글래스고 또한 같은 질환으로 힘들어 했다. 처음에는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출간했으나, 오래지 않아 그녀의 소설들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897년 『The Descendant (후예)』라는 소설을 시작으로 1941년에 마지막 소설 『In This Our Life(여기 우리의 생)』를 출간할 때까지 꾸준히 창작 활동을 했고, 마침내 퓰리처상을 받았다. 수상 작가를 선호하는 국내 독자들에게 그녀의 작품이 여태껏 한 편도 번역 출간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이다. 『끌림』은 글래스고를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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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2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128*190*30mm
ISBN13
9791197614156

책 속으로

- 미스 폰스는 다음날 파리를 떠났다. 역까지 가는 길은 역겨웠다. 붉고 검은 페인트로 칠해진 광고판에 쌍둥이의 얼굴이 끊임없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 예쁘고 우아한 얼굴이 약 올리듯 그녀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그중 하나에서 그녀는 주름 장식이 있는 흰 종이에 싸인 커다란 진홍색 장미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미스 폰스는 그로테스크하게도 코와 턱이 자신과 닮은 그 생생한 그림을 바라보며 부아가 치밀었다. ‘마지막 꽃다발이라니! 마지막 꽃다발이라니!’

- 얼굴 한쪽이 아름답고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며 떨다가 미소가 되었는데, 다른 쪽은 기형처럼 굵게 한데 몰리더니 육욕적인 비웃음을 흘렸다. 처음에는 얼굴 전체가 희미해 보였으나 점차 저절로 초점을 맞추더니 윤곽이 또렷해졌다. 그것은 젊은 남자의 다소 마르고 창백한 얼굴이었다. 그때 아랫입술이 살짝 아래로 내려가더니 번뜩이며 이가 드러났다. 그러고 나서 말소리가 났다. “내가 곧 당신에게 갈 거요.”

- 지금까지는 목적지에 다다를 생각에만 몰두하느라 다른 모든 게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따라서 혼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더라도 그것마저 즐거운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스무 번째로 짐을 점검하고 돈을 세고 표를 노려보고 그 나머지 모든 의식을 치르고 난 뒤 숨을 돌리며 의자에 푹 기대앉았을 때, 여자는 자신이 기차 객실 안에 홀로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

- 그 무아경 같던 수다스럽고 모든 걸 빨아들이는 사랑을 나누던 2년 동안, 남편은 모든 사교활동을 저버렸을 뿐 아니라 자신의 업무도 완전히 방치했다. 그러면서도 이 다듬어지지 않은 젊은 여인을 가르쳐 진정한 동반자로 만들려고 하지도 않았다. 또한 자신의 인형(우상)에게 마음이 있는지, 저 자신만의 인격이 있는지 호기심을 보이지도 않았다. 그녀는 이러한 무관심이 스스로 표현할 수 없는 저 자신의 어리석음, 생각조차 하기 힘들 정도의 무능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그분이 정말 이렇게 잘생기셨나요?”
“지금은 좀 더 나이 들고 약간 더 슬퍼 보여요. 하지만 딱 그 차이예요. 우리가 결혼할 땐 정말 그 사진과 완벽히 똑같았어요.”
그 순간 그녀는 망설이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다가 거의 씁쓸한 말투로 불쑥 내뱉었다.
“어떤 여자라도 사랑에 빠질 만한 얼굴 아닌가요? 어떤 여자라도, 그러니까 살아 있는 사람이건 죽은 사람이건 포기 못 할 얼굴 아닌가요?”

--- 본문 중에서

줄거리

「마지막 꽃다발」

이 작품은 십 대 때 헤어진 후 각자 전혀 다른 삶을 살다가 45세에 다시 만난 쌍둥이 자매에 관한 이야기이다. 둘은 파리의 호텔 방에서 만나 격렬하게 싸움을 벌인다. 파리에서 배우로 성공한 마담 리사지(마사)와 영국 고향의 영지를 지키며 살아가는 미스 케지아 폰스는 서로에게서 자신의 결핍을 확인하고 격렬한 질투와 경멸을 쏟아낸다. 쌍둥이이기에 알 수 없는 끈으로 이어진 운명을 강조하는 케지아는 마사 생각 때문에 늘 괴로웠다고 고백한다. 헤어질 때 마사는 케지아에게 자신이 받게 될 ‘마지막 꽃다발’을 보내주겠다는 기묘한 말을 남긴다. 케지아는 돌아가는 길에 파리 시내 벽보에 붙은 광고에서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있는 마담 리사지’의 이미지를 보며 자신이 그 인물이 되는 환상을 펼친다. 고향으로 돌아와 장원저택의 일상을 지키는 케지아는 가을 어느 날 집안일을 모두 마친 후 하녀에게서 낯선 여인이 꽃다발을 들고 왔다는 소식을 듣는다.

「얼굴」

사랑하는 남편과 어린 두 자식이 있는 헤스터 워드는 부유하고 행복한 삶을 산다. 어느 날 헤스터는 어린 시절 자주 꾸었던 꿈을 다시 꾸기 시작한다. 꿈은 특이하게도 어떤 절벽 위 폐허가 된 교회 건물과 무덤가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남자가 있다는 전조를 알린다. 그리고 그다음 날 남자의 얼굴이 보이는 속편이 이어지는 방식이다. 결국 악몽에 시달리다 의사의 권유로 한적한 바닷가 마을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꿈속에서 보았던 언덕을 보게 되는데……

「미스 슬럼버블 그리고 폐소공포증」

노처녀 미스 슬럼버블에게는 단 한 가지 인생의 낙이 있다. 일 년 내내 궁상을 떨며 근근이 살다가 한 푼 두 푼 모은 돈으로 봄이 되면 스위스 발레 알프스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해협을 넘는 배를 타기 위해 런던에서 포크스턴으로 가는 기차에 오른다. 한껏 들뜬 미스 슬럼버블은 여성전용 객차에 오른다. 통로가 없이 독립된 객차들이 연결된 기차의 그 객실에는 다른 손님이 한 명도 타지 않는다. 슬럼버블은 덜컹거리는 기차 안에서 갑자기 숨이 가빠지며 가슴을 조여오는 공포를 느끼기 시작한다.

