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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의 말 로라 엘 마키
1장 : 시간 앙투안 콩파뇽 01. 독자의 초상 02. 긴 시간 03. 미로 같은 시간 04. 잃어버린 시간 05. 되찾은 시간 2장 : 등장인물들 장 이브 타디에 01. 독자의 초상 02. 어머니의 얼굴 03. 샤를 스완 04. 샤를뤼스 남작 05. 알베르틴 3장 : 프루스트와 그의 세계 제롬 프리외르 01. 사교계 칼럼니스트 프루스트 02. 사교계 비평가 프루스트 03. 프루스트의 숨겨진 얼굴 4장 : 사랑 니콜라 그리말디 01. 독자의 초상 02. 욕망 03. 기다림 04. 질투 05. 환상 5장 : 상상계 줄리아 크리스테바 01. 독자의 초상 02. 감각을 쓰다 03. 눈길 04. 잠과 꿈 05. 현대적인 작가, 프루스트 6장 : 장소들 미셸 에르망 01. 독자의 초상 02. 콩브레 03. 발베크 04. 파리 7장 : 프루스트와 철학자들 라파엘 앙토벤 01. 독자의 초상 02. 프루스트와 몽테뉴 03. 프루스트와 쇼펜하우어 04. 프루스트와 니체 05. 프루스트와 카뮈 8장 : 예술 아드리앵 괴츠 01. 독자의 초상 02. 음악 03. 회화 04. 글쓰기 05. 독서 옮긴이의 말 |
Antoine Compag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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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가장 멋진 말들을 우리는 위대한 작가들에게서만이 아니라 특히 만족을 모르는 독자들에게서도 듣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읽고 모작까지 쓴 프루스트가 그런 독자다. 그에 의하면, 소설가만이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해방해줄” 수 있고,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을 읽는 동안, 등장인물들의 가상의 삶을 통해 다른 여러 삶을 살게 해줄 수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는 그런 삶이 5백여 개나 된다….
--- p. 55 『되찾은 시간』의 마지막 페이지는 내가 무척 좋아하는 페이지 중 하나다. 그 페이지는 이 책 전체를 담은 것 같고, 3천 페이지 전에 등장한 첫 단어, “긴 세월”로 우리를 다시 데려가는 것 같다. 처음과 끝이 그렇게 결합하여, 프루스트가 다른 무엇보다 우리에게 시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시간의 위대한 소설가임을 확인해준다. --- p. 58 동성애 성향의 작가는 프루스트 이전에도 많았으나 그만큼 용기를 보여준 이는 아무도 없었다. 왜소하고, 허약하고, 병들고, 이미 다른 많은 이유로 사람들의 비판을 받아온 그가 넓은 의미의 소수자들 - 병자, 유대인, 동성애자는 물론이고 어떤 면에서는 늘 이해받지 못하는 소수의 위대한 예술가들까지 포함하여 - 의 대변인을 자처한다. --- p. 82 프루스트는 “우리가 진실을 늘 아는 건 아니다”라는 골로의 문장을 거듭 인용하는데, 매우 단순화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바로 프루스트의 진실이다. 진실은 여기에 있으나, 우리는 그것을 알지 못한다. --- p. 89 프루스트에 대한 여러 일화가 떠돌아다니며 우리의 뇌리를 사로잡고 있다- 어머니를 깊이 사랑했고 자신의 성性에 의문을 품었던, 천식 환자에 화를 잘 내는 속물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정말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의 매끈한 얼굴, 어두운 눈길, 잘 빗은 머리는 무엇을 감추고 있을까? 지금까지도 우리가 모르는 다른 프루스트가 있을까? --- p. 108 만약 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지막 단어를 쓴 직후인 1922년 11월 18일에 51세의 나이로 죽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그는 전쟁 전에 출간된 제1권 『스완네 집 쪽으로』를 재검토하고 수정했을 것이다. 그가 다른 시대를 살았더라면, 그의 작품이 그를 집어삼키지 않았다면, 늘 그가 원고 뭉치로 뒤덮인 침대에 누워 지내지 않았다면,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 p. 111 프루스트에게 사랑은 우리가 다가갈수록 달아나는 행복을 기다리는 일이다. 어떤 사람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건 오직 그 사람의 부재뿐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곁에 존재하기만 해도 우리가 무엇 때문에 그 사람을 갈망했는지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까 프루스트의 세계에서 끊임없이 나를 매료한 세 가지 주제는 기대, 실망, 상상의 매혹이다. 