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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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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청소년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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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내 이름을 불러 준다면
그날, 바닷가에서
아무리 나누어도 사라지지 않는 것
비를 좋아하는 건
부서진 돌고래 조각
엄마의 버킷 리스트
미리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한낮의 산책
도와주려던 것뿐인데
슬픔에 지배당하지 않기
곱셈과 닮은 아이
기억의 조각들
운이 나쁜 날
시간이 많지 않아
엄마 손을 꼭 잡고서
돌고래와 함께 수영하기
호박파이 레시피
아직은 엄마가 필요해
나를 잊어버리지 마
불가피한 길에서
깜깜한 하늘에 빛나는 별
세상에서 가장 멋진 맛

저자 소개 2

샌디 스타크-맥기니스

관심작가 알림신청
 
미국의 어린이·청소년 책 작가로, 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한 뒤 시인으로 데뷔했다. 이후 소설에 관심을 가지면서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립 대학교에서 문예 창작을 공부하고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9년에 펴낸 데뷔작 『특별한 새(Extraordinary Bird)』가 엄청난 호평을 받으면서 어린이·청소년 책 소설가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금은 캘리포니아에서 5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어 영문학을 공부했다. 같은 학교 통역번역 대학원에서 한영 번역을 전공한 뒤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겨레 어린이·청소년 책 번역가 그룹에서 활동 중이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 대학원에서 번역을 가르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읽고 위로받을 수 있는 따뜻한 책을 찾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 『로봇 프레디 학교를 구하다』 『로봇 프레디 강적을 만나다』 『잉글랜드 부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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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74g | 138*205*11mm
ISBN13
9791194028154

책 속으로

내 이름을 불러 준다면
엄마가 아프고 나서 우리의 일상은 180도로 바뀌었다. 여기저기 등산을 하고, 캠핑을 가고, 해변으로 돌아다니던 일상은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그냥 잠깐 좀 나갔다 온 것뿐이야, 아빠. 나, 엄마 옆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어.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잖아.”
나는 빈 탄산수 병을 집어 들고 내 방으로 왔다.
“캐시, 캐시라고. 엄마.”
나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빈 탄산수 병과 수학 책을 책가방에 욱여넣었다. 책상 위 선반에 있는 상자에서 엄마가 작년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플라스틱 돌고래 인형을 몇 마리 집어 점퍼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쑤셔 넣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그때 콜린스 아주머니가 왔다. 좋은 아침은, 개뿔.
학교 가는 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라디오에서 뉴스가 흘러나왔다.
“다음 사연은 딸의 이름을 잊어버린 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앵커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정말로.
--- pp.15-16

곱셈과 닮은 아이
3학년 때 베일리에게 수학의 사칙연산 중 ‘곱셈’과 가장 닮은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이었다. 하지만 베일리는 그 말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게 무슨 뜻인데?”
나는 아주 간단하게 대답해 주었다. 왜냐하면 진짜로 그렇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그때는 이 년 전이었다. 지금의 나라면 이렇게 말해 줄 것이다.
“곱셈과 같다는 건 정말 좋은 뜻이야. 자연수를 곱하면 결과는 언제나 처음의 수보다 커지게 되거든. 나는 네가 곱셈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우선 네 용기, 그러니까 네 눈에 가득한 그 용기 말이야.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 너는 항상 침착하게 눈을 바라보잖아. 용기와 침착함, 이렇게 두 가지를 곱하면 답은 강렬함이야. 어때, 멋지지?”
나는 지금도 베일리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베일리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드디어 축구화 앞코까지 다 칠했다. 나는 스케치북에 떨어진 크레파스 가루를 입으로 후 불었다. 뭐가 빠졌는데……. 아, 맞다. 말풍선. 나는 등번호 ‘7’을 달고 있는 스틱맨 옆에 말풍선을 그렸다. 그리고 그 안에 “정말 미안해. 여전히 나는 네가 곱셈과 같다고 생각해.”라고 썼다.
--- pp.98-99