「글렌위드 그레인지의 숙녀」

글렌위드 그레인지 영지에 사는 아이다와 로자몬드 자매에 관한 이야기다. 몽상적이고 섬세한 성정을 타고난 아이다는 11살에 사랑하는 어머니를 여의고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갓난아기 동생 로자몬드를 애지중지 키우게 된다. 로자몬드는 성년이 되어 프랑스 사교계에서 외국에 나가 큰 사업으로 가문을 일으킨 프랑발 남작을 소개받는다. 아이다는 동생 로자몬드가 한눈에 반한 남작이 어쩐지 께름칙한 느낌이 든다. 둘은 결국 결혼하고 남작은 여동생들이 사는 노르망디 본가 방문을 차일피일 미룬다. 어느 날 구독하는 프랑스 신문 한 부가 배송되지 않아 남작은 평소답지 않게 평정심을 잃은 모습을 보이고는 우체국으로 향한다. 그리고 프랑스 경찰이 영지를 방문한다.

「가든룸의 유령」

농부 네이선 헌트로이드의 집안에는 아내 헤스터와 아들 벤저민, 헤스터의 친정 오빠에게서 데려온 조카 베시가 있다. 부부는 평범한 자신들에게서 태어났지만 귀족 자제처럼 빼어난 풍모를 자랑하는 아들 벤저민을 자랑스러워하며 신사로 키울 야망을 품는다. 부부는 또한 착하고 영리한 조카 베시를 진즉에 아들의 아내감으로 여긴다. 그러나 벤저민은 자라면서 점점 방탕하고 허영에 사로잡힌 청년이 되어간다.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 변호사가 되겠다며 아버지에게 큰돈을 얻어내 런던으로 향한다. 벤저민은 1년 후 다시 찾아와 더 큰돈을 뜯어내 돌아간 후 연락이 두절된다. 어느 날 밤 집안에 강도가 들고 베시가 도움을 청한 이웃 청년 존 커크비와 육박전이 벌어진다.

「인형」

골동품을 수집하는 주인공 귀족 부인은 이탈리아 폴리뇨에서 골동품상 오레스테스의 소개로 어느 백작의 궁궐을 찾아간다. 중국 자기 세트를 구매하기 위해 둘러보다가 하인의 방에서 1820년대 의상을 차려입은 여인을 보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현 백작의 조부의 첫째 부인을 본뜬 인형이다. 인형에 사로잡힌 주인공은 오레스테스의 설명을 듣지 않아도 인형의 생전 사연을 초자연적으로 인지하게 된다. 남편의 폭풍 같은 사랑을 받던 백작부인은 결혼 2년 후 죽는다. 그러자 백작은 부인이 생전 입던 의복과 실제 모발을 이용해 인형을 만든 후 방에 두고는 그곳에서 하루에 몇 시간씩 시간을 보낸다.

「과거」

미스 렌은 밴더브리지 부인의 비서 자리를 제안받고 밴더브리지 씨의 저택에 입주한다. 그녀는 아름답고 우아한 밴더브리지 부인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으나 이내 부인에게 슬픔이 드리워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밴더브리지 씨 또한 잘생기고 품행도 손색이 없다는 점을 깨닫고 더욱 의아해한다. 부부의 저녁 식사에 초대받은 미스 렌은 식사 도중 밴더브리지 씨가 백일몽에 빠지고 난 후 어떤 여자가 식당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본다. 기이하게도 부부도 하인들도 새로 온 여자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미스 렌은 후에 그 여인이 밴더브리지 씨의 첫 번째 아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출판사 리뷰

특징

1. 퓰리처상 수상 작가 등 공포소설의 대가들의 단편 중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명작들이다.
2. 여성 인물 또는 여성 내레이터를 통해 ‘여자의 육감’의 실체를 밝힌다.
3. 남녀관계, 여성 간의 교류, 가족관계를 통해 사랑과 집착, 기대와 실망, 망상과 현실 자각, 속박과 해방 이야기를 전한다.
4. 새빨간 꽃다발과 피, 아름다우면서도 일그러진 양면의 얼굴, 폭우가 몰아치는 소리 등 시청각적 자극으로 독자의 몰입을 보장한다.
5. 19세기~20세기 초 고전이지만 현대인이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의 부재, 불안, 망상 등으로 균형을 잃은 인물의 자의식을 그린다.

추천평

「마지막 꽃다발」 최고로 스타일리시하고 음울하고 드라마틱하다. 으스스하면서도 매력적인 탁월한 예술 - 제시카 아만다 샐먼슨
마조리 보웬은 “이 세기 가장 훌륭한 초자연 장르 작가 중 한 명”이다. - 로버트 하지 (공포소설 평론가)
「얼굴」 가차없는 숙명의 분위기 묘사에 치명적일 만큼 강력하다. - H. P. 러브크래프트
「미스 슬럼버블 그리고 폐소공포증」 그[앨저넌 블랙우드]의 작품은 던세이니를 제외한 그 어떤 기묘한 이야기 작가의 작품보다 더 시종일관 훌륭하다. - S. T. 조시 (문학평론가)
「인형」: 버넌 리는 “초자연 픽션 분야의 현대 주요 작가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작가다. - 몬터규 서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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