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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시
유희경
아침달 20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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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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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Ⅰ. 사담

Ⅱ. 사담

양산을 쓴 부인과의 대화
문학(시)적 경험에 대하여
월담? 앙드레 케르테스의 사진
the sound i saw―로이 디커러바의 사진
모던 컬러―프레드 헤어조크의 사진
아홉 장의 밤
전 이야기
사진 버리기
T3 이야기
흔들린 사진
바다―스기모토 히로시의 사진
사진과 시―윤후에게
사진 외유

Ⅲ. 시

이야기―쿠쿠의 커다란 자루
이야기―책장에 꽂히지 않을 만큼 커다란 상념에 대하여
그러나 다음 정거장으로
이야기―색

저자 소개1

유희경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과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다.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데뷔, 시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오늘 아침 단어』 『당신의 자리-나무로 자라는 방법』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산문집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 『세상 어딘가에 하나쯤』 등을 펴냈다. 시 동인 ‘작란’의 한 사람.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시인이고,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의 서점지기이다. 시집을 펼쳐 잠시 어딘가로 다녀오는 사람들을 마중한다. 종종 서점에 머무는 독자들에게 머그에 커피를 담아 건네곤 한다. 종일 이 작은 서점 일의 즐거움에 대해 궁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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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264g | 110*180*16mm
ISBN13
9791189467517

책 속으로

언제나 다음은 침묵이다. 침묵은 끝이 아니다. 지나온 시간이며 그리움이고 미래로 가는 통로이자 한 사람을 떠올리는 마음이다. 이 책을 읽는 친애하는 당신과 내가 ‘우리’라는 범주로 묶이기 위해서도 침묵이 필요하다. ‘우리’는 침묵을 사이에 두고 주고받게 된다. 시와 사진이 만나는 자리도 침묵의 영역에 마련된다. 침묵으로부터 시는 출발하고 침묵에 닿아 사진은 완성된다. 침묵에 대한 믿음. 침묵으로부터의 사랑. 『사진과 시』라는 무모한 제목은 이를 전제로 가능해진다.
--- p.7

주시하기를 주시하기. ‘찍음’와 ‘찍힘’의 능동과 수동이 만날 때, 정반대에 놓인 행위가 겹쳐질 때, 촬영자와 피사체가 포개어질 때, 닮음과 다름의 경계가 허물어질 때, 확장되고 확대되는 세계. 기억 속에 나의 모습이 포함되고, 꿈에서 내가 나를 볼 수 있는 것처럼 나는 나의 원형과 마주 본다.
--- p.26

사진과 관계된 사물, 카메라와 그것을 이루는 모든 부속과 개념, 카메라를 조작하는 사람의 판단과 이해, 사진의 대상으로 선택된 사람과 사물과 풍광 그리고 그것들의 전체. 곧 한 세계가 가진 힘. 그것은 기억의 한 방식이다. 남거나 남지 않거나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나는 죽음이 전달되는 과정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나의 아버지 사진은 어느 순간 완전히 유실될 것이다. 유실 또한 기억의 한 방식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 p.59

쓰다 막히면, 돌아갈 곳이 없다 싶어지면 나는 모든 불빛을 끄고 어둠 속에서 기다린다. 어둠에 몸과 마음을 맡긴다. 그러면 만져지는 게 있다. 맥락의 흔적과 자국. ‘찰’과 ‘칵’의 사이, 인과관계에서 떨어져 나온 우연. 그것이 내 시의 원형이다.
--- p.95

‘청년은 망원을, 노인은 광각을 찾는다‘라는 속설이 있다. 커다란 망원렌즈는 시력을 초월하게 만들어준다. 조금 더 가까이, 보지 못하는 것까지 상세히. 어쩌면 젊음의 속성일지도 모른다. 당기는 게 아니라 풀어놓기. 좁히는 게 아니라 넓히기. 시력을 증강하는 것보다 당장 볼 수 있는 것을 살피는 일에는 편안함이 있다. 광각의 너르고 가까운 세계는 사실적이다. 오직 하나의 대상에만 집중하던 열렬함은 때로 어리석음과 등치된다.
--- p.106

텍스트는 읽기를 통해 존재하게 된다. 읽기가 가능하다면 그것은 모두 텍스트다. 마음을 읽는다. 분위기를 읽는다. 공기를 읽는다. 감정을 읽는다. 그림과 사진을 읽는다. 영화의 장면을 읽는다. 이때 마음, 분위기, 공기, 감정, 그림과 사진, 영화의 장면은 텍스트이다. 다시 말해 텍스트의 질료가 단지 언어일 수만은 없다. 읽기가 언어화된 이해 혹은 언어화된 것에 대한 이해만을 일컫지 않는 것처럼.
--- p.148

나는 침묵으로부터 비롯되는 분리와 그 너머를 꿈꾸는 이해의 추구를 ‘월담‘으로 이해한다. 월담은 현상이나 행위가 아니다. 침입도 폭력도 아니다. 그것은 가능성이다. 어려움을 끌어안은 채 이어가는 도전이다. 그 무엇도 용인하지 않는 단단한 성벽 너머로 가닿으려는 이 무용하고 무방한 노력으로부터 인간이 인간과 더불어 인간으로 살 수 있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읽기와 시로부터 시도되는 것이 아닐는지. 지나치리만치 낙관적인 이와 같은 기대를 나는 믿고 있다.
--- p.157

초점이 어긋나 있다. 둥근 빛망울이 맺혀 있다. 잠들려는 사람의 눈이다. 졸린 눈은 액체가 되어 고인다. 고인 시선은 꿈이 된다. 굿나잇. 잠들려는 모든 존재는 축복 아래 있다. 생활이 포커스 아웃된 상태에서.