세 번째 주제가 앞의 두 주제를 이어준다. --- p. 119p 프루스트를 읽는 일은 훈련 그 이상이다. 그것은 진정한 체험이다. 모든 작가가 자기만의 길을 찾기 위해 마음을 열어야 할 체험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그 길은 ‘어린 마르셀’이 내는 길이다. --- p. 160 우리 사회는 최근 들어서야 성적 도착을 죄악시하지 않고, 그것이 어떻게 내밀한 영역에 속하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사도마조히즘, 동성애, 질투 등. 프루스트는 한 세기도 더 전에 이미, 그것도 섬세한 방식으로, 어떤 대의나 공동체의 신봉자를 자처하지 않고서 그렇게 했다. --- p. 172 그는 평생 어느 집단에도 ‘소속’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동화되지 않으려고 피한다. 그에게 딜레마는 햄릿의 딜레마인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속하느냐, 속하지 않느냐”였다. 이런 태도로 그는 프랑스 사회를 통렬히 비난하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프랑스 사회는 소속을 모든 실존의 조건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그는 분류를 좋아하지 않고, 모든 것의 주변에 머무는 걸 선호하며, 오늘날 우리가 집단주의라고 부르는 것, 파벌주의에 갇히는 데 대해 극도로 경계심을 보였는데, 그렇다고 그가 어떤 대의에도 동조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 p. 184 프루스트는 그 어떤 이론으로도 포착할 수 없는 미, 그 돌연한 출현이 자명한 만큼이나 수수께끼처럼 나타나는 미의 철학자다. 사실 우리는 모두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프루스트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이런 경험을 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설명할 순 없지만 부인할 수 없는 그 수수께끼 같은 미의 분출, 그런 감정을 느껴볼 수 있게 해준다. --- p. 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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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명의 프루스트 전문가와 함께 프루스트의 진짜 삶을 만나는 시간.
“프루스트가 ‘사교계’ 작가가 되기에 이른 건 무한히 많은 세계를 산 덕분이며, 그 세계들에서 우리는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가면들 너머로,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_ 105p 뮤진트리가 출간하는 “ooo와 함께하는 여름” 시리즈는 프랑스의 공영 라디오 방송 〈프랑스 엥테르〉에서 십 년 넘게 매해 여름 방송되고 이듬해에 책으로 출간되는 “ooo와 함께하는 여름” 프로그램에서 출발했다. 무더운 여름, 매일 몇 분씩, 위대한 작가들의 삶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이 라디오 프로그램은 이제 연례행사가 되어, 해마다 많은 독자가 위대한 작가들을 방송으로 뒤이어 책으로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한다. 이중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을 뮤진트리가 이 시리즈의 여덟 권째 책으로 출간한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대표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스완네 집 쪽으로』,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게르망트 쪽』, 『소돔과 고모라』, 『갇힌 여인』, 『사라진 알베르틴』, 『되찾은 시간』의 총 7권으로 구성된 긴 소설이다. 프루스트가 1906년경부터 아이디어를 착상하고 1922년에 집필을 완료하는 동안, 이 대작은 1913년에 첫 책 『스완네 집 쪽으로』를 필두로 1927년까지 순차적으로 출간되었다. 그 사이 1922년에 저자가 세상을 떠나서, 일곱 권 중 마지막 세 권은 작가 사후 출판되었다. 14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완간된 이 놀라운 소설로 프루스트는 오늘날 꼭 읽어야 할 중요한 작가로 손꼽히며, 가장 많이 연구되고 해석되고 인용되는 작가가 되었다. 그 작가를 아홉 명의 전문가가 각자의 시선으로 읽고 해석한다.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프로그램을 기획한 로라 엘 마키와 더불어 소설가요 전기작가요 대학교수 들인 여덟 명의 최고 전문가, 앙투안 콩파뇽, 라파엘 앙토벤, 미셀 에르망, 아드리앵 괴츠, 니콜라 그리말디, 줄리아 크리스테바, 제롬 프리외르, 장-이브 타디에가 프루스트의 삶과 작품의 다양한 면면들에 주목한다. 