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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에 부쳐
토씨 하나의 차이 프롤로그 여성의 세기가 밝았다 1장 한반도에 찾아온 여성의 세기 여성들의 약진 호주제는 생물학적 모순 여성의 세기가 남성을 구한다 사회생물학과 페미니즘의 화해 2장 여자와 남자, 정말 다른 행성에서 왔나 여자와 남자, 정말 무엇이 다른가 유전자의 차이 호르몬의 차이 두뇌의 차이 생물학적 전환 3장 여성들의 바람기를 어찌할꼬? 차라리 암수한몸이었더라면 성의 갈등과 화해 헤픈 남성, 신중한 여성? 4장 임신, 그 아름다운 모순 암컷들, 임신을 결심하다 입덧과 월경 임신, 그 아름다운 모순 5장 누가 둥지를 지킬 것인가 아이를 돌보는 건 언제나 엄마인가 남녀평등 이룩한 새들의 사회 내 아를 봐도? 6장 가르침과 배움의 생물학 동물도 가르치고 배운다 몸으로 가르치자 자궁태교에서 평생태교로 7장 남성이 화장하는 시대가 온다 여성시대, 분명히 오고 있다 여성시대가 열리는 상징들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에필로그 여성시대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의견서 호주제 존폐에 대한 생물학적 의견서 좌담 『여성시대에는 남자가 화장을 한다』 20주년 기념 특별 좌담 |
崔在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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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에서 여성의 세기가 왜 반드시 올 수밖에 없는가, 온다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올 것인가, 그렇다면 그 새 시대를 어떻게 맞이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물학적 분석을 시도할 것이다.
--- p.19 다윈의 진화론 중에서도 특히 성선택론에 따르면 성의 선택권은 궁극적으로 암컷에게 있기 때문에 수컷은 자연히 암컷의 선택을 받기 위해 행동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사회의 중심에 궁극적으로 여성이 있을 수밖에 없음을 다윈은 이미 한 세기 반 전에 꿰뚫어 보았다. --- p.21 호주제는 우리 사회에 뿌리박고 있는 고질적인 가부장적 가치관에 근원적인 빌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선적으로 폐지되어야 한다. 더구나 호주제는 전혀 생물학적이지 못한 제도이다. 어쩌다 보니 인간세계는 아들이 필수적인 존재가 될 수밖에 없는 지극히 인위적인 제도를 만들어냈지만 자연계 어디에도 아들만 고집할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만일 있었더라면 일찌감치 멸종하고 말았을 테니 말이다. --- p.43 핵이 융합하는 과정에서는 당연히 암수의 유전자가 공평하게 절반씩 결합하지만 핵을 제외한 세포질은 암컷이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온전히 암컷으로부터 온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생물의 계통을 밝히는 연구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DNA를 비교 분석한다. 철저하게 암컷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전통적으로 남자만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우리 족보와는 달리 생물학적인 족보는 암컷 즉 여성의 혈통만을 기록한다. --- p.46 실질적인 이득도 별로 없는 허울뿐인 가부장 계급장을 떼내면 정말 편해지는 건 남성들이다. 우선 사망률부터 평균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다. 남성도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속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과 달리 남성은 엄연히 피해자이기 이전에 가해자이며 어떤 의미로는 제도의 수혜자였음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여성의 세기가 오면 여성만 해방되는 것이 아니다. 남성도 함께 해방된다. 그래서 나는 우리 남성들 스스로가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p.58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와 환경의 합작품이다. 생물학에는 유전학과 생태학(ecology) 또는 사회학(sociology)이 포함되어 있다. 유전자의 발현을 조정할 수 있는 환경의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성의 문제를 분석할 때 유전적 전환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전환(biological turn)’의 개념을 포용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보부아르가 말한 것처럼 여성이 진정 ‘만들어진 성’이라면 유전자가 펴놓은 멍석 위에서 과연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지 살펴야 한다. 만들어지는 과정은 우리의 지성과 이성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다. 