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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시험의 날 2. 폭우 3. 173 4. 연결 고리 5. 만남 6. 악연, 혹은 인연 7. 막다른 길 8. 엄습하는 그림자 9. 약한 고리 10. 지독한 안개의 밤 11. 거미줄 12. 벼랑 끝에서 13. 방향 전환 14. 그리고 15. 다시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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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꿈이다. 나는 이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나는 이 꿈에서 깨어나는 방법을 모른다.
--- p.10 그녀는 문 앞의 붉은 상자를 당연하다는 듯이 결혼 축하 선물로 생각했다. 열어보니 안에는 검은색 작은 종이 한 장 뿐이었다. --- p.17 “전부 나랑은 상관 없는 일이야, 그저 단순한 우연일 뿐이라고!” --- p.24 비명을 질렀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 어떤 울림도 일지 않았다.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소녀는 책상 위에 보란듯이 놓여 있는 붉은 상자로 끌려갔다. --- p.49 다른 건 알려고도 하지 마, 그냥 상자를 찾아서 전해주고 그 길로 뒤도 돌아보지 말고 네 갈 길 가. 전부 잊어, 나도 잊어버려. 그길로 새 삶을 살아. --- p.104 붉은 상자 때문에 평생을 숨어다녔다. 가족은 부서졌고, 삶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래도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전국을 떠돌면서 도망자처럼 살아온 인생이었다. 마음을 나눌 만한 사람이 생기면 도망쳤고, 정들면 아반도주했다. 운명이라 생각했고, 사명이라 여겼다. 하지만 이제 와 생각해보니 전부 쓸데없는 짓이었다. 어차피 이렇게 될 것이었다. 운명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고 그대로 정면충돌해왔다. --- p.158 말이 공개수사지 진행 과정, 수색 범위, 그리고 수사 대책까지 전부 매스컴을 통해 납치범에게 낱낱이 알려주는 바보짓이다. 어리숙한 유괴범이면 조여 오는 불안을 이기지 못하고 조급해지겠지만, 머리가 제대로 박혀 있는 놈이라면 상황이 얼마나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지 알고서 만세를 부를 것이다. --- p.180 “복수라. 너무 노골적이고 뻔뻔해서 듣는 내가 다 민망하구만.” --- p.186 역시나 모든 게 전부 상자 때문이었다. 결국 이렇게 됐다. 소녀는 앞에 있는 흉폭한 얼굴의 남자보다 시뻘건 상자가 내뿜는 운명이 백배는 더 무섭다고 생각했다. --- p.192 예감이 좋지 않다. 상대는 영화 속 악당 흉내나 내는 악취미를 가진 놈이다. 게다가 어서 오라니, 이것만 봐도 보통 미친놈이 아니다. 목덜미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 p.202 “어느 날 본사에서 뜻밖의 지령 하나가 내려왔어, 물건이 아니라 사람을 찾아오라고 하더라고, 황당하긴 했지만 명령이니까 찾아 나섰지, 단서라고는 사진 한 장뿐이었는데. 그걸 가지고 얼마나 헤맸던지…… 그래, 너와 네 동생 이야기야.” --- p.221 “가만히 있어도 알게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흐름이 그랬잖아. 어떻게 돌고 돌아서 누군지 알게 될 거야. 스토리상 그렇게 되게 되어 있어.” --- p.224 먼저 출발하는 아무 기차나 잡아탔다. 그렇게 가다가 무작위로 내려서 옮겨 타는 방식으로 도망쳤다. 쫓는 이에게 혼란을 줘 추적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그들만의 방법이었다. --- p.232 전부 운명이라면 제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소용없는 일 아닐까? 게다가 발버둥 치는 것까지 정해져있다면, 그런 거라면…… 이렇게 초조해할 필요가 없는 거 아닌가? --- p.255 눈을 떴을 때,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혹시 죽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 --- p.256 저를 원망하고 탓하고 증오해 주세요. 고맙고 죄송한 마음을 보답할 수 있는 길은 당신에게 증오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마음껏 저를 미워해 주세요. --- p.261 우연은 우연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연히도 --- p.263 “아무리 애를 써도 정해진 것은 바뀌지 않아. 물론 바뀐 것처럼 보일 때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언제나 같지. 그러니 헛심 쓰지 말라는 말이네.” --- p.272 과연 그럴까? --- p.2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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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배달된 붉은 상자를 둘러싼 미스터리 스릴러.
어쩌면 지금 당신 집 앞에 붉은 상자가 놓여 있을지도 모른다. 한국의 히가시노 게이고를 넘보는, 작가 김정용이 미스터리 스릴러 ‘붉은 상자’를 발표했다. ‘붉은 상자’는 택배 공화국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을 미스터리의 한복판으로 이끌며, 종횡무진 펼쳐지는 이야기로 독자들의 심장을 노린다. ‘대한민국은 택배 공화국’, 우리는 음식부터 건축 자재에 이르기까지 택배로 못 받는 물건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다 보니 현관 앞에 내 이름이 쓰인 상자가 놓여있으면 으레 누구나 집안으로 들고 들어와 뜯어보기 마련. 그런데 그 상자에 섬뜩한 쪽지 한 장 뿐이라면? ‘붉은 상자’는 조건반사적으로 상자를 열어보는 요즘 같은 비대면 시대를 날카로운 미스터리로 풀어내 독자들의 머리칼을 쭈뼛 서게 만든다. 붉은 상자가 도착하면 함부로 열지 마라. 물론, 열지 않아도 네 운명을 피해 갈 수는 없다! 붉은 상자를 받은 것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다. 작가는 공시생 최도익, 체대 준비생 민정희, 순댓국집 아줌마처럼 보통 사람들을 통해, 운명에 저항한다고 해도 결코 피할 수 없는 숙명적 운명의 상흔을 처참하리만큼 날카롭게 그려냈다. 동시에 지금 눈앞에 펼쳐진 사건들을 추적하면서 그것이 단순히 운명적으로 펼쳐진 것이 아니라 그 뒤에 얼키설키 얽힌 또 다른 사건이 숨겨 있음을 슬며시 내비친다. 운명적 운명을 맞닥뜨린 독자들의 치열하고 숨 막히는 즐거움이 예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