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ert Louis Steve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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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피가 철철 솟아나는 손을 그녀에게로 내밀었다. 그녀의 큰 눈이 활짝 열렸고 동공은 두 개의 작은 점으로 수축했다. 얼굴에서 베일이 벗겨지는 것 같더니 표정이 확 살아났다. 해독할 수 없이 불가사의한 표정이었다. 내가 그녀의 동요에 의아해하며 여전히 자리에 서 있을 때, 그녀는 잽싸게 내게로 다가와 고개를 숙이고 내 손을 와락 붙잡았다. 다음 순간 내 손은 그녀의 입에 닿았다. 그녀는 뼈에 닿을 정도로 나를 확 깨물었다.
· 그렇게 춤을 추는 와중에 브라운의 멍한 눈길이 어떤 여자에게 닿았다. 그녀의 모습이 즉각 그를 가장 강렬한 욕망의 상태로 이끌었다. 한줄기 흰빛이 가슴으로 파고들어 그를 온통 불태우기 시작했다. 그는 여자를 알고 싶은 욕망에 불탔다. 그녀는 무지막지한 힘으로 그를 끌어당겼다. 여자는 옅은 녹색 드레스를 입고 계속 똑같은 남자와 춤을 추었다. 그와 키도 비슷했고 피부색도 비슷했지만, 남자의 얼굴은 분간하기 어려웠다. 두 사람은 항상 가장 어두컴컴한 회랑으로 물러나 쉬었다. 여자의 얼굴은 확실히 보았다. 그녀에게는 무언가 자신을 육체적으로 고조시키듯 들어 올리는 분위기, 마치 전기충격처럼 그에게 기이한 기쁨의 전율을 선사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둘은 몇 번 눈을 마주쳤는데, 그럴 때마다 그는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 · 페일리는 마치 언제라도 연못 안으로 들어가려는 듯 몸을 점점 더 낮게 수그리는 것 같았다. 실로 어두컴컴한 상황에서 슈트 씨가 보기에 그는 이미 반쯤 물에 잠긴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대화를 나누며 움직일 때 보니 그는 잉어 연못의 어두운 심연을 향해 그저 몸을 구부린 상태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달빛에 비추어 보니 남자는 보통 체격에 칙칙한 행색이었다. 매우 느린 움직임 사이로 께느른해 보이는 큰 눈 하나가 희미한 달빛에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슈트 씨는 이 눈이 마치 남자의 머리 옆에 붙어 있기라도 한 것처럼 자신을 곁눈질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 “제가 매력적인 남자라고 생각하시나요?” 머친슨 신부는 깜짝 놀랐다. 이 남자에게서 이런 질문이 나오는 게 너무나 놀라웠다. “저런! 왜 그런 걸 묻죠? 이성에게 매력적이냐는 의미인가요?” “저도 모르겠어요.” 교수가 음울하게 답하고는 다시 불을 노려보았다. “정말 모르겠어요.” 신부는 더욱 놀랄 뿐이었다. “모르다뇨!” 그러고는 파이프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제가 매력적이라고 쳐봅시다. 그러니까, 내게 무언가 사람을, 아니, 사람이건 동물이건,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상대를 끌 만한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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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야〉
작품의 화자는 반도 전쟁에서 부상한 스코틀랜드 군인으로 치료를 마친 후 의사의 권유로 스페인의 산악지역에 있는 한 고택에서 요양하게 된다. 저택에는 몰락한 귀족 가문의 어머니와 아들 펠리페, 딸 올라야가 살고 있다. 그는 의사의 말대로 펠리페와 그의 어머니가 ‘순진한’ 사람들임을 감지한다. 그러나 그는 펠리페가 잘생겼으며 힘과 민활함이 탁월한 아름다운 몸을 지녔고 집안의 어머니 또한 백치 같은 면모에도 우아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들과의 동행을 즐긴다. 펠리페는 항상 장원의 뜰에서 농사일을 돕고 어머니는 안뜰 구석 자신의 은거지에서 언제나 불을 피워놓고 불과 햇볕을 쬐며 나태하면서도 관능적인 생활을 영위한다. 화자는 자신의 방에 있는 이 집안 조상을 그린 한 여인의 초상을 보고 경탄에 빠진다. 초상화는 사악한 눈빛이 생생하면서도 이 집안사람들의 공통점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후 그는 초상화 속 여인을 백일몽의 대상으로 삼는다. 저택에 폭풍이 몰아치던 어느 밤 화자는 기이한 울부짖음을 듣고 놀라 잠에서 깬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방 안에 갇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다음날 그는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저택을 뒤지다가 집안의 딸 올라야의 방에 무단침입하게 된다. 이후 그는 처음으로 올라야를 보게 되고 첫눈에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올라야 또한 그를 보고 눈길을 떼지 못하고, 둘은 아무 말 없이 눈으로 모든 감정과 영혼의 교류를 나눈다. 그러나 둘이 다시 만났을 때 올라야는 그에게 즉시 저택에서 떠날 것을 간청한다. 그는 절망에 빠진 채 넋이 나간 듯 행동하다 창문에 손을 베어 도움을 요청하러 세뇨라를 찾아간다. 그녀는 화자의 피를 보고 동공이 수축하다가 덥석 그의 손을 잡고 그를 물어뜯는다. 화자는 이 기이한 집안사람들을 겪고 극도로 혼란을 느낀다. 