성은 정해졌을지 모르나 젠더는 열려 있다. --- p.109 만일 남자들이 여자들의 배란시기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면 그때에만 잠자리를 함께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사냥을 가거나 다른 여자를 찾아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배란이 은폐된 상황에서 남자들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전략은 한 여자라도 확실하게 보호하며 자주 섹스를 하는 방법뿐이다. 인간도 다른 모든 포유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일부다처제의 성향을 다분히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은폐된 배란은 인간 남성들로 하여금 일부일처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들었다. 가정에 묶여 마음껏 뜻을 펼 수 없다고 투덜대는 남성들이 있지만, 결혼은 원래 남자가 원해 생겨난 제도라고 생각한다. --- p.137~138 여성성과 남성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한 개인의 육체와 정신에는 여성성과 남성성이 모두 공존한다.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 점에 대하여 생물학자들은 언제나 양성을 명확히 구분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자연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바라보는 막힌 시각에서 나온 관점이다. --- p.182 최근 동물행동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남성중심사회로 알려졌던 여러 동물사회들이 사실은 가장 나이 든 암컷이 은밀히 조정하는 사회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마치 화장을 한 듯 화려한 얼굴색을 갖고 있는 맨드릴이라는 비비는 거의 100마리가 넘는 암컷들이 한데 모여 무리를 이루고 산다. 이들 역시 번식기에만 마음에 드는 수컷 한 마리를 영입하여 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나이 든 암컷의 힘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막강하다. --- p.231~232 유전자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자칫 지극히 무의미하고 허무하다. 그러나 그 허무를 넘어서면 한없는 겸허함이 나를 다스린다. 때로 징그러우리만치 건조한 다윈의 이론이 그를 온전히 이해하고 가슴에 품고 나면 믿지 못할 만큼 따뜻한 평온으로 다가온다. 일단 거듭나고 난 다음부터는 성(sex)의 문제 즉 남녀관계 역시 내게는 너무도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남성중심의 사회는 전혀 자연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않다. 모름지기 번식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생물이라면 그 번식의 주체인 암컷이 삶의 중심이어야 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 p.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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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중심의 사회는 전혀 자연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않다. 모름지기 번식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생물이라면 그 번식의 주체인 암컷이 삶의 중심이어야 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2003년 첫 출간과 함께 찰스 다윈의 성선택론을 무기로 호주제의 생물학적 모순과 남녀평등의 당위성을 논하며 가부장적 권위주의로 똘똘 뭉친 우리 사회의 남성 이데올로기에 강력한 폭탄을 던진 문제적 책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가 20주년을 맞아 『여성시대에는 남자가 화장을 한다』로 돌아왔다. 저명한 과학자이자 지식인으로서 그동안 한국 사회에 다양한 화두를 던져온 저자 최재천 교수는 1999년 『개미제국의 발견』과 2001년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를 출간하며 당시 우리 사회에는 낯설기만 했던 진화론과 동물행물학이라는 과학의 새로운 학문을 경쾌하고 유려한 에세이로 풀어내어 과학 대중화의 포문을 열었다. 뒤이어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각계각층에서 21세기를 일컬어 ‘문화의 세기’ 내지는 ‘생명과학의 세기’, ‘환경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던 그때, 생물학적 필연성으로 21세기는 ‘여성의 세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도발적 선언과 함께 한국 사회에 만연한, 여성들에게 덧씌워진 불평들의 굴레를 유전학에서 생리학, 생태학 등 다양한 과학적 증거와 분석을 통해 낱낱이 파헤친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를 출간한다. “나는 이 책에서 여성의 세기가 왜 반드시 올 수밖에 없는가, 온다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올 것인가, 그렇다면 그 새 시대를 어떻게 맞이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물학적 분석을 시도할 것이다.” 