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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타인의 박물관’에 어서 오세요!
1부 먼 곳에 있는 사람들 2장 타인의 박물관의 탄생 -박물관을 만든 사람들 3장 문명과 야만 -대영박물관과 피트 리버스 박물관 4장 독일 박물관과 인류 문화사 -훔볼트, 클렘, 그리고 바스티안 5장 인간 박물관의 흥망 -민족학과 인류학, 그리고 미학 막간 파리의 미국인 2부 아메리카 원주민, 명백한 사명, 그리고 미국 예외주의 6장 스미소니언, 서부로 가다 -서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7장 프란츠 보아스, 스미소니언에 도전하다 -문화상대주의의 등장 8장 하버드 피바디 아메리카 고고민족학 박물관 -퍼트넘과 가장 오래된 인류학 박물관 9장 1893년 콜럼버스 만국 박람회 -진보와 아메리카 인디언 3부 박물관의 분화와 재창조 10장 유골 다툼 -박물관의 인간들 11장 제국의 전리품 -아프리카 궁정 예술과 노예무역 12장 그런데, 이게 예술인가? -원시 미술의 발명과 부족 예술 박물관 13장 국립 박물관과 정체성 박물관 -정체성의 정치학과 대화하는 박물관 14장 보여주고 말하라 -영구 전시회와 단기 전시회 15장 코스모폴리탄 박물관 -모두의 박물관을 향하여 감사의 말 역자의 말 미주 |
Adam Ku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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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년대에서 1840년대를 지나며 생겨난 타인의 박물관은 아주 먼 곳에서 살았거나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원시인’이나 ‘부족민’의 세계를 전시한다. 이 박물관은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유럽의 식민지 건설이 한창이던 1880년대에 황금기를 맞이했다. 그러다 탈식민지화가 진행되던 1960년대에 이르러 쇠퇴기에 접어든다. 미국에 있는 인류학, 민족학 박물관들도 이와 비슷한 궤적을 그리는데 미시시피 서쪽(인디언들 거주지)을 식민지화하던 시기에 절정을 맞이했다가 1980년대에 들어오면서 정체성 박물관identity museum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21세기에 들어선 이후로 타인의 박물관은 전면적인 위기에 봉착했다. 지금 이대로 가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듯하다.
--- p.9 문명은 지금까지 세 번의 정점이 있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유럽 르네상스, 그리고 모두 알듯이 최고급 문명 박물관이 세워져 있는 파리, 런던, 뉴욕과 같은 대도시. 문명의 대척점이면서 문명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석기 시대’ 혹은 ‘원시’ 사회로 대변된다. 그들이 만든 미숙한 그림이나 공예품은 자연사 박물관이나 ‘타인의 박물관’으로 보내면 그만이었다. --- p.14 한때 슬론의 하인이던 제임스 솔터James Salter는 슬론이 수집한 진귀한 물품을 조롱하는 의미로 ‘솔터 씨의 커피하우스’를 차렸는데 그곳을 방문한 사람의 말에 따르면 그는 거기에 “악어나 거북과 같은 다양한 이국적인 동물뿐만 아니라 인디언과 다른 이방인들이 입는 옷과 무기류”까지 진열했다. 그러나 영국 왕자를 포함한 저명한 인사들까지 슬론의 소장품을 보려고 초대에 응해 첼시 장원을 찾아왔다. --- p.75 매사추세츠에 있는 작은 시골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일곱 형제 중 한 명이었던 피바디는 볼티모어에서 장사를 시작했고 금융업자로 변모했다가 런던으로 가서는 미국인 은행가로 자리 잡고 유명해졌다. 한때 피바디는 자신이 발행한 채권을 메릴랜드주가 거부하면서 심각한 어려움에 부닥친다(개혁 클럽Reform Club에서 그의 가입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때의 일로 그가 세운 회사는 금융위기를 맞아 파산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피바디와 그의 은행은 모든 시련을 이겨냈다. 그는 1864년에 은퇴했고, 자기 자본은 모두 빼낸 뒤 회사 경영권을 자기 동료였던 주니어스 모건Junius S. Morgan에게 넘겼는데 그가 바로 훗날 J. P. 모건이라는 거대한 금융 제국을 일으킨 J. P. 모건의 아버지였다. --- p.205 그런데 과연 누구에게 돌려줘야 하는가? 베냉의 오바와 에도 주지사가 지원하는 그 지역 협의회가 서로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상황은 외국 박물관들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2022년 1월 나이지리아 국립박물관위원회는 베냉 유물에 관한 협상권은 모두 자신에게 있다고 발표했다. 외국 정부와 박물관들로서는 일단 안도할 만한 일이었다. 