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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철학의 기원을 찾아가는 여정
1장 필로소피아 혹은 철학의 기원 철학이라는 말의 기원 | 필로소피아라는 말은 어디서 나왔는가? | 아테네와 민주주의 | 소피스트 vs 소크라테스 | 민주주의 체제의 위험인물 | 필로소피(철학자)라는 새로운 계보를 세우다 2장 철학의 탄생설화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이오니아학파와 그리스 사회의 변화 | 아르케에서 로고스로 | 로고스 vs 원자론 | 필로소피아적 사유가 과연 그렇게 합리적인 사유였을까? 3장 플라톤의 꿈과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오! 꿈의 나라 | 플라톤의 이데아 | 도시국가 세계의 쇠락 | 하늘의 플라톤과 땅의 아리스토텔레스 | 철학제국의 해체 4장 축의 시대 전사들의 세상 | 페르시아와 조로아스터교 | 유대 왕국과 야훼 |불교와 육사외도(六師外道) | 공자와 제자백가 | 축의 시대에서 제국의 시대로 5장 철학, 신의 나라 이념이 되다 쇠락하는 제국 | 로마와 그리스도교 | 필로소피아와 그리스도교 | 민중종교에서 국가이념으로 | 아우구스티누스, 그리스도교 철학의 완성 | 교회의 신성화 | 신의 나라가 도래하다 6장 중세의 황혼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부활 플라톤주의와 봉건제 | 사회변화와 새로운 요구 | 아리스토텔레스의 부활 | 토마스 아퀴나스 | 형이상학에 대한 저항 7장 중세에서 근대로, 프랜시스 베이컨과 새로운 철학 르네상스와 새로운 종교운동 | 혁신의 16세기 | 프랜시스 베이컨과 학문의 대혁신 | 학문의 새로운 방법론 | 번영의 시대에서 혼란의 시대로 8장 데카르트와 새로운 체계 귀족, 가톨릭, 군인, 스파이? | 프랑스의 귀족에서 네덜란드의 철학자로 | 자연 마술과 가톨릭 기계론 | 새로운 체계의 완성 | 과학혁명과 데카르트의 수학적 기계론 | 로고스를 넘어서 9장 데카르트의 적과 친구들 진보적인 철학자라는 신화 | 제1 철학에 대한 성찰 | 무신론자 홉스의 비판 | 원자론자 가상디의 비판 | 아르노와 얀센주의 | 영혼과 육체덩어리 | 신과 자연 사이에서 철학을 창조하다 에필로그 - 필로소피아 혹은 철학의 흥망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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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밝다’ 또는 ‘슬기롭다’라는 뜻의 철(哲)이라는 한자에 ‘배울 학(學)’ 자를 결합해서 만든 단어이다. 조선시대에는 이런 말이 존재하지 않았다. 서양 학문인 ‘필로소피아’를 번역하기 위해 19세기 말에 일본에서 만든 말이기 때문이다.
