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품] 민주인권 아크릴 키링(포인트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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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
『당신을 측정해 드립니다』 『타오 씨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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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
편리한 소비가 배송한 불편한 질문 보이지 않는 노동을 보이게 하는 이야기 작가는 청소 노동자들이 새벽 전용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뉴스를 보고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에서 깊은 밤과 새벽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작은 점 같은 사람들이 모여 선이 되고 원이 되어 순환하는 사회 시스템의 모습까지 그려 냅니다. 세상이 아무 일 없이 돌아가려면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 연쇄 고리 같은 노동의 연결을 담담히 묘사하면서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노동과 사람이 있다고 말합니다. 작가는 검정과 노랑, 절제된 색으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세상을 그립니다. 소비가 빠르고 쉬워질수록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가 멀어지는 공간에 노동자와 그들의 일터를 묘사하여 채워 넣습니다. 바나나의 주문과 도착 사이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그리며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일깨웁니다. ‘일찍’이라는 평범한 단어가 일으킨 파장을 예리한 통찰로 담은 이 그림책은 편리한 소비 속에 숨은 이면을 상상해 보자고 권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노동을 기억하지 못하면 인권이 존중되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없으니까요. 『당신을 측정해 드립니다』 모든 고양이는 평등하고 존엄하다? 측정하는 걸까? 측정당하는 걸까? 그림책에서 측정의 주인공은 고양이입니다. 고양이는 기초, 심화, 종합 단계에 맞춰 측정을 수행합니다. 고양이는 측정을 직접 경험하는 존재이면서 측정을 당하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기초 측정의 한 장면을 볼까요. 다양한 털 색깔을 지닌 고양이의 귀여운 얼굴들을 보여 주고 당신의 색깔이 삶의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합니다. 얼핏 고양이 털 색깔이 고양이 삶의 큰 영향을 미친다니 무슨 뜻인지 단번에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고양이의 자리에 얼굴색이 다른 사람을 넣으면 알게 됩니다. 인종 차별을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요. 고양이와 사람의 자리를 슬쩍 바꿔 놓고 나면 고양이의 색깔에 따라 호감을 나타내는 인간의 일상적인 행동도 곱씹어 보게 하지요. 심화 측정에서 고양이들은 능력을 측정합니다. 체력, 순발력, 지구력, 집중력, 사고력 등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는 능력이지요. 어느 대학교의 졸업 사진을 그린 장면이 있습니다. 학사모와 검정 가운을 입고 꽃다발을 든 고양이들 사이로 학사모를 쓰지 않은 한 고양이를 보여 주고 질문합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증명할 방법이 있나요?” 학사모와 가운은 학업을 성실하게 수행한 성취인 동시에 대학교를 나온 사람과 나오지 못한 사람을 구분하는 상징이기도 하니까요. 학력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무신경한 인식을 꼬집으면서 학벌 위주의 편견이 차별을 낳는 사회를 예리하게 드러냅니다. 종합 측정의 단계에 이르면 일상 속에 스며들어 진행되는 측정의 모습들이 이어집니다. 이를테면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휴대폰의 화면을 보여 줍니다. 언제나 실시간 소통하는 SNS가 자기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곳인지, 타인의 관심을 의식하며 끊임없이 비교하는 곳인지 돌아보게 만들지요. 『타오 씨 이야기』 평범한 하루 속에 고착된 차별과 이중성 타오 씨 이야기는 어느 여성 이주노동자의 기사에서 출발하였습니다. 타의로 미등록 외국인 신분이 되어, 산업재해에 노출되는 근무 환경에서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자녀를 같은 미등록 신분 처지로 홀로 키울 수밖에 없으며, 언제 강제출국 당할지 모르는, 절박한 사연. 한 사람의 이야기이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입니다. 이들의 한국 생활이 타오 씨의 하루 속에 여실히 담깁니다. 장재은 작가는 대구 성서공단을 직접 취재하며 일터의 풍경을 낱낱이 그렸습니다. 복잡한 기계와 날카로운 부품 조각이 널브러진 공장 내부, 미등록 외국인 단속 기간의 한산한 시장. 생생한 묘사와 더불어 칸의 흐름을 예민하게 연출하여 인물의 생활 감정을 담았습니다. 길고 고된 업무 시간과 사람 좋아 보이는 한국인 동료들에게 이따금 무시받고 소외받는 기분. 하지만 그 안에서도 웃음과 배려, 감사함을 찾는 시선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