--- p.181

출판사 리뷰

“언제나 다음은 침묵이다.
침묵은 끝이 아니다.
지나온 시간이며 그리움이고 미래로 가는 통로이자
한 사람을 떠올리는 마음이다.”

바라보는 일의 어렴풋함을
이야기로 현상하는 사진과 시에 관하여


생활 속에서 탐구하는 테마와 시를 나란히 두고, 시와 생활이 서로를 건너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아침달의 에세이 시리즈 ‘일상시화’의 네 번째 순서로 시인 유희경의 산문집 『사진과 시』가 출간되었다. 등단 이후 고요하고도 기민한 감각으로 삶에 가려져 있던 감정과 진실을 마주해온 시인 유희경의 세 번째 산문집이다. 이번 산문집에서는 어디서 자세히 말해본 적 없이, 머뭇거리기만 했던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흐른다.

시인이 살면서 간직했던 카메라를 통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보는 일’에 대한 새로운 초점을 재구성한다. 어느 날 홈쇼핑에서 판매하던 보급형 카메라를 어머니로부터 덥석 받게 된 날로부터, 사랑과 원망을 동시에 느끼던 외할아버지에게서 물려받게 된 이안반사식 카메라 ‘롤라이플렉스’, 무리에서 이탈하기 좋아하던 아버지의 관광 사진 속 흐릿한 해상도를 복구하기 위해 ‘드럼스캔’ 가게를 전전긍긍했던 어느 겨울까지. 기억에 자리 잡고 있던 어렴풋한 이야기가 시인의 언어를 통해 선명한 해상도로 복원된다.

시인은 그동안 자신의 손을 거쳐 간 카메라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장비’라고 부를 수 있는 카메라의 시선과 연대하며 바라보고, 사로잡혔던 것들을 통해 어떤 비밀은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또 어떤 비밀은 끝끝내 지켜지기도 한다. 시인은 한쪽 눈으로 바라보게 된 세계에서 감은 눈으로는 본 것들을 담는 것이라고 고백한다. 카메라의 원리와 닮은 듯한 시인의 시선은 카메라 동호회 사람들과 나눈 정다운 우정 속에서, 쿠쿠에게서 느끼던 작은 동경 안에서, 가족들을 이해해나가는 어떤 실마리 안에서 구체화된다. 빛에서 어둠으로, 다시 어둠에서 빛으로 이동하는 시선의 명암은 한 장 사진 없이도 이야기를 통해 충분히 전해진다.

“나는 내가 오직
찾고만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삶이라는 가능성 안에서
찾는 일로 다가서는 시인의 시선들


카메라를 처음 갖게 된 첫날에 찍은 용량 8MB의 사진 목록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첫 번째 사담은, 시인이 자신의 유년과 카메라를 처음 쥐게 된 최초의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 사진 세계에 입문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것은 자신의 원형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이자, 쓰고 읽고 보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한 제목에 묶이지 않고, 단편들이 이어져 만드는 파노라마 속에서 시인은 자신의 근원적인 이야기의 윤곽을 그리며 과거와 현재, 죽음과 모노크롬, 사진과 시 그 경계를 넘나든다.

두 번째 사담은 ‘바라보기’에서 출발했던 사진의 영역이 자연스럽게 쓰기의 영역으로 옮겨오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시인의 명징하고 맑은 사유가 빛나는 두 번째 사담의 산문들에는, 시인이 그려온 세계와 지켜나가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를 그려나간다. 첫 번째 사담이 어떤 경계에 놓여 있는 이야기들로 과거라는 시간에 접속하는 시도였다면, 두 번째 사담은 그 경계에 몸담으며 기꺼이 헤매온 체험적 이야기들의 향연이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삶을 추동해온 ‘찾고만 있었던’ 나의 진실에 대한 깨달음으로 수렴된다. 책 말미에 수록된 네 편의 시는, 시인이 작품에서 그동안 몰두해왔던 ‘이야기’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도약하는 작품들로 수록되었다.

시인은 망각의 편에 서서 기억을 고찰한다. 그것은 사진으로 재단된 붙잡힌 순간 너머를 바라보고자 함이다. 이 책에는 시인이 지나온 이야기로써 조감하려고 하는 미래가 오롯이 담겨 있다. 어머니와 아버지, 외할아버지, 전 등 가족을 비롯하여 ‘펜세금포럼’ 동호회 사람들과 쿠쿠, 그리고 그의 사진 선생님이라 부를 만한 여러 작가들까지. 시인의 시선 속에서 포착되는 인물들은, 그가 찾고만 있었던 삶 안에서 ‘바라보기’의 새로운 형태를 발명하며 살아감의 방식을 터득하는 데 중요한 등장인물이기도 하다.

시인은 사진과 시를 통해 깨달은 것을 함부로 속단하지 않고, 그 너머에도 이야기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유실된 것 또한 기억의 방식이라 여기며 우리가 붙잡고 있던 순간을 새로이 환기한다. 빛이 무언가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돕고, 어둠은 그것을 담아내게 만든다는 카메라의 원리처럼 시인도 세상을 본다. 고요와 침묵을 셔터 소리로 깨우며 찾아낸 이 이야기들이 시인 자신의 자화상으로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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