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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유령
계급투쟁의 해피엔딩을 꿈꾼 철학자-마르크스를 말하다 마르크스를 더 알고 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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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한 슐레지엔의 직조공들은 방직 공장으로 몰려갔다. 공장 앞에는 이미 엄청난 인파가 모여 있었다. 그들처럼 밭을 버리고 떠나온 농부들, 공장과의 경쟁에서 밀린 수공업자들, 몇 푼 되지도 않는 재산을 일찌감치 탕진해 버린 젊은이들이었다. 그중에는 시장의 규칙을 이해하지 못해 파산한 소상인들도 끼어 있었다. 이런 식으로 이른바 프롤레타리아트라고 불리는 노동계급은 점점 커져만 갔다. 자신의 노동력, 즉 팔의 힘을 팔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이들이었다.
고용을 담당하는 십장이 맨 앞 연단 위에 서 있었다. 십장은 모두를 향해 힘차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 수가 너무 많군. 우리는 그렇게 많은 일손이 필요 없어. 그러니 최대한 적은 임금을 받고 일하겠다는 사람들만 뽑겠어. 우리로서는 높은 임금을 원하는 사람들보다는 낮은 임금을 감수하겠다는 사람들과 거래하는 편이 낫지 않겠나. 각자 원하는 금액을 말하도록.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 말라고. 내가 뭘 잘못했다고. 시장이 그렇게 돌아가는 걸!” (……) 직조공들은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정체 모를 그 시장이라는 것이 지옥의 힘을 불러오는 마법사처럼 그들에게서 밭을 빼앗고, 집을 빼앗고, 일을 빼앗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그들의 몸뚱이와 힘까지 빼앗으려 하고 있었다. 누구에게 화를 내야 할지 알 수 없었던 그들이 일단 연단 쪽으로 몰려가자 겁에 질린 십장은 도망가 버렸다. 그들은 이번에는 방직 공장에 들어가 기계를 부숴 버렸다. 매우 낮은 가격으로 천을 제조하는 바람에 그들을 쓸모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린 원흉이었다. 그래도 분을 삭이지 못한 그들은 이번에는 천을 쌓아 놓은 창고에 불을 질러 버렸다. 불길이 하늘로 치솟는 순간 반란자들은 공장 주위를 둘러싼 군인들이 그들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도망친 십장은 직장에게 달려가 소식을 알렸고, 직장은 공장주에게, 공장주는 관청으로 달려가 소식을 알렸다. 관청에서는 왕에게 사람을 보냈다. 왕이 말했다. “영세 방직업자들과 가내 직조공들이 자신들의 소유가 아닌 공장을 파괴하고 있소. 그들은 우리의 현대 사회와 시장 경제의 초석이랄 수 있는 소유권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오. 아니, 침해하고 있는 것이오! 그들을 막아야 하오! 우리 군대의 병사들에게 일러 그 반란자들을 막도록 하시오. 반항하면 발포해도 좋소! 그들에게 고하시오. 이는 왕의 명령일 뿐 아니라 시장의 명령이라고!” 그리하여 군인들은 시장과 사적 소유권을 수호하기 위해 공장 주변에 도열했다. 이 소식을 들은 직조공들은 이번에는 군인들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시장과 눈에 보이지 않는 앞잡이들에 대항해 대대적인 싸움을 벌였다. 그들의 눈에 그 군인들은 착취자 계급의 화신이자 대표자였다. 계급투쟁은 항상 이런 식으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맞서 싸워 이겨야 할 적이 정확히 누구인지 알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주, 적을 잘못 선택하고 만다. 하지만 굶주린 직조공들이 발포 명령을 받은 무장 병사들에 대항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그 명령이 시장의 이름으로 내려진 것이라면? _본문 18~27쪽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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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에 대해 당신이 알고 있는 것들
카를 마르크스 Karl Marx (1818~1883) 마르크스는 19세기 가장 선진적인 세 나라의 주요 사상들을 천재적으로 계승하고 완성했다. 독일의 고전철학, 영국의 고전 정치경제학, 프랑스 혁명의 일반적 독트린과 연결된 프랑스의 사회주의가 그것이다. 적들조차도 인정하는 탁월한 논리와 통일성을 갖춘 마르크스의 사상 덕분에 현대 유물론과 과학적 사회주의는 모든 문명화된 나라에서 노동자 운동의 이론이자 기획이 되었다. _블라디미르 일리치 울리아노프(일명 ‘레닌’) “미스터 자본과 노동자들을 자극하기 위해 내가 다시 등장하는 날이 올 거야. 유령처럼 세상에 출몰하여 급진적인 해결책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게 내 교육법이니까! 또 만날 때까지 우리의 정언명령을 잊어서는 안 돼. 이제부터 그것을 함께 간직하는 거야. 인간을 모욕하고, 노예로 부리고, 내동댕이치고, 경멸하는 모든 것을 타도하자! 슐레지엔 직조공의 침대 시트 한 조각을 네게 줄 테니 우리의 맹세와 함께 잘 간직해야 해! 나는 그럼 이만…….” 계급투쟁의 해피 엔딩을 꿈꾼 철학자, 마르크스 인류 사상사에서 마르크스만큼 많은 추종자와 반대자를 거느린 인물도 드물다.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 마르크스주의자 행세를 하거나, 마르크스주의자로 지목되어 억울하게 희생되기도 했다. 또한 수많은 갈래의 마르크스주의가 존재해 왔고 지금도 새롭게 형성 중이다. 마르크스의 유령은 지금도 전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 아테네까지, 상하이에서 카이로까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여파가 미치는 곳이라면 어디든 침대 시트를 뒤집어쓰고 배회하는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인간을 모욕하고, 노예로 부리고, 내동댕이치고, 경멸하는” 체제가 지구상에 존속하는 한 그 유령은 언제라도 뼈와 살을 가진 인간으로 다시 나타나 “지배계급을 벌벌 떨게 할 것이다.” 우리는 역사로부터 “계급투쟁이라는 슬픈 이야기”를 물려받았다. 그 이야기의 해피엔딩을 상상하고 실현하는 것은 고스란히 우리의 몫으로 남아 있다. _해제를 겸한 ‘옮긴이의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