그리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토대가 되는 질문들에 대해 성찰한다. 흘러가는 시간을 어떻게 붙들까? 사랑은 왜 고통을 안길까? 우리는 누군가를 정말로 안다고 할 수 있는가? 문학을 발견하기 위해 읽고 또 읽어야 하는 책 앙드레 모루아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해 “대성당의 단순함과 장엄함을 지닌” 작품 같다고 말했다. 그런 최고의 양면성에 비유되듯, 이 소설은 분류할 수 없는, 참으로 깊은 작품이어서 우리는 “진짜 삶을, 충만히 살아낸 단 하나의 삶”을, 다시 말해 문학을 발견하기 위해 읽고 또 읽는다. 프루스트의 성공은 한 권의 위대한 책을 썼다는 것만이 아니라, 동시에 문학을 혁신했다는 의미도 갖는다. 20세기 문학의 풍경을 뒤엎어버린 이 놀라운 소설은 우리를 ‘벨 에포크’ 시대 파리의 문학 살롱으로, 브르타뉴의 시골 마을로, 베네치아로, 노르망디의 해변으로 실어간다. 그리고 우리에게 삶을 얘기하고, 인간관계의 미묘함, 연애 감정의 모호함, 상상력의 유익함, 예술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긴 시간 동안 기억과 추억이 고통과 행복으로 점철되고, 하나같이 인상적인 주인공들을 통해 시간에 대한 빛나는 사유가 소설이라는 외피 속에서 철학적으로 펼쳐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자에게 이 대작을 완독하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전체가 3천 쪽에 달하는 분량이어서만이 아니라, 긴 문장 탓도 있을 것이다. 프루스트의 긴 문장은 아주 독특하다. 사건과 여담으로 이루어진 한 문장인데, 그 길고도 긴 문장들 속에서 독자는 자주 길을 잃고 급기야는 독서를 포기하게 되고 만다. 유능한 안내자가 있으면 좀 다를까. 어떻게 읽어야, 섬세하고 아름답기로 정평이 난 이 소설의 본질을 맛볼 수 있을까. 프루스트 전문가들이 해석한 프루스트 이 책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의 장점은 무엇보다 〈프랑스 앵테르〉에서 이 야심찬 프로그램을 기획한 로라 엘 마키가 프루스트 전문가를 무려 여덟 명이나 끌어모았다는 점일 것이다. 모두가 프루스트의 열렬한 독자이고, 그에 관한 연구를 이어온 최고의 프루스트 전문가들이니 말이다. 그들은 열혈 독자로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었던 개인적인 경험을 들려주고, 각자에게 가장 와닿은 한 가지 주제로 이 작품을 다시 읽어낸다. 당연히 관점은 다채롭고 해석의 치밀함이 남다르다.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를 역임했고 『두 세기 사이의 프루스트』의 저자인 앙투안 콩파뇽은 프루스트의 ‘시간’을, 『마르셀 프루스트 전기』를 펴낸 장-이브 타디에는 작품 속 ‘주요 인물들’을, 『유령 프루스트』 저자인 제롬 프리외르는 ‘프루스트와 사교계’를, 『프루스트,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쓴 니콜라 그리말디는 프루스트의 핵심인 ‘사랑’을, 『감각적 시간, 프루스트와 문학적 경험』의 줄리아 크리스테바는 ‘상상의 힘’을, 탁월한 전기 『마르셀 프루스트』의 저자 미셀 에르망은 ‘상징적 장소’들을 얘기하고, 철학 교수이자 『프루스트의 독서』를 쓴 라파엘 앙토벤은 프루스트의 ‘철학자다운 면모’를 부각하고, “프루스트 시대의 여성 화가와 살롱들”이라는 제목의 전시 도록을 기획한 아드리앙 괴츠는 ‘프루스트의 예술 사랑’에 주목해 이 방대한 작품의 초상을 그린다. 이 프로젝트의 리더인 로라 엘 마키는 이 매력적인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말로 이 책을 열고, 이어지는 여덟 개의 장마다 도입부를 맡아 집필함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그 덕택에 책의 중심이 확실하게 잡혀 있다. 프루스트 읽기의 최고 안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우리가 답을 얻지 못한 모든 것의 집약체다”라고 평한 라파엘 앙토벤의 말처럼, 프루스트에 관한 연구는 결코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증명하듯, 이 내로라하는 안내자들의 해석은 어느 한 주제도 겹침 없이 탄탄하고 균형감이 좋다. 프루스트 작품에 담긴 사랑과 상실, 욕망과 불안, 행복과 고통, 기다림과 실망을 이처럼 정곡을 찌르듯 분석해놓으니, 가히 프루스트에 관한 최고의 안내서로 손색이 없다. 더구나 각 주제에 맞는 프루스트의 글을 세심히 골라 인용해두어, 프루스트의 섬세한 긴 문장을 직접 음미해볼 수도 있다. “그대 인생 위에 언제나 하늘 한 조각은 간직하라”고 프루스트는 『스완네 집 쪽으로』에서 말했다. 이 책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이 품은 가볍고 활기찬 야심이 바로 그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