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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2

글그림프랑수아 플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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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ois Place

1957년 프랑스 에장빌에서 태어난 프랑수아 플라스는 파리 에티엔 그래픽 미술학교에서 삽화와 디자인을 공부했다. 어릴 때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을 읽고 감동받아 여행과 모험을 꿈꾸며, 그림책과 지리학에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었다. 교실 벽에 붙어 있는 지도 한 장조차 그에게는 드넓은 상상의 공간이 되어주었다.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항해사들의 책』(1988), 『탐험가들의 책』(1989), 『장사꾼들의 책』(1990)을 펴냈으며, 『마지막 거인』(1992)은 프랑스문인협회가 선정하는 어린이도서 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국제어린이도서협의회 명예도서로 선정되는 등 큰
1957년 프랑스 에장빌에서 태어난 프랑수아 플라스는 파리 에티엔 그래픽 미술학교에서 삽화와 디자인을 공부했다. 어릴 때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을 읽고 감동받아 여행과 모험을 꿈꾸며, 그림책과 지리학에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었다. 교실 벽에 붙어 있는 지도 한 장조차 그에게는 드넓은 상상의 공간이 되어주었다.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항해사들의 책』(1988), 『탐험가들의 책』(1989), 『장사꾼들의 책』(1990)을 펴냈으며, 『마지막 거인』(1992)은 프랑스문인협회가 선정하는 어린이도서 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국제어린이도서협의회 명예도서로 선정되는 등 큰 호응을 받았다. 『투덜이 그룸프』(1992), 『안개 숲의 왕』(1993), 『잔지바르의 난파』(1994), 『보물섬』(1995) 등의 책에 삽화를 그렸으며, 『큰 곰』(2005), 『전쟁터의 딸』(2007) 등을 펴냈다. 알파벳 순서로 된 26개 나라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오르배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1996~2000)을 펴내 프랑스 독서주간지 『리브르 엡도』가 뽑은 최고의 청소년도서상(1996), 리모주 도서축제 10~14세 부문 아동도서상(1997), 프랑스 국영방송국 선정 아동픽션상(1997), 어린이?청소년 도서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도서전 대상 라가치상(1998)을 수상했으며, 프랑스 도서관협회와 어린이도서전문서점협회가 수여하는 소시에르상(2001) 등을 수상했다.

『오르배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2011년에는 전설과 신화, 역사와 현실을 넘나드는 인문학적 판타지 소설의 걸작 『오르배섬의 비밀』(전 2권)을 출간하였고, 이 소설로 1998년에 이어 또다시 ‘라가치상’을 수상해(2012) 라가치상 최초로 한 작가가 2회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프랑수아 플라스는 동서양의 문화와 역사, 신화와 전설뿐 아니라,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지식을 탐구하고 전 세계를 여행하며 자신의 꿈과 상상 속 탐험들을 창조하는 작업을 해왔다. 플라스는 뛰어난 상상력에 빛나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글과 그림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와 되찾아야 할 세계를 깨닫게 하며,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여행에 초대한다.

프랑수아 플라스의 다른 상품

1958년에 태어나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사르트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8년 현재 대학에서 간헐적으로 강의를 하며 글을 쓰고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사르트르와 20세기』(공저), 『사르트르의 미학』(공저), 『다시 소설이론을 읽는다』(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거창한 꿈』, 『겹겹의 의도』, 『아름다운 날들』, 『랑베르 씨』, 『랑베르 씨의 신분 상승』, 엠마뉘엘 카레르의 『적』, 장폴 사르트르의 『방법의 탐구』, 『시대의 초상』,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의 『철학이란 무엇인가』(공역), 드니 랭
1958년에 태어나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사르트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8년 현재 대학에서 간헐적으로 강의를 하며 글을 쓰고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사르트르와 20세기』(공저), 『사르트르의 미학』(공저), 『다시 소설이론을 읽는다』(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거창한 꿈』, 『겹겹의 의도』, 『아름다운 날들』, 『랑베르 씨』, 『랑베르 씨의 신분 상승』, 엠마뉘엘 카레르의 『적』, 장폴 사르트르의 『방법의 탐구』, 『시대의 초상』,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의 『철학이란 무엇인가』(공역), 드니 랭동의 『소설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마르탱 뱅클레르의 『아름다운 의사 삭스』, 『변증법적 이성비판』(공역), 『사르트르의 상상력』, 『시대의 초상』, 『자코메티의 아틀리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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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88쪽 | 280*190*15mm
ISBN13
9788970417875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책 속으로