--- p.15 필로소피아적 사유는 그리스 사람들이 갑자기 똑똑해져서 생긴 것이 아니다. 그 배경에는 그리스 세계 각 계급 간의 갈등과 정치체제의 변화가 깔려있다. 아테네 여신이 제우스의 머리에서 성인의 모습으로 솟아났다는 신화처럼 그리스에서 어느 날 갑자기 철학이 탄생했다는 것은 하나의 설화에 불과하다. --- p.45 플라톤이 귀족적인 미덕을 이상화했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산층 시민의 중용과 절제를 제일가는 미덕으로 꼽았다. 노예제를 당연한 것으로 긍정한 그의 이론체계는 어느 정도 재산을 가 진 중산층 시민의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p.64 공구가 소피스트들처럼 누구나 학생으로 받아주었다는 것은 급변하는 사회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었지만, 그가 가르친 것은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처럼 기존 사회질서를 옹호하는 것이었다. 공구는 극기복례(克己復禮)라고 하며, 사람의 선한 본성인 인(仁)을 키워 사회의 기본질서인 예(禮)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p.90 축의 시대를 거치며 인간의 삶을 수시로 간섭하던 인간적이지만 무섭고 변덕스러운 신들은 덜 간섭하는, 더 추상적인 존재들로 대체되었다. 하층민과 노예의 목숨은 파리 목숨이나 다름없고 인신공양이나 순장 같은 잔인한 풍습이 횡행하던 폭력적이고 불평등하며 위계적인 시대가 저물고, 비록 많은 제한이 있지만 인간은 평등하고 그 생명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 p.93 그야말로 신의 나라가 도래한 것이었다. 신의 섭리를 아는 성직자의 조직인 교회가 꼭대기에 서고, 전사이자 관리인 귀족이 백성을 다스렸다. 대다수 민중은 묵묵히 일하며 성직자와 귀족을 부양했다. 플라톤의 철인국가는 바로 그리스도교 국가들 속에서 실현되었다. 후세 사람들은 이를 “암흑시대”라고 불렀다. --- p.115 토마스 아퀴나스는 안셀무스의 극단적인 실재론 증명을 버리고 형이상학에 따라 개별 사물에 형상을 부여하고 운동과 변화의 원인이 되는 존재의 필요성으로부터 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즉, 아리스토텔레스의 궁극적인 존재의 자리에 그리스도교의 신을 가져다 놓은 것이다. 이제 그리스도교의 신은 만물을 초월한 실체에서 만물에 원인과 섭리를 부여하는 존재로 변화했다. --- p.132 16세기는 변화의 시대인 동시에 번영의 시대였다. 15세기 중엽 유럽 인구는 4500~5000만 정도였지만, 17세기가 시작되던 1600년 유럽 인구는 1억으로 늘어나 있었다. 이러한 16세기의 변화를 포괄하는 학문의 혁신과 새로운 체계를 제시하려고 시도했던 야심만만한 인물은 잉글랜드의 정치가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이었다. --- p.159 데카르트주의가 17세기 유럽 사상계의 승리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올바른 사상이라서라기보다는 가톨릭 같은 전통적 지배이념의 입맛에 맞으면서도, 현재의 새로운 발견들에 부합할 뿐 아니라 미래를 지배할 새로운 사회의 구미에도 잘 맞았기 때문이었다. --- p.220 『성찰』은 모두 여섯 개의 성찰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성찰에서 데카르트는 감각기관의 불확실함을 근거로 모든 것을 의심한다. 여기서 유명한 데카르트의 악령, 즉 “온 힘을 다해 나를 속이려”는 “유능하고 교활한 악령”이 등장하는데, “모든 외적인 것”은 내 마음을 농락하기 위해 “악마가 사용하는 환상”일 뿐이라고 가정된다. 하지만, 두 번째 성찰에서 데카르트는 생각하고 있는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 모든 의심도 불구하고 절대로 부정할 수 없는 확실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 p.239 홉스의 자연관은 진공을 부정하고 세계를 물질로 꽉 찬 것으로 보았다는 점, 감각 경험을 외부세계와 신체의 물리적 작용으로 설명했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데카르트의 자연학 체계와 유사했다. 하지만 실체를 정신과 물체로 나눈 데카르트와 달리, 홉스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오직 물리적인 세계밖에 없다는 일관된 유물론을 제시했다. --- p.247 아르노의 비판 가운데 오늘날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데카르트의 체계가 순환논변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아르노에 따르면 데카르트의 주장은 맑고 또렷한 관념을 믿을 수 있는 근거로 신의 존재를 전제하는데, 그의 신의 존재증명은 맑고 뚜렷한 관념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 p.264 이들은 필로소피아를 신학과 대비되는 세계에 대한 지적 탐구 전반을 가리키는 말로 받아들였다. 