찰스 다윈의 성선택론이라는 매력적인 과학 이론에서 시작해 여성성과 남성성의 완벽한 이분법적 분리는 무지와 편견에서 비롯된 허상이라는 사실을, 번식의 주도권을 쥔 여성이 아닌 남성 중심적으로 설정된 가부장 체제는 과학적으로 불합리한 형태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다양한 담론을 불러왔다. 책이 출간된 그해 겨울에는 헌법재판소 요청으로 호주제도의 전제인 부계혈통주의의 과학적 근거 유무 및 호주제의 존폐에 관한 생물학적 의견서를 제출하고 이듬해 직접 헌법재판소 법정에 출두해 호주제 폐지에 반대하는 진영 변호인단의 신문에 답하기도 했다. 최재천 교수의 변론을 마지막으로 2005년 헌법재판소는 호주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2008년 호주제가 폐지되며 최재천 교수는 호주제 폐지에 기여한 노력을 인정받아 남성 최초로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수상했다. “호주제는 전혀 생물학적이지 못한 제도이다. 어쩌다 보니 인간세계는 아들이 필수적인 존재가 될 수밖에 없는 지극히 인위적인 제도를 만들어냈지만 자연계 어디에도 아들만 고집할 수 있는 동물은 없다. 만일 있었더라면 일찌감치 멸종하고 말았을 테니 말이다.” 출간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출간한 개정판에서는 지난 20년간의 사회 변화를 반영해 “여성시대에는 ‘남자가’ 화장을 한다”로 제목을 바꾸고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는 표현이나 문구들은 일부 수정을 거쳤다. 또한 여성학자 정희진, 인류학자 박한선, 경제학자 이철희와 함께한 특별 좌담을 수록, 진화론이라는 렌즈를 통해 한국 사회를 속속들이 들여다본 첫 시도이자 호주제 폐지라는 역사의 격동 속에서 탄생한 이 책의 역사성을 되짚어보고 책이 출간된 이후로 우리 사회 안팎에서 일어난 변화들, 그동안 달라진 시대 상황과 갈등 양상 등 오늘날의 담론을 깊이 있게 조명했다. “20년이 지난 오늘 아직 남성 화장품 시장이 여성 화장품 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사회 변화는 충분히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지난 20년간의 발전이 토씨 하나의 차이는 뒷받침하리라 믿는다.” 그 옛날 암수가 처음으로 분리된 그 순간부터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그러나 서로 견제하며 끊임없이 갈등하는 가운데 화해하고 타협하는 것 또한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에게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알면 사랑한다’는 말을 이마에 써 붙인 채 돌아다닌다. 서로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미워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녀관계도 마찬가지다. 우선 서로의 본성에 대해 충분히 알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앎’의 학문인 과학이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주리라 믿는다.”는 최재천 교수의 말처럼 이 책을 통해 여성과 남성 모두 다른 성의 존재를 분명하게 인정하고, 보다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을 실천하며 권위주의에 입각한 수직사회가 아닌 민주적인 수평사회로 이루어진 여성의 세기를 함께 맞이하기를 기대해 본다. “여성시대의 문은 이미 열렸다.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를 논의하고 준비하는 일만 남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여성들보다는 오히려 동료 남성들을 위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 진정한 여성성이 회복되는 날 정작 해방의 희열을 맛볼 이들은 바로 우리 남성들이기 때문이다. 천근만근 무겁기만 한 책임의 굴레를 벗고 정말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될 이들은 바로 우리 남정네들이다.” “우리가 200년 전에 쓴 책도 그대로 읽으면서 여전히 많은 걸 배우고 있잖아요. 이 책도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요. 이 책을 못 읽었던 사람들, 다시 읽을 사람들이 많이 배울 책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철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저는 안목 있는 독자가 되고 싶어요. 안목 있는 독자가 많아야 사회가 잘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저한테 생물학에 대한 공부가 많이 됐어요. 이 책의 객관적인 정보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정희진, 여성학자 “지금의 시대에는 사랑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오랜 예전부터 남성과 여성의 장기간 결속을 만들어낸 가장 강력한 힘. 즉 서로의 애착이라는 그 강력한 정서가 지금 혐오로 넘치는 사회를 다시 결속시켜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그 결속의 힘이 다시, 교수님 말씀대로, 앎으로 이어지고, 그렇게 세상이 조금씩 바뀔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한선,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