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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 005
아오모리현 - 009 미에현 - 016 홋카이도 - 023 이바라키현 - 029 시마네현 - 035 시가현 - 041 오카야마현 - 047 이시카와현 - 053 사이타마현 - 059 혼자 여행 추억 앨범 - 065 오사카부 - 073 후쿠이현 - 079 사가현 - 085 나가노현 - 090 가고시마현 - 096 아이치현 - 103 야마나시현 - 108 고치현 - 114 가나가와현 - 120 미야기현 - 126 후쿠시마현 - 131 시즈오카현 - 137 야마구치현 - 142 지바현 - 147 도치기현 - 152 후쿠오카현 - 158 구마모토현 - 164 나가사키현 - 171 야마가타현 - 176 군마현 - 181 니가타현 - 186 교토부 - 191 효고현 - 196 나라현 - 201 도야마현 - 206 돗토리현 - 212 오키나와현 - 218 가가와현 - 222 에히메현 - 227 아키타현 - 232 미야자키현 - 238 기후현 - 244 히로시마현 - 250 이와테현 - 256 도쿠시마현 - 262 와카야마현 - 268 오이타현 - 274 도쿄도 - 280 여행을 마치며 - 288 도쿄 데이코쿠 호텔 1박 여행 - 292 |
Masuda Miri,ますだ みり,益田 ミ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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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개 도도부현 여행의 첫 시작은 12월의 아오모리였다.
--- 「첫 문장」 중에서 눈 치우는 사람들을 여럿 봤다. 장보기. 요리와 청소와 세탁하기. 거기에 ‘눈 치우기’라는 일이 이곳 생활에는 당연히 포함되리라. 눈 치우기를 한 번도 안 하는 인생도 있고 수천 번이나 경험하는 인생도 있다. 사는 곳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 p.27 「홋카이도」 중에서 시가라키 고원 철도의 열차 수가 적은 탓에 갈아타는 데 제법 시간이 걸렸다. 시간표를 조사하고 갔다면 시간 손실도 없겠지만, 시간표를 알아보는 시간과 멍하니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 중에서 흔쾌히 후자를 선택하는 나다. --- p.43 「시가현」 중에서 본가란 언젠가 사라진다. 돌아가고 싶어도 아무도 없는 날이 틀림없이 온다. 그렇게 생각하면 혼자 여행보다 본가에 있는 시간을 당연히 우선시하게 된다. --- p.145 「야마구치현」 중에서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과 관광으로 온 사람은 같은 경치라도 아름다움 혹은 슬픔으로 보는 법이 달라진다. --- p.208 「도야마현」 중에서 혼자 있는 것이 왜 부끄러울까? 이토록 경치 좋은 산을 함께 여행할 사람이 없다니 불쌍하다고 누군가가 ‘생각하지 않을까?’에서 오는 부끄러움이다. 누군가란 지나가는 여행객들로, 그런 생판 모르는 남이 ‘불쌍하다’고 생각해봤자 두 번 다시 만날 일도 없다. 그런데도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인 척하거나 일 때문에 취재하러 온 사람인 척 메모하는 나……. 한편으로 이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나도 어딘가 있다.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구는 건 왠지 거짓말 같다. --- p.210 「도야마현」 중에서 저 학생들이 이용하는 통학로는 참 아름다웠다. 아침에는 아침대로, 저녁에는 저녁대로 아름다운 나가라강과 첩첩산중을 매일 당연하게 보다니. 어른이 되어 문득 이 풍경을 떠올리며 그리움을 느끼겠지. 부자 명문고에 다녔다고 자랑하는 사람보다 통학로의 경치가 아름다웠다고 말하는 편이 왠지 ‘승자’ 같다. --- p.248 「기후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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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행이 점점 즐거워진다.”