나를 잊어버리지 마
샤워를 마친 엄마는 잠옷 차림으로 침대에 누웠다. 엄마와 아빠는 마코앵무새들이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다니는 장면을 보다가 이내 잠이 들었다.
엄마는 여전히 내 이름을 말하지 않는다. 나는 돌고래와 수영하는 기쁨이 너무너무 대단해서 엄마 머릿속 어딘가에 숨어 있던 기억의 연결고리가 반짝 이어질 줄 알았다. 그래서 어쩌면 ‘캐시’라는 이름을 생각해 낼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엄마가 아무리 많은 걸 잊어버려도, 여전히 엄마는 엄마다. 모든 기억이 사라져도.
나는 지금 엄마와 함께 있다. 나는 계속해서 이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다음 날 아침, 집에 오자마자 내 방으로 가서 엄마 서재에서 가져온 사진 뭉치를 꺼냈다. 그중에서 내가 쓰고 싶은 사진들을 골라서 복사했다. 샌디에이고에서 찍은 사진도 골랐다. 나는 계속해서 사진을 복사하고 잘랐다. 이미지들이 수북하게 쌓였다. 나는 풀을 가져와서 기억의 조각들을 이어 붙였다.
내가 만든 콜라주를 엄마에게 가져가 보여 주었다. 엄마는 사진에 손가락을 가만히 대었다. 나는 얌전히 기다렸다. 엄마의 눈길이 사진을 따라 움직였다.
‘제발, 내 이름을 불러 줘.’

--- pp.186-187

출판사 리뷰

머릿속에서 사라지는 현실로부터 구해 내고 싶은 ‘기억’의 조각들

《기억의 조각들》은 평범한 가족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반갑지 않은 병, 알츠하이머로 인해 평화롭던 일상에 작은 균열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랑하는 엄마가 기억을 잃어 가고 있다. 캐시는 고작 열두 살일 뿐이다.
불과 몇 달 전에 진단 받았지만 진행 속도는 상당히 빨랐다. 엄마는 연필의 쓰임은 알지만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게 되었고, 멍하니 텔레비전만 쳐다보는 나날이 많아졌다. 그러다 결국엔, 딸 캐시의 이름조차 완전히 잊어버리고 말았다.

“정말 아름답지 않니? 사막 말이야.”
‘아니. 대체 뭐가 아름답다는 거야? 언제는 내 이름이 제일 아름답다면서? 심지어 내 이름은 엄마가 지은 거잖아. 근데 어떻게 그걸 잊어버릴 수가 있어?’
나는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엄마도 지금 엄마에게 일어나는 일을 어찌할 수 없다는 걸 이해해야만 했다. _14쪽에서

아직 어린 캐시에게는 그 충격이 무척이나 크다. 캐시라는 이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느냐며 말해 주던 엄마가 이제는 아무것도 없는 사막을 보며 아름답다고 말한다. 가족을 깊이 아끼고 딸을 사랑하던 엄마였지만 함께 산책하고 등산을 가고 노래 부르던 그때를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한다.

급기야 딸이 그려 놓은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도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병세가 악화되기 시작하자, 캐시는 곧바로 큰 결단을 내린다. 엄마의 버킷 리스트를 함께 실행해 보기로 한 것.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캐시는 ‘돌고래와 함께 수영하기’라는 엄마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집과 가까운 아쿠아틱 파크를 검색한다. 어릴 적 수영 선수였던 엄마이기에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엄마의 머릿속은 지워지고 있어도 몸이 기억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말이다. 바다는 엄마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었으니까. 그렇게 엄마가 아프기 전 캐시라면 절대
시도하지 않았을 ‘일생일대의 모험’을 감행하려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현실을 비관하고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기다린다면 결국 남는 건 무엇이 될까? 함께했던 그때를 끝내 기억해 내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준다면 그걸로 족하지 않을까? 《기억의 조각들》은 열두 살 캐시의 마음을 오롯이 보여 주며, 그저 현실을 받아들이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라고 성심껏 응원한다. 캐시의 목소리에는 분명 힘이 있다. 때로 인내가 필요할 때에도 그 심지가 단단하다. 사랑하는 엄마를 위해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모습에 마침내 감탄하게 된다. 이 작품은 누구도 원치 않은 상황이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실감’에 대해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하며,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다는 희망과 감동의 여운을 남긴다.