이에 세밀하게 그려진 그림을 몇 달간 세심히 관찰하고 치밀하게 연구했습니다. 내 끈질긴 노력은 이 뿌리 안쪽 면에 새겨진 미세한 지도를 발견함으로써 보상을 받았습니다. 지도는 이상한 형상들이 뒤얽혀 있어 쉽게 갈피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강의 흐름과 산맥들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 있는 지역만은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내 서가의 아주 오래된 책에 묘사된 바에 의하면 그것은 ‘검은 강’의 원천에 있는 ‘거인족의 나라’가 틀림없었습니다.
--- p. 8

어느 날 밤, 피를 다 얼어붙게 하는 외침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내 잠자리를 가려 주었던 거대한 고사리 덤불 사이로 나는 무참하게 살육되는 원정대원들의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와족은 그 이름값을 톡톡히 했습니다. 그들은 눈에 띄지 않게 살그머니 야영지를 에워싸고는 코브라처럼 신속하게 후려쳤던 것입니다. 무기를 맡겨 두었던 보초는 경계 신호를 보낼 겨를도 없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 p. 24

거인들은 남자 다섯에 여자 넷, 모두 아홉 명이었습니다. 그들의 몸에는 혀와 이를 포함하여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불구불한 선, 소용돌이 선, 뒤얽힌 선, 나선, 극도로 복잡한 점선들로 이루어진 정신없이 혼란한 금박 문신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잘 들여다보면 이 환상적인 미로에 언뜻 드러나는,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이미지들을 구별해 낼 수 있었지요. 그것은 나무, 식물, 동물, 꽃, 강, 대양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그려진 각각의 악보는, 한밤중에 그들이 하늘에 대고 부르던 기도의 음악에 대지가 화답하여 부른 진정한 노래였던 것입니다.
--- p. 42

이 모든 비난과 끝없는 논쟁은 내 결심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 따름이었습니다. 불순하고 소소한 지식에 젖어 있는 소인배들의 눈을 뜨게 해 주는 것이 진리의 의무요, 학문의 도의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침내 사람들은 오지의 골짜기에 사는 거인족의 발견자이자 대변자인 나, 아치볼드 레오폴드 루스모어의 말을 경청하게 되었습니다.
--- p. 66

나팔 소리와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여섯 마리의 소가 끄는 마차에 실려 다가오는, 아름답고 고귀한 거인 안탈라의 머리가 보였습니다.
나는 갑자기 온갖 소란 속에서 분노와 공포와 고통에 사로잡혀 침묵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깊이를 모를 슬픔의 심연, 그 밑바닥에서 감미로운 목소리가, 아! 너무도 익숙한 그 목소리가 애절하게 말했습니다.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 p. 72

출판사 리뷰

스스로 자기 집을 부수고 있는 인간들에게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제 가슴속에는 커다란 박하사탕 하나가 녹고 있었습니다. 미지의 세계를 향한 경이로움이 화사하게 제 가슴을 메워 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한순간에 그 시리도록 아름다운 꿈이 아픔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라고 묻는 안탈라의 애절한 목소리가 제 귀에도 들리는 듯했습니다. 저 역시 자연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종종 이런 번민에 빠집니다. 자연의 비밀을 캐내어 세상에 알리는 것이 제 직업이지만 때론 그냥 숨겨 주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 학생들과 함께 지리산 자락에서 자연 탐사를 하던 중 이제는 이 짓밟힌 땅에서 참으로 보기 어려운 반딧불이를 발견했습니다. 짙은 군청색 밤하늘을 배경으로 눈부신 초록빛을 발하는 그 작은 곤충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우린 밤이 이슥하도록 하늘만 바라보았습니다. 40~50년 전만 해도 웬만한 시골이면 밤마다 그리 어렵지 않게 반딧불이들을 손 안 가득 쥘 수 있었지만, 요즘엔 어디 반딧불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우선 신문에 납니다. 그러고 나면 그곳에 온 세상 사람들이 다 모여 축제를 하며 야단법석을 떨게 되죠. 그 통에 반딧불이들은 점점 더 살 곳을 잃어 가는 줄 아는지 모르는지. 그날 밤 우리는 늦도록 그 주변 산야를 뒤졌지만 기껏해야 서너 마리 정도를 찾았을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우리만 알고 있고 세상엔 알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학문적인 기록에는 작은 구멍이 날지 모르지만 이렇게라도 자연을 가끔 숨겨 줘야 할 것 같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 ‘호사도요’라는 매우 흥미로운 새가 무려 1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새들은 거의 예외 없이 암수 한 쌍이 함께 자식을 키우는 완벽한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며 삽니다. 그런데 이 호사도요는 신기하게도 일처다부제를 따릅니다. 한 암컷이 여러 수컷을 거느리고 산다는 말입니다. 대개 암컷이 수컷보다 훨씬 화려하고 몸집도 더 큽니다. 암컷들끼리 서로 세력 다툼을 벌여 제가끔 자기 영역들을 차지하면 수컷들이 그 안에 들어와 둥지를 틉니다. 암컷은 자기 터 안에 들어온 수컷들과 차례로 짝짓기를 한 뒤 둥지마다 알을 몇 개씩 낳아 줍니다. 그러면 수컷들이 둥지에 올라앉아 알을 품지요.

