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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004
봄 입학식에 가기 싫어 002 선생님의 질문 014 화장실을 빌려줄래 018 네 잎 클로버 022 사이 좋은 히라가나 026 건널목 지옥 030 뱀이 온다 032 토끼를 보러 가다 034 물감을 섞어 보렴 036 배꼽 걱정 044 귀여운 여동생 046 피아노 학원 048 ‘ん’이 붙는 말 052 파우치를 줍다 054 열이 났다 056 곤란한 일이 생기면 058 높은음자리표 060 계속 휴식 064 캐스터네츠 067 부푼 배 069 여름 물웅덩이 074 구급차 078 학교 화장실 080 등에 메는 가방 082 피아노를 쳤어! 086 보물 090 금붕어 씨 094 점점 올라간다 098 벼락 치는 소리 100 수영장 102 고양이 밟았다 105 열차 안에서 108 우리 집이랑 다르다 112 막대 폭죽 114 솜사탕 116 가을 여름 방학이 끝나고 120 작은 나 122 반대말 127 흙 토끼 131 낚시 133 동전 초콜릿 137 금목서 139 전학생 143 잘 가 145 제비뽑기 147 두 가지 재잘거림 149 겨울 산타 할아버지의 집 154 붕대 156 설날 160 연날리기 163 내 구름 165 교장 선생님 167 비밀 피구 168 하얀 김 172 둘만의 말 173 돌아온 쿠링 175 봄이 오다 178 닫는 글 182 |
Masuda Miri,ますだ みり,益田 ミ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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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오늘 있었던 일을 잊어버릴까. 그러면 되게 싫겠다. 어린 시절의 저는 언제나 그런 생각을 하곤 했어요. 그림을 그리거나 일기를 쓰는 걸 좋아한 이유도 그런 생각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걱정했던 대로 어른이 되면서 점차 어린 시절의 나는 멀어졌습니다. 다양한 일들을 잊고 말았어요. 그 사실이 조금 쓸쓸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요, 즐거웠다는 마음만큼은 갑작스럽게 되살아날 때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한겨울, 차가운 바람이 불던 때. 최선을 다해 연을 날리던 ‘어린 나’ 자신이 멀리서 달려와 즐거웠던 마음을 말해 줍니다. 날아가! 날아가! 높이높이 날아가! 뺨을 발갛게 물들이고 하늘을 올려다보던 작은 나. 전부 다 기억하지 못해도 가슴이 뜨거워지도록 즐거웠던 감각이 오래오래 남아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놀아 줘서 고마워. 네 덕분에 어른이 된 지금도 이따금 행복한 기분이 들어. 어린 나를 만나러 갈 수 있다면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 p.4 건널목을 건널 땐 하얀 부분만 밟아야 해. 어느새 친구들 사이에서 그런 규칙이 생겼다. 하얗지 않은 부분은 ‘지옥’이니까. 우리는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매일 하얀 부분만 밟고 건넜다. --- p.30 나는 다른 아이들이 어떤 그림 도구 세트를 가지고 올지 걱정이었다. 내 것만 너무 큰 사이즈면 어떡하지? 아침이 되자 더욱더 걱정되었다. “내 거, 다른 아이들 것보다 크지 않을까?” --- p.36 껌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배꼽에서 뭐가 자랄까? 걱정이 되어서 나는 종종 배꼽을 만지면서 놀았다. 목욕할 때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는 수박 씨앗을 먹어도 배꼽에서 싹이 자라지 않고, 껌을 먹어도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 p.45 “오줌 싼 거 아니야?” 친구가 말해서, “안 쌌어. 땀이 난 거야. 더우니까.” 나는 거짓말을 했다. 친구는 몇 번이나 돌아보면서 혼자 집으로 돌아갔다. 친구가 보이지 않자, 나는 살그머니 일어 났다. 돌이 오줌 모양으로 젖었다. --- p.66 신발 속으로 물이 스며들고 젖은 양말이 달라붙었다. 신기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즐거웠다. “들어갔네!” “응, 들어갔어!” 그다음부터 우리 둘은 일부러 물웅덩이에 들어가면서 길을 걸었다. --- p.76 돌로 흙을 파 우유 뚜껑 두 개를 묻었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도록 평평하게 해 두었다.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그 아이가 말했다. “다른 사람한테 비밀이야.” --- p.91 “너희랑 다시 만나서 정말 기쁘구나.” 하고 선생님이 말했다. 그렇구나! 선생님은 쓸쓸했던 거야. 선생님은 우리를 아주 좋아하는데, 여름 방학 동안 우리를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이렇게 생글생글 웃고 있는 거다. --- p.121 본 적 없는 외국 동전. 이걸 외국에 가지고 가면 외국 사람은 진짜 돈이라고 착각하겠지. 나중에 초콜릿인 걸 알면 놀라겠다고 생각하니 재미있었다. --- p.137 외국 말을 해 보고 싶다. 하지만 할 줄 모른다. 그렇다면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둘만의 말을 만들자.” 친구와 생각해 보기로 했다. 우리 둘 말고는 모르는 말. 그러면 큰 소리로 비밀 이야기도 할 수 있다. --- p.173 “바로 저기. 봄 냄새가 나.” 나는 후웁 숨을 들이마셨다. 봄 냄새는 공기 냄새였다. 바로 저기는 어딜까? 나는 빵집을 도는 지점이 아닐까 생각했다. 거기는 ‘바로 저기’니까. --- p.178 |