관계에 대한 소중함을 아이의 눈으로 이야기하는 특별한 성장 소설

엄마가 아프기 전만 해도, 캐시는 베일리와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다. 주말이면 함께 축구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공원으로 쏘다니곤 했다. 엄마가 점점 기억을 잃어 가면서 캐시가 담을 쌓을 때에도 베일리는 변함없이 캐시를 찾았지만, 연락을 받지 않고 피한 건 캐시였다.

미안하다고 말할 타이밍을 놓쳐 버린 캐시는 베일리가 수학 문제를 풀지 못하면 답을 알려 주는 것만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라 여긴다. 그렇게 서툰 방법 때문에 오해가 더욱 쌓이기 시작할 때쯤, 캐시는 엄마의 버킷 리스트를 이루기 위해 단 한 번의 ‘용기’를 낸다. 캐시가 내민 손을 기다렸다는 듯 잡아 준 베일리는 그간의 시간이 무색할 만큼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우여곡절 끝에 아쿠아틱 파크를 예약하고 무사히 엄마와 여정에 오를 수 있었던 건 모두 베일리의 순수한 도움 덕분이다.

“할머니는 너희 아빠한테 바로 이야기하실걸. 네 걱정을 많이 하시니까. 근데…….”
베일리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우리 언니는 어때?”
내가 무슨 말을 더 꺼내기도 전에 콩 요리를 한 그릇 가득 퍼 온 소니아 언니가 소파에 몸을 푹 던졌다.
“지금 내 이야기 하고 있었지?”
“캐시가 언니의 도움이 필요하대. 캐시, 언니한테 얼른 말해.” _137쪽에서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만 같은 깊은 슬픔에 빠져 있었지만 사실 캐시 곁에는 힘을 낼 수 있도록 이토록 지지해 주고 기다려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수학과 그림을 좋아하는 캐시를 끊임없이 독려해 주는 담임 선생님, 늘 따뜻한 요리로 베일리의 친구 캐시를 반겨 주는 로레나 할머니, 엄마가 돌고래와 수영할 수 있게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소니아 언니, 그리고 아픈 엄마를 돌보면서 캐시의 상황도 알아주는 콜린스 아주머니까지. 가깝기에 소홀히 했던 관계가 아이러니하게도 상실을 겪으며 더욱 돈독해지고 회복되는 경험을 한다.

《기억의 조각들》에는 독특한 구성이 숨어 있다. 전반적으로 엄마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이후의 이야기이지만, 과거가 중간중간 소개된다. 그 과거를 통해 현시점을 이해할 수 있다. 어쩌면 앞이 깜깜한 현실이라 자칫 이야기가 신파로 흐를 수 있지만, 한때 행복했던 순간을 읽으며 독자들은 한편으로 안도한다. 마치 지금을 살아가는 힘은 그때 그 기억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걸 보여 주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현재가 마냥 힘들지만은 않은 것이다.

마침내 엄마의 버킷 리스트를 이루고 돌아온 캐시는 이제 어떤 선택을 또 하게 될까? 그 이후의 이야기는 책 《기억의 조각들》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추천평

작품 전체에 흐르는 가슴 뭉클한 서사는 주인공 캐시가 종종 쓰는 말처럼 ‘예측 불가능’하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부모의 부재’라는 일반적 소재에, ‘버킷 리스트’라는 독특한 변주를 얹은 성장 소설. - 커커스 리뷰스
엄마는 아이가 되고 아이는 엄마가 되어 버린 환경에서 주인공 캐시가 대처하는 삶에 대한 자세. 아이다운 감성과 행동력이 매우 매력적이다. - 포워드 리뷰스

리뷰/한줄평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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