이 같은 일처다부제는 인간의 경우는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새들의 세계에서도 매우 드문 일입니다. 아니 이런 귀한 새가 우리 산하에 살고 있었다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기쁨은 잠깐이었습니다. 그런 호사도요를 발견했다며 현장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서식 장소가 충청남도 무슨 무슨 군이라고 밝혀 놓은 대문짝만한 기사를 읽으며 나는 그만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이제 곧 사람들이 벌 떼처럼 몰려갈 텐데. 일부러 해치지는 않더라도 그들을 보겠다고 사람들이 몰려가면 그들은 더 이상 그곳에서 살기 어려울 텐데. 답답한 나머지 그 신문사에 전화해서 기사를 쓴 기자를 찾았습니다. 저의 성급한 나무람에, 그는 그럴까 봐 엉뚱한 지역의 이름을 적었노라고 조용히 귀띔해 주었습니다. 반딧불이를 숨긴 제가 학자의 양심을 어겼듯이 그도 기자의 양심을 어긴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 그 기자가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자연에게 길은 곧 죽음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검푸른 열대 곳곳에 휑하니 길을 뚫고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깊은 숲속에서 수백 년 동안 행복하게 잘 살던 거대한 나무들이 실려 나옵니다. 나무들이 사라진 벌거벗은 대지에는 더 이상 동물들이 살지 못합니다. 길은 우리 인간이 자연의 가슴에 내리꽂는 비수입니다. 이 같은 비수는 열대에만 꽂히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무들에만 꽂히는 것도 아닙니다. 울산광역시 울주구 태화강 상류에는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기 어려운 암각화가 새겨져 있는 큰 암벽들이 있습니다. 마치 이 책에 나오는 거인들의 문신처럼 그 암벽에는 옛날 선사시대에 살았던 온갖 동물들의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의 ‘영혼을 오성의 한계 너머로’ 안내할 그 ‘한없이 섬세한 천상의 음악’이 새겨져 있는 곳입니다.

그런 곳을 울산광역시는 대대적인 관광지로 개발했습니다. 많은 관광객이 편안하게 그곳까지 들어올 수 있도록 진입 협곡을 뚫어 넓은 길을 닦고 대규모 주차 시설과 박물관을 지었습니다. 죽음의 길을 뚫는 김에 아예 관도 실어 나를 수 있도록 시원스레 뚫을 작정이었나 봅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그 아름다운 영혼들에게 한꺼번에 거대한 사약 사발을 내렸습니다. 그 고대의 영혼들을 처음으로 발견하여 세상에 알렸던 고고학자는 통한의 눈물을 쏟았습니다.

