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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홍길동
2. 나무꾼과 선녀 3. 타인의 시간 4. 사랑하는 방식은 다 다르다 5. 겨울의 끝 6. 탑선리 7. 깊은 물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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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은 언제나 잿빛이었다. 연한 새순 사이로 눈송이 같은 아몬드 꽃이 피어나는 봄,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이는 잎들이 찬란한 태양빛에 반짝이는 여름, 풀썩 드러눕고 싶게 쌓인 낙엽이 아름다운 가을에도 그 길만은 잿빛으로 남아 있었다. 마르고 단단한 땅 위에나 있는 가느다란 바퀴 자국 두 개, 새도 나비도 날지 않는 길 위에 태곳적부터 찍혀 있었던 듯한 그 자국을 밟으며 나는 천천히 길을 걸었다.
부드러운 바람이 오후의 햇살 사이로 불어왔다. 가도 가도 만나지지 않는 두 개의 바퀴 자국, 어디까지도 이어져 있을 듯한 자국 위로 남편의 무표정한 얼굴이 어렸다 사라지곤 했다. 굳게 다문 입술, 마른 장작 같은 두 뺨, 그 얼굴은 내 발기러에 밟혀도 사라지지 않았다. 신음조차 내지 않았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무수한 남편의 눈, 아무런 일에도 충격을 드러내지 않을 듯한 그 얼굴이 나무 그림자 사이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 p.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