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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안정감, 두뇌 발달, 유머 감각 그리고 사랑
간지럼이 줄 수 있는 모든 것 간지럼은 외부 자극에 의해서만 가능한 촉각 반응으로, 사람마다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다. 꼬물거리는 손가락만 봐도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간지럼 따위 타지 않는 강철 피부(멘탈)도 있다. 그런데 아기들이라면 백이면 백 간지럼을 좋아한다. 아기의 겨드랑이와 옆구리를 마구마구 간질여보라. 온몸을 비틀며 깔깔깔 웃고 “그만그만!”을 외치고는 금세 다시 간지럼을 기대하며 눈을 반짝일 테니. 간지럼은 인간을 비롯해 몇몇 동물들만 한정적으로 느끼는 감각이며, 간지럼이 왜 필요한지 생물학적으로 명확히 해명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가려움과 달리 간지럼은 웃음을 유발한다. 뇌과학에 의하면 간지럼이 유머에 반응해서 웃을 때와 같은 뇌 부위가 반응한다고 하니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이유야 어떻든 웃음이 나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분명하니까. 서로 피부를 맞대고 웃음을 터뜨리고 온몸을 바둥거리는 이 모든 행위가 아기들에게는 그 자체로 재미있는 놀이이며 훌륭한 정서적 자극이다. 『아빠랑 간질간질』은 아기들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동물들과 함께 깔깔 웃기를 바라며 반복되는 간지럼 놀이를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아기들이 먼저 아빠에게 다가간다는 점이다. 아빠들은 피곤해서인지 그저 잠이 많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창 수면 중이다. 아기는 깨어 있는데 아빠는 잠이 들다니, 가만히 보고만 있을 아기가 어디 있으랴. 하지만 우리의 아기 동물들은 무작정 아빠를 흔들어 깨우는 대신 간지럽히기로 한다. “아빠, 그만 일어나! 나랑 놀아!” 구구절절 말하는 대신 한방에 잠도 깨우고 동시에 곧바로 놀이를 시작하는 것이다. 한바탕 몸을 비틀고 데굴데굴 구르고 웃음을 터뜨리며 아빠와 아기가 온몸으로 함께 논다. 그리고 “간질간질 웃다 보니 아빠들이 다 깨어났네!” 간지럼은 ‘정서적 감각(emotional sensation)’으로 부모나 형제간에 스킨십을 통해 친밀감과 유대감을 증진시켜 준다. 진화적으로는 웃음이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목, 겨드랑이, 옆구리 같은 급소를 방어하는 학습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한다. 스스로 간지럼을 태울 수 없다는 점에서 간지럼 놀이는 반드시 상호작용을 필요로 하는데 『아빠랑 간질간질』 역시 독자가 책 속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적극적으로 반응하기를 유도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잠에서 깨어 말똥말똥해진 아빠들은 독자들을 향해 묻는다. “자, 이제 다시 한번 간질간질 놀아 볼까?” 어른들은 아기와 놀아줘야 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아기들이 놀이의 주체이며 아기야말로 놀이의 시작과 끝이다. 어른들은 그저 기다리기만 해도 놀이는 언제든 시작될 수 있다. 그리고 함께 뒹굴며 깔깔 웃다 보면 정서 발달이니 두뇌 발달이니 하는 것들도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 덤으로 유머 감각도 기를 수 있다니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아빠가 아기를 무릎에 앉히고 함께 간지럼을 태우며 읽기 좋은, 장난감 같은 그림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