언젠가, 작고 소중한 어린이였던
우리 모두의 이야기 “최선을 다해 놀아 줘서 고마워. 네 덕분에 어른이 된 지금도 이따금 행복한 기분이 들어.” 초등학교 입학식 날, 나만의 이유로 입기 싫은 새 원피스. 내 책가방이 다른 아이들보다 유난히 큰 건 아닐까 불안한 마음. 모양이 비슷한 글자들이 더 친한 것 같은 기분. 『작은 나』에 담긴 작은 생각들은 너무 귀여워 실소가 터지고, 또 어딘가 애틋하다. 배우는 것도, 듣는 것도, 보는 것도 온통 처음투성이니 당연할지 모른다. 물웅덩이 앞에서 다른 세계로 연결되는 상상을 하는 장면이나 별것 아닌 페트병 뚜껑을 보물처럼 소중히 땅에 묻는 장면 등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어, 나도 그랬는데!’ 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온다. 마스다 미리는 닫는 글에서 또래보다 키가 큰 편이었던 탓에 “유난히 어설픈 점이 눈에 띄”는 아이였고, 그러다 보니 “다른 아이들과 같은지 아닌지를 지나치게 신경 쓰는 아이”가 되었다고 밝힌다. “불안하고 불안해 어쩔 줄 몰랐”던 이 작은 나는 늦게 줄을 서도 “마지막에 서다니 대단하구나!”라며 칭찬해 주는 따뜻한 담임선생님을 만나 점점 안정을 찾는다. “누구나 이 책에서 ‘작은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 ‘큰 나’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 나를 만나게 해줄 따뜻한 선물 같은 책 오랜 기간 어린이를 지켜봐온 전문가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저자는 이 책을 추천하며 “‘어린 시절’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그때의 ‘나’가 미숙하고 어렸고, 어른들은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그렇게 약하지 않았다.”라고 시작해 “나도 내 얘기인 양 읽었다. 짧고 진지한 놀이에 빠지고, 뻔한 거짓말을 했던 내가, 어떤 때는 고지식하고 어떤 때는 엉뚱했던 내가 이해되었다.”고 썼다. 어쩌면 어른이 될수록 강해진다는 생각은 틀린 것일지도 모른다. 많은 것을 몰라서 더욱 용감했던 그 시절, 무엇이든 될 수 있었고 그래서 모든 게 가능했던 그 시절의 나를 만나 보자. 어느새 타협이 더 익숙한, 나의 목소리보다 다른 목소리가 더 가득한 내가 된 건 아닐까. 무엇보다 오롯이 나였던 작은 나를 이 책을 계기로 다시 만난다면 다른 누군가의 위로보다 더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을지도. 어른부터 아이까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오늘의 나를 더욱 기꺼운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전역에서 쏟아져 나온 공감의 목소리! * 귀여운 책이다. 다 잊어버렸지만 나도 이런 세계를 살았구나, 싶고 어쩐지 숙연해진다. * 그 시절의 감정을 지금도 이렇게 세세하게 그려낼 수 있다니 대단하다. * 마스다 미리의 작품을 읽으면 내게도 있었던 소소한 보물들을 떠올리게 된다. * 그땐 모든 게 긴장의 연속이었는데, 누군가 이런 세계니 괜찮다고 알려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 * 이 책 덕분에 잊고 살던 어린 시절의 특별한 추억들이 기억났다! |
‘어린 시절’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그때의 ‘나’가 미숙하고 여렸고, 어른들은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그렇게 약하지 않았다. 어린이를 지켜보는 어른도 생각보다 많았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답답했는데, 이제 이 책을 내밀면 될 것 같다. 마스다 미리는 어린 시절의 자신을 ‘미숙했던 나’가 아니라 ‘작은 나’로 이해한다. ‘작은 나’를 존중하는 태도 덕분에 연민이나 과장 없이 담백하게 어린 시절을 돌아볼 수 있다. 나도 내 얘기인 양 읽었다. 짧고 진지한 놀이에 빠지고, 뻔한 거짓말을 했던 내가, 어떤 때는 고지식하고 어떤 때는 엉뚱했던 내가 이해되었다. 우리 어린 시절에도 다정한 이웃 어른과 자상한 선생님이 있었다. 밤에 피리 소리를 듣고 출동하는 뱀을 상상해 보았다면, 물감을 섞어 새로운 색을 만드는 데 놀란 적이 있다면 누구나 이 책에서 ‘작은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 ‘큰 나’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다른 ‘작은 나’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다. -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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