도대체 이 가문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는 명백히 퇴보의 길을 걷는 이 가문의 피가 흐르는 올라야를,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밀어내는 올라야를 끝내 얻을 수 있을까. 〈죽음의 춤〉 각박한 도시 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항상 자연의 삶을 동경하는 20대의 젊은 남성 주인공 브라운은 심장병 진단을 받은 후 고민 끝에 평소 다니던 무도회장에 춤을 추러 간다. 그곳에서 그는 녹색 드레스를 입은 여인과 자신을 닮은 남성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여인에게 매료된다. 그는 강렬한 열정을 느끼며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여자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한다. 마침내 용기를 내 여자에게 다가갔을 때 동행 남성 없이 홀로 있는 그녀와 마주한 그는 자신을 기다렸다는 듯 웃어주는 여자와 춤을 추게 된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황홀경에 빠지는 춤을 추는 그는 점차 저 자신에서 벗어나고 무도회장에서 벗어나게 된다. 〈플로렌스 플래너리〉 오페라단의 무희였던 플로렌스 플래너리는 몰락한 귀족 남성 대니얼 슈트와 결혼해 그의 시골 저택으로 이사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창틀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을 본다. 그 이름은 300년 전 동명이인 여인의 이름으로, 슈트의 선조가 이탈리아에서 만나 저택으로 데려왔다가 훗날 다시 버린 여자였다. 저택에는 장원 연못을 지키는 페일리라는 신비한 남성이 있고, 연못에는 기괴하고 거대한 물고기가 살고 있다. 플래너리는 점차 300년 전 여인의 이야기와 연못 속 괴물 같은 물고기에 사로잡혀 서서히 광기를 드러낸다. 그녀는 전설 속 과거의 존재가 자신에게 복수의 손길을 뻗치며 다가오고 있다고 믿는다. 〈길디어 교수에게 사랑이 찾아오다〉 인간의 감정과 사랑을 혐오하는 냉소적인 과학자 길디어 교수는 어느 날 밤 집 앞 하이드 파크 벤치에 앉아 있는 정체 모를 존재에 관심을 느끼고 자기도 모르게 그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가는 도중 딱 한 번 시선을 딴 곳으로 돌렸던 그는 도착하고 나서 그곳에 아무도 없음을 깨닫고 심하게 실망한다. 그는 그 이후부터 자신의 집에 보이지 않는 손님이 찾아왔다는 망상에 사로잡힌다. 그를 사로잡은 초자연적 존재는 점차 그에게 집착하게 되고, 길디어는 친구 머친슨 신부에게 그 존재를 증명하려 갖은 애를 쓴다. 스토커처럼 따라붙는 그 존재 때문에 길디어는 점차 통제력을 잃어가고 자신이 기르는 앵무새를 통해 그 존재의 습성을 파악하게 된다. 기이한 점은 그에게 ‘강령’한 존재가 원한을 품은 존재가 아니라 그를 ‘욕망’한다는 점이다. 그는 과연 보이지 않는 스토커를 물리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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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징
1.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에 버금가지만 남녀가 주고받는 기이한 사랑과 갈등의 이야기 2. 고딕적 사랑의 강렬함과 비범함이 색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3. 뱀파이어, 가문의 전설 속 인물, 죽음의 신, 욕망하는 유령이 펼치는 특이한 사랑 이야기 4. 고전이지만 늘 보던 이야기가 아니라 개성적 이야기가 독서의 재미를 보장한다. 5. 전형적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로테스크가 선사하는 새로운 경험을 맛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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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야」 “에로틱 공포의 걸작” - M. 그랜트 켈러마이어 (영문학 교수,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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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우드는 20세기 영국 초자연 문학 분야의 중심인물이다.” - 마이클 더다 (언론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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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리 보웬의 글은 “최고로 스타일리시하고 쓸쓸하고 드라마틱하다.” - 제시카 어맨다 살몬슨 (작가, 공포/판타지 소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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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디어 교수에게 사랑이 찾아오다」 - “당대 가장 위대한 이야기 중 하나” - 제이슨 콜라비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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