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스티키북, 엽서세트 증정(각 포인트 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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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두렵다. 만약 나였다면 헬렌 켈러처럼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고 해서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로써 확실해졌다. 여기, 이 책장에 꽂혀 있는 위인전은 모두 내 것이었다. 아직 책갈피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지 못해 한 귀퉁이를 세모로 접어 읽던 곳을 표시한 자국이나, 실수로 흘린 오렌지주스가 스며든 흔적, 동생과 다투다 떨어뜨려 하드커버로 된 표지의 모서리가 일그러진 자취 같은 것들이 모든 가정을 사실로 증명했다. --- p.35 “이건 아주 간단한 규칙으로 돌아가는 일종의 거래예요. 난 지원 씨에게 과거로 돌아갈 세 번의 기회를 줄 수 있고, 지원 씨는 원하는 시점으로부터 세 시간을 그곳에 머물 수 있어요. 난 그렇게 시간을 돌려주는 대가로 지원 씨의 남은 수명을 가져갈 거고요.” --- p.59 왠지 모를 기대감에 폐가 부풀어 오른다. 만약 여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신비로운 눈동자와 듣기 좋은 목소리로 사람의 절박함을 이용해먹는 악질 사기꾼이 아니라면, 그래서 정말 내가 원하는 순간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엄마를 살릴 수 있다. 건강한 엄마를 다시 볼 수 있다. 나는 마치 앞만 보고 내달리는 경주마처럼 빼곡하게 늘어서 있는 책장을 따라 달렸다. --- p.97 시간을 맞추기 위해 밖으로 잡아 빼놓았던 용두를 안으로 다시 밀어넣자 시계의 부품들이 맞물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이제 문 앞에 서 있는 여자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여자는 허공에서 마주친 내 눈빛을 신호로 받아들인 듯 일자로 길게 뻗은 문손잡이를 아래로 내리며 (…) 내게 말했다. “준비됐죠? 그럼, 잘 다녀와요.” 여자가 문을 당겨 여는 순간, 파동마저 멈춰버린 잔잔하고 고요한 물결 속으로 빨려 들어가던 순간, 꿈결처럼 눈이 감겼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거꾸로 회전하는 시간에 집어삼켜진 순간, 거짓말처럼 귓가에선 풍덩, 물소리가 퍼졌다. (…) 나는 그렇게 조금씩 지나간 시간에 녹아들었다. --- pp.107-108 “기억의 왜곡은 공평해요.” “…….” “그게 후회로 얼룩진 불행한 기억이든, 영원토록 가슴에 새기고 싶은 행복한 기억이든, 자주 꺼내어 보는 기억들은 모두 공평하게 왜곡되죠. 그러니까 이번엔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봐요. 눈덩이처럼 크게 부풀릴 수 있도록.” --- pp.171-172 |
“남은 수명으로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당신은 언제로 돌아가 어떤 선택을 할 건가요?” 내 인생의 기억이 수많은 책의 형태로 서가에 빼곡히 보관되어 있는 서점이 있다면? 그리고 그 신비로운 서점의 방문객들에게는 기억 속 과거로 돌아가 후회스러운 과거를 바꿀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이 책은 듣기만 해도 솔깃해지는 이 기억서점에 초대된 주인공 지원이 펼치는 감동적인 모험을 그린 소설이다. 지원의 인생이 척박해진 것은 십여 년 전 엄마의 발병으로부터였다. 스무 살을 곧 앞두고 시작된 8년 동안의 투병 생활은 지원의 일상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엄마의 죽음 후에도 지원은 7년째 살아 있는 걸 괴로워하며 살았다. 누군가는 무책임하게 말했다. 애도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고. 그러나 엄마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미안함은 시간이 간다고 증발하는 것이 아니었다. 삶이 지원을 극단으로 몰아간 어느 비 오는 날, 비를 피하던 도중 빼꼼히 열린 미닫이문에 이끌려 어떤 서점으로 발을 들이게 된다. 남루한 겉모습과 다른 공간에 시선을 압도당한 것도 잠시, 지원은 왠지 불길한 분위기에 서둘러 그곳을 벗어나려 하는데 그때 지원의 발걸음을 붙잡는 무심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그 문을 열면, 나갈 수는 있지만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수는 없습니다.” “여기가 서점이 맞나요? 저는 분명히 서점 간판을 보고 들어온 건데.” “이곳의 이름은 기억서점이에요. 김지원 씨의 모든 기억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죠.” 한 사람의 모든 기억이 수없이 많은 책으로 저장되어 있는 기억서점. 죽고 싶다는 마음을 품은 사람의 앞에 단 한 번 모습을 나타내는 곳이며, 지원은 우연히도 그 한 차례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서점의 주인인 듯한 여자는 후회로 점철된 채 죽음보다 괴로운 삶을 살고 있던 지원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남아 있는 수명으로 과거의 시간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지원 씨는 언제로 돌아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기억서점은 주어진 수명을 포기하고 죽으려는 사람에게 수명의 일부를 팔아 세 시간 동안 과거의 시간으로 다녀올 기회를 제공한다. 기회는 총 3회. 과거 중 어느 곳으로 갈지는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을 열람해서 찾을 수 있으며, 정확하게 원하는 시점으로 시간을 돌릴 수 있다. 이곳이 헛것이든 아니든 지원은 결심한다. 엄마를 살리고 말겠다고. 지원과 가족을 나락으로 끌고 간 그 긴 투병 생활도, 엄마의 참혹한 죽음도 전부 없었던 것으로 만들겠다고. 『기억서점』은 최근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에 먼저 출간되어 공개 일주일 만에 160개 이상의 독자 리뷰를 쌓아올린 소설이다. “오랜만에 책을 읽다가 울었습니다”, “마음속에 오랫동안 떠나보내지 못한 이가 있다면 더욱 와닿을 따뜻한 이야기”, “오랜만에 보는 쫀쫀한 필력과 몰입감 있는 이야기”, “판타지의 옷을 입은 진짜 삶의 이야기” 등 단기간에 많은 찬사를 받으며 여성 독자들을 중심으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국내 출간도 되기 전에 이미 대만, 러시아 등 해외 수출이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어, ‘한국형 힐링문학’의 최전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저자인 송유정은 독자의 피드백이 어느 곳보다 빠르게 발생하고 또 그것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하는 웹소설 매체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탄탄한 필력을 다져온 작가로, “이 이야기는 위로와 치유의 글이 아니다. 다만 누구나 하나씩은 끌어안고 있을 상실에 대한 진심 어린 공감을 건네고 체온과 같은 온기의 동지애를 전하고 싶었다”라며 첫 소설에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간접적으로 담아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