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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7
등장인물 … 9 일러두기 … 10 프롤로그 … 12 제1장 … 14 제2장 … 21 제3장 … 34 제4장 … 45 제5장 … 56 제6장 … 58 제7장 … 76 제8장 … 89 제9장 … 92 제10장 … 104 제11장 … 117 |
최치언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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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보인다. 한낮의 더위 속에서 짐승처럼 숨을 할딱거리고 있는 체육관이 보인다. 모든 것이 그대로다. 한 달 전처럼. 한 달은 짧다. 아니, 길다. 한 달 전에 벌어진 일을 이해하지 못하면 한 달은 일 년이 되고, 십 년이 되고, 평생도 된다.
--- p.14 넌 철봉대에 거꾸로 매달려 하루 종일 체육관만 보고 있었잖아. 불볕이 내리쬐는 이 철봉대에 거꾸로 매달려서 누군가 체육관의 문을 열어주길 바란 거지. 벌을 받듯이 말이야. 너는 경험이 하고 싶은 거야. 다시 코트를 뛰고 싶은 거야. 체육관의 닫힌 문을 열고 그 안에 들어가서 다시 시작하고 싶은 거야! --- p.66 핸드볼은 전원 공격, 전원 수비지. 공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공격수와 수비수로 나뉘고 공에 의해 한 사람이 두 개의 역할로 분열되는군. 그 분열은 공이 만든 환상이겠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초의 한 사람은 어디에 있었던 걸까? 그리고 그 얘긴 누가 들려준 걸까? --- p.78 걱정마라 이 허공은 바닥이 없으니까. 바닥 없는 이 허공은 무슨 의미죠? 신이 말합니다. 내가 있다는 의미다. --- p.80 “나는 이제 어떻게 해요?” 고곽대가 처음 저를 찾아와서 했던 말이에요. (페인팅 모션을 하며) 페인팅, 가려고 했던 처음의 방향을 잃어버린 페인팅. 그런데 페인팅하는 선수는 방향을 잃어도 자신을 잃지는 않아요. --- p.90 나는 너희들이 뛰어다녔던 코트. 나는 너희들이 길을 잃었던 코트. 나는 너희들이 두려워하는 안 보이는 룰. 나는 너희들의 실패한 꿈. 나는 너희를 좌절시켰던 너희의 꿈. 너희는 나를 살아 숨 쉬는 짐승이라고 하지. 내 안에 들어오면 너희는 길을 찾아야 한다. --- p.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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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성장이 끝없이 반복되는 인생이라는 코트의 이야기
2021 제42회 서울연극제 희곡상 수상작 시와 연극의 경계를 무화시키며 독보적인 희곡 세계를 구축한 예술가 최치언의 장막희곡 「다른 여름」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을 그린다’고 한 피카소의 말처럼 「다른 여름」은 보이는 것을 쓴 것이 아니라, 생각한 것을 쓴 작품이다. - 작가의 말 작품은 고등학교 핸드볼부 선수였던 고곽대가 체육관 방화사건 용의자로 지목되어 사건의 수사를 맡은 형사 오덕구, 청소년 센터 상담사 이수희와 고도의 심리전을 벌이며 전개된다. 일생일대 중요한 결승전에서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겪은 이후 트라우마에 빠진 인물 고곽대는 주저앉은 자신을 인정하지 못한 채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최고작이라는 후배로 스스로를 지칭하며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승패가 전제인 경쟁, 룰과 반칙의 전략적인 사용, 공격과 수비는 있어도 선악은 없는 스포츠의 철학이 녹아 든 작품으로, 끊임없이 경기가 반복되는 코트의 이야기는 뜨겁고 고통스러운 여름이 끝없이 반복되는 우리의 삶으로 확장되며 인생의 모든 시기에서 마주하게 되는 두려움과 공포, 성장과 극복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왜 핸드볼일까? 작가의 특별한 경험으로 풀어내는 보편적 이야기 핸드볼은 실내 스포츠로, 우리에게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 같은 영화나 국제대회의 효자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른 구기 종목에 비해 대중적 인기도가 떨어지고 경기장을 찾아 직접 경기를 관람해본 경험이 적은 비인기종목의 스포츠이다. 핸드볼 코트는 모든 실내 구기 종목을 통틀어 가장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 길이 40, 폭 20미터로 길게 늘어선 코트에서 그 어떤 스포츠보다 빠른 스피드와 팀워크가 필요한 핸드볼 경기는 압도적인 공간의 크기에도 불구하고 선수들 사이의 계속되는 “파이팅”으로 어느 순간 선수와 관객이 물아일체를 느끼게 해주는 단체 스포츠이다. 특히 선수 전원이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담당하는 핸드볼의 특징은 작품의 중요한 설정으로 활용된다. 작가 최치언은 연극 〈다른 여름〉을 통해 외연으로는 체육관 화재사건의 행적을 좇아가는 추리극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내면으로는 ‘자신을 무너뜨렸던 트라우마가 자신을 강하게 일으켜 세운다’ 라는 누구나 인생에서 경험한, 또는 경험할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