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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빛을 머금은 투명 나무, 그 신비롭고 아름다운 생명의 세계를 노래한
화이트 레이븐스 수상작 화이트 레이븐스, 볼로냐 라가치상 어메이징 북쉘프 등에 빛나는 허정윤 작가와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정진호 작가의 상상력이 아름답게 응축된 『투명 나무』가 새로이 출간되었다. 숲속 일 번지에는 투명 나무들이 살고 있다. 이 투명 나무들은 노랑빛으로 물들기 시작해 노랑 바나나 숲처럼 되었다가, 하얀 빛을 입고 하얀 양파 숲처럼 되었다가, 주황빛이 스며 동글동글한 호박 숲처럼 변하며 숲속 일 번지를 다채롭게 수놓는데……. 길을 지나던 토끼들, 달구경 가던 멧돼지 가족, 곰 부부도 이 빛의 축제를 즐기듯 숲속 일 번지로 모여든다. 투명 나무의 생명력이 움터 자라고, 동물들이 곳곳을 메우면서 숲속 일 번지는 종종색색의 모양과 색감, 소리를 품은 곳이 되었다. 마치 모두에게 살기 좋은 낙원처럼. ‘숲속 일 번지에는 투명 나무들이 살고 있어. 작은 나뭇잎 한 장도 아름다웠지.’ 허정윤 작가는 이 첫 문장을 적으며 나뭇잎 한 장이 품고 있는 투명함이 얼마나 눈부신지 전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투명 나무의 투명함은 비어 있는 상태가 아니라 세상의 모든 빛깔을 받아들이기 위한 깨끗한 시작을 의미하기에 그럴 테다. 정진호 작가는 이 ‘투명’에 색이 입혀지고 여러 물건이 열려 환상의 숲이 되어 가는 과정을 담백하게 표현함으로써 숲속 일 번지의 자유롭고 눈부신 광경을 연출해 냈다. 『투명 나무』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을 지내며 아름다운 빛깔로, 열매로, 공기로 존재하는 자연의 덕과 저력을 새롭게 직관하게 한다. 투명 나무들은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 갔을까? 불협화음이라곤 존재하지 않을 것 같던 숲속 일 번지는 갑자기 등장한 손님으로 인해 그 모습을 잃어 간다. 도끼와 사다리와 수레가 바삐 오가고 난 자리에는 잘려나간 밑동만 황폐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투명 나무들은 어디로 갔을까?’ 허정윤 작가는 이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한다. ‘땅속 일 번지에는 투명 나무들이 살고 있어.’ 나무들은 사라진 게 아니라 제 빛을 품은 채 잠시 땅속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다시 피어날 날을 꿈꾸며 기다리는 것이다. “ 우리가 자연을 진심으로 그리워하고 사랑할 때, 땅속에서 숨죽여 자라던 생명들은 다시 다정하게 고개를 내밀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자연과 다시 만나는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