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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에 만나는 ‘만년샤쓰’ 창남이의 얼굴
문화 운동가 소파 방정환 선생이 지은 동화 《만년샤쓰》엔 지금은 보기 드문 밝고 씩씩한 어린이가 나온다. 남이 걱정이 있어 얼굴을 찡그릴 때에는 우스운 말을 지어내고, 친구들이 곤란한 일이 있을 때에는 좋은 의견도 잘 꺼내는 주인공 창남이는 시원하고 유쾌한 소년이다. 어느 추운 체육 시간, 교복 재킷을 벗으라는 체육 선생의 호령에 창남이는 웃옷을 벗지 못한다. 그러곤 샤쓰(셔츠)가 없어 그는 선생에게 ‘만년샤쓰’를 입었다며 맨몸을 씩씩하게 드러낸다. 다음날엔 짚신을 신고, 바지는 한복 바지를 입고 등교를 해 반 아이들이 웃는다. 동네에 불이 나 이웃들에게 자신이 입던 옷을 벗어 준 것이다. 사정을 묻는 선생의 말에 창남이는 처음으로 자신과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눈물을 흘린다. 추운 날 셔츠가 없어 맨몸인 만년샤쓰를 입고도 어머니와 이웃에게 옷을 나눠주는 창남이의 마음은 시대를 넘어 감동을 준다. 그러나 그도 만년샤쓰를 입고 추운 겨울을 견디기엔 어린 소년이었다. 우리 시대 아이들에게 ‘만년샤쓰’를 입게 하는 현실의 무게는 무엇일까. 급식 시간이 즐겁지 않은 아이, 방과 후 집에 홀로 있는 아이,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 시험 성적 때문에 운동장에 나가 놀지 못하는 아이. 햇빛이 따뜻한 오후,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하고 학원 버스에 올라타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우리의 ‘창남이’가 다시 씩씩하고 밝은 표정을 짓기에 필요한 ‘새 옷’은 무엇일까. 동화 《만년샤쓰》를 통해 ‘창남이’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눈이 깊은 아이 문학을 보다 첫 번째 그림 동화책 ‘눈이 깊은 아이 - 문학을 보다’는 소설, 시 등의 문학 작품에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그림을 더해, 어린이 독자들이 풍부한 상상력으로 읽을 수 있는 그림책 시리즈이다. 아이들이 현실 감각을 키워가며 보편의 가치를 자유롭게 말하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문학 작품을 선정 그림과 함께 담는다. ‘어린이’라는 말 확산에 기여한 소파 방정환 선생의 뜻을 깊이 새기고, 돌아오는 어린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대표 작품인 동화 ‘만년샤쓰’를 첫 책으로 발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