“이번 여행을 마친 후에도 종종 혼자 여행을 다닌다. 혼자 여행에 전혀 흥미가 없었던 내가 말이다.” 첫 여행은 한겨울의 아오모리로 야심차게 출발했다. 그러나 혼자 여행이 익숙하지 않고 여행을 즐기는 방법도 모르는 시기라 미숙함만이 가득하다. 게다가 타인에게 쉽게 말을 걸지 못하는 작가의 내향적인 성격이 글과 상황에서 잘 묻어난다. 이런 소심한 사람이 처음으로 혼자 하는 여행이라니. 작가 역시 첫 여행의 소감을 이렇게 밝힌다. “재미있다거나 맛있다거나 아름답다는 감상을 다른 사람과 나누지 못해 쓸쓸했다”고. 하지만 이 생각은 여행을 거듭하면서 점차 바뀌기 시작한다. 혼자 여행의 묘미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스스로 정한 일정과 취향에 맞게 고른 장소를 느긋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스다 미리 역시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보고 싶은 것을 보러가며 혼자만의 여행이 주는 특별함을 마음껏 누린다. 자신에게 맞는 여행 스타일을 찾게 되기까지 여러 시행착오도 겪지만, 마음속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스스로를 더욱 잘 알아가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이 시기를 “한 번뿐인 인생을 생생하게 느낀 4년”이라고 여행을 마치며 이야기한다. 이번 여행에서 결심한 바가 하나 있다. 바로 무리해서 식사하지 않는 것. 기왕에 왔으니까 가능하면 지역 명물 요리를 먹어야지!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음식을 명물이라는 이유만으로 억지로 먹는 것은 너무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을 바꿨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자. 그러면 여행의 재미가 반감된다고 흉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당당한 어른이니까 자유롭게 하겠다. 「p. 27_홋카이도」 혼자 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도 가득하다. 혼자 여행 온 자신의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신경 쓰고, 식당 밖에서 몇 번이나 두리번거리다가 겨우 들어가기도 하고, 소소한 오해와 황당한 에피소드를 겪기도 한다. 작가는 오카야마현의 구라시키를 여행하던 중 모르는 아저씨가 친절하게 말을 걸어 몇 마디 주고받았는데, 알고 보니 헌팅이었다는 것과 에히메현의 도고 온천 관내를 견학할 때 초등학생 아이 둘을 데리고 온 아빠와 같은 팀이어서 누가 봐도 4인 가족 같았다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가끔은 피치 못하게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생긴다. 눈을 맞느라 몸이 식어서 호텔에 돌아오자마자 목욕부터 했다. 호텔 대욕탕에 함께 들어간 예순 넘은 할머니가 물었다. “바깥양반이랑 같이 왔수?” “아니요, 혼자요”라고 대답하자, 할머니는 “뭣이?” 하고 절규했다. 할머니가 너무 놀라는 것 같아서 “남편이 급한 일 때문에 못 오게 됐는데 저 혼자라도 가라고 해서요”라고 납득할 만한 거짓말을 했다. 할머니는 그렇다면 이해하겠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p. 235_아키타현」 혼자 여행을 잘 해나가던 마스다 미리. 그러나 지칠 때도 있다. 아무런 의욕도 없고 혼자 여행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전혀 새롭게 다가오지 않던 그런 시기. 3월의 마지막 날, 당일치기라도 좋으니 될 대로 되라며 야마가타로 훌쩍 여행을 떠났다. 소고기 스테이크를 먹고 기운을 차린 작가는 전부터 가보고 싶던 긴잔온천에서도 묵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소복이 눈이 쌓인 조용하고 한적한 온천 마을. 공공 족탕에서 몸을 데우며 강에서 낚시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바싹바싹 말랐던 감정이 촉촉해지기 시작했다. 여행은 이런 것이 아닐까. 뭐든 배우라고 종용하지 않고 그저 우리 앞에 놓여 있을 뿐이다. 내 마음과 사뿐사뿐 대화할 자유시간인 것이다. 혼자 여행, 기운 나네.「p. 179_야마가타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