주인공은 자신을 가리켜 ‘한심한 지리학자’라 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지도와 함께 살았습니다. 아버지께서 어느 날 무척 커다란 세계 지도를 한 장 가져오셔서 제 방 천장에 붙여 주셨습니다. 그날부터 저는 동생과 함께 매일 밤, 불을 끄기 전에는 어김없이 지명 찾기 내기를 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하고 나니까 제 머릿속에는 불을 꺼도 그 세계 지도의 구석구석이 고스란히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저는 생물학자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지리학자가 되어 있을 겁니다. 아니면 탐험가가 되어 있거나. 제 방 천장에 붙어 있었던 지도는 분명 평면이었지만 그 위를 거닐던 제 마음은 늘 수많은 언덕과 계곡을 넘나들고 있었고 강과 바다를 건너고 있었지요. 동생이 특별히 찾기 어려운 오지의 이름을 불러서 온 지도를 몇 번이고 휩쓸어도 찾지 못할 때면 저 역시 가끔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세계를 상상하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한 번도 거인들이 숨어 있을 오지는 상상해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창의성이 아쉬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창의성은 언제나 상상력이라는 거인의 어깨를 타고 옵니다. 도대체 작가는 이 지구 어느 곳에 그렇게도 엄청난 거인들이 살고 있으리라 어찌 상상할 수 있었을까요. 그들이 살기에는 지구라는 행성이 너무 작지 않았을까 걱정입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6,500만 년 전까지 지구를 호령하던 공룡들을 생각하면 작가의 상상이 결코 무리가 아니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그 엄청난 체구의 공룡들이 작은 한반도를 누비고 다녔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훨씬 더 그럴듯한 얘기가 되지요. 우리나라 해안의 바위 위에서 공룡 발자국, 그것도 작은 공룡들이 아니라 거대한 초식 공룡들의 발자국들이 여러 차례 발견된 것은 다들 아시지요? 사실은 그들이 특별히 이 작은 반도를 좋아했던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예전에는 훨씬 더 큰 땅덩어리의 일부였고, 그 위를 공룡들이 돌아다닌 것이고, 그 땅에 차츰 물이 차서 반도가 된 것뿐입니다. 어쨌거나 저는 거대한 공룡들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위를 걸어 다녔다고 생각만 해도 괜히 흐뭇합니다. 왜 갑자기 모두 훌쩍 떠나가 버렸는지 못내 아쉽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거인들은 중앙아시아 어느 깊은 곳에 살았던 모양입니다. 주인공이 그들 마을에 처음 도착했을 때 발견한 해골의 수가 110여 개에 달했지만 살아 있는 이들은 고작 아홉이었지요. 남자 다섯에 여자 넷. 하지만 우리들이 지구를 이처럼 어지럽히기 훨씬 전에는 그들이 여기저기 많이 살았을지도 모르죠. 도대체 누가 만들어 세웠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는 이스터섬의 거대한 석상들, 영국의 스톤헨지, 그리고 우리나라 곳곳에 서 있는 고인돌들. 혹시 그 거인들이 세워 놓은 것은 아닐까요? 누가 압니까, 정말 그랬는지?

이 이야기는 ‘별을 꿈꾸던 아홉 명의 아름다운 거인들과 명예욕에 사로잡혀 눈이 멀어 버린 못난 남자’의 불행한 만남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거인들은 바로 다름 아닌 자연입니다. 못난 남자는 말할 것도 없이 우리들이지요. 워낙 거대하여 아무리 흔들어도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거인이지만 순전히 우리 작은 인간의 힘으로 이 지구는 지금 이른바 제6의 대절멸 사건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6,500만 년 전 거대하고 늠름하던 공룡들을 한꺼번에 쓸어버린 제5의 대절멸 사건을 비롯하여 지구에는 태초에서 지금까지 줄잡아 다섯 차례에 걸친 엄청난 재앙이 있었습니다. 그런 대재앙이 지금 또다시 우리 곁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다섯 번의 재앙들과 지금 벌어지는 여섯 번째 재앙 간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이전의 재앙들은 모두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으로 일어났던 것에 비해 지금의 재앙은 순전히 우리 인간의 불찰과 장난에 의해 벌어진다는 점입니다. 이 얼마나 엄청난 일입니까? 자연이 거의 막내 격으로 만들어 낸 인간이라는 참으로 못난 짐승이 스스로 자기 집을 부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도 여럿이 함께 사는 집을 말입니다.

아무리 큰 거인이라도 감싸 주지 않으면 넘어집니다. 생물학자인 제 눈에는 우리도 영락없는 자연의 일부일 뿐인데, 왜 요즘 우린 그걸 자꾸 부정하려 드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거인의 몸통에 작살을 꽂으면 우리도 함께 간다는 걸 왜 모를까요? 언젠가는 저 외계에도 생명이 존재한다는 걸 밝히게 될지도 모르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리에게 알맞은 행성은 이 지구 하나뿐일 겁니다. 거인의 비밀들은 계속 조심스레 들춰 봐야겠지만 그들을 배반하는 일은 하지 않아야 우리 스스로가 '시간 속으로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숨겨 준 자연이 제 품속에서 편안히 있는 모습, 정말 아름답습니다.

_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석좌교수

추천평

인류사 속에서 ‘거인들’은 여러 차례 쓰러졌다. 하지만 ‘작은 거인들’은 결코 쓰러진 적이 없다. 희망을 잃은 적도 없다. 거인들이 체험을 몸에 새기듯, 오늘도 상처와 흉터를 몸에 새기면서 대담하게 나아간다. 그들에게 이르는 길은 이미 온오프라인에 쫙 깔려 있다. 아치볼드가 개척하고, 사업가들이 넓혀 놓은 길 때문에, 당신이 가고자 한다면 현재 지구상에서 다다르지 못할 곳은 없다. 당신은 ‘매우’ 영향력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더더욱 당신의 선택이 중요하다. 가서 가져올 것인가? 아니면, 가지고 가서 나눌 것인가? 희망을 짓밟을 것인가? 희망과 연대할 것인가? - 오소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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