데카르트는 철저한 기계론에 입각하여 가장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자연에 대한 설명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이를 여전히 사회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종교와 조화시키려 시도한 인물이었다. 이는 아직 충분히 그 자체로 자연을 설명하지 못하는 새로운 자연학, 즉 초기의 근대과학과 기존의 종교 사이에 양자를 모두 정당화할 수 있는 독립된 영역을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 p.2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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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는 언어와 그 개념, 고대부터 근대 초기까지 서양철학사를 세밀하게 살피며
필로소피아 혹은 철학의 기원을 찾아가는 명쾌하고 냉철한 시선! 철학의 기원은 몇 가지 질문으로 나눌 수 있다. 철학은 언제 생겨났는가? 철학은 누가 처음 만든 것인가? 철학은 왜, 무엇 때문에 생겨났는가? 지금 철학이라고 부르고 연구하는 철학은 언제 탄생했는가? “철학이 어렵게 여겨지는 것은 추상적 개념들을 복잡한 논리로 전개하기 때문이다. 철학 교양서들은 이런 개념과 논리들을 설명하는 데 집중하다 오히려 길을 잃는 경우가 많다. 철학적 개념과 논리들은 지금은 잊힌 많은 논쟁의 산물이자, 물질적 생활과 제도를 둘러싼 사회세력들의 대립과 갈등 같은, 폭넓은 맥락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런 맥락들은 생략되거나 간략하게 다루어진다. 이 책은 거칠게나마 철학이 등장한 폭넓은 맥락을 큰 줄기에서 살펴보려 시도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 “조선시대에는 ‘철학’이란 말이 없었다” 철학이란 말은 서양 학문인 ‘필로소피아’를 번역하기 위해 19세기 말 일본 메이지 시대의 학자인 니시 아마네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철학이나 한국철학 같은 말은 철학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진 본연의 맥락에서 보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하늘의 플라톤, 땅의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비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필로소피아는 플라톤보다 훨씬 복잡하고 역사적인 성격을 띠었다. “회의주의와 신비주의 넘어 새로운 이론체계를 내놓기 위한 철학자들의 경쟁” 유럽 사회가 다른 문명과 결정적으로 다른 길로 가기 시작한 것은 16세기부터였다. 이전까지 신학과 철학 논의를 주도한 것은 성직자였으나, 16세기 말부터 이른바 세속 지식인이 철학적 논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베이컨, 데카르트, 가상디, 홉스 등 17세기 전반기 철학자들은 회의주의와 신비주의를 넘어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 및 형이상학을 대체할 새로운 이론체계를 내놓기 위해 경쟁했다. 이 경쟁에서 승리한 것은 데카르트였다. “철학은 자연과 신, 인간을 설명하면서 태어났고, 신학과 과학에서 분리되면서 비로소 '근대적 철학'이 되었다.” 근대 철학의 시조라는 영예를 얻은 데카르트는 흔히 근대적 개인주의의 출발점으로 알려진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로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신의 존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신학 논리에서 빌려온 것에 가까웠다. 19세기 들어서야 근대 철학사는 합리론과 경험론의 대립으로 재구성되었고, 데카르트의 『방법서설』과 『성찰』은 매우 중요한 저작으로 떠올랐다. 철학, 시대를 대변한 세계관의 설명서이자 시대를 극복할 처방전! ‘철학’이라는 말의 기원부터 당대 현실의 반영이고, 철학자들이 자신의 시대를 변호하거나, 고발하면서 철학의 담론은 발전했다. 철학도 인간이 만든 다른 사상이나 제도처럼 그 형성을 자극할 완강한 현실이 없었다면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은 완강한 현실을 함께 제시하여 철학의 기원을 밝힌다. 영화 「율리시즈 시선」에서 주인공이 마침내 최초의 영화를 찾았지만 참혹한 현실 앞에 그 무용함을 깨닫는 것처럼,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현실과 분리된 순수한 철학의 영역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