마침내 제대로 된 권한을 가진 대화 상대가 나타난 셈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자신들의 고대 유물을 보존하고 전시하면서 보여준 나이지리아 국립 박물관의 참담한 역량을 생각하면 회의론은 좀처럼 해소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p.323 특정 인종에 속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만 각인된 지식이라는 게 있을 수 있을까? 특정 인종이어서 통찰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파워 게임power game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기 선조가 특정 문화권 출신이 아닌 자가 그 문화 전통에 관해 내놓는 발언은 단지 개인적인(부모에게서 물려받거나 사회적 지위와 관련된) 편견에 불과하므로 아무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게 된다. 그럴 바에야 무엇을 위해 그들의 주장을 다 듣고 나서 판단하는가? 그냥 처음부터 어디 출신인지 밝히라고 요구하면 될 일이다. --- p.4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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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한, 무엇에 관한 박물관인가?’, 세계 각국의 유물을 대하는 박물관의 시선들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은 한 해 8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모나리자]를 비롯해 수많은 예술품을 만나기 위해 찾아 온다. 영국의 대영박물관 역시 한 해 600만 명이 세계 각국의 유물을 만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영국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장소다. 이처럼 고고학적 자료나 역사적 유물, 예술품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가치를 지닌 물품들을 모아놓은 박물관은 역사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임에 틀림이 없다. 한편 대영박물관, 루브르박물관, 스미소니언 박물관 등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서양박물관의 탄생에 있어 세계 각국의 유물 수집과 보호는 빼놓을 수 없는 역사다. 특히 1830년대에서 1840년대를 지나며 생겨난 ‘타인의 박물관the Museum of Other People’은 아주 먼 곳에서 살았거나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원시인 혹은 부족민의 세계를 전시했으며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유럽 식민지 건설이 한창이던 1880년대에 황금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1960년대 탈식민지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레 많은 것들이 바뀌기 시작한다. 미국에 있는 인류학 민족학 박물관들도 자국 원주민들의 실상을 담은 정체성 박물관identity museum이 주류가 되었고, 타국의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들은 전면적인 위기에 봉착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타인의 박물관과 정체성 박물관이 공존하는 현대에서 무엇이 진정 옳은 박물관의 모습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반납만이 정답은 아니다!, 새로운 박물관의 미래를 고민하다 박물관의 역사는 딜레마dilemma의 역사이기도 하다. 문명의 보호가 한 측면에서는 문명의 약탈로 이어진다. 야만의 역사에서 태어난 박물관은 한편으로 과거 문명을 보존하고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박물관의 그림자』는 서양 인류학자의 시선에 박물관의 모든 이야기, 즉 탄생과 발전, 그 사이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과 이를 주도한 인물들을 최대한 제3자의 시선으로 평가하고자 했다. 박물관이라는 하나의 무대 안에서 때로는 약탈과 야만스러운 행위를, 때로는 다른 문명과의 가슴 따뜻한 교류를, 때로는 박물관 설립이라는 꿈을 위해 매진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그려진다. 인류학자인 저자는 해당 국가의 관할 내에 들어와 있는 문화재는 국가가 보존해야 한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민족주의적인 입장’과, 모든 문화재는 인류 공동의 유산이므로 국가를 넘어 모두가 보존에 힘써야 한다는 ‘코스모폴리탄 원리’를 균형감 있게 다룬다. 그러면서도 모든 인종과 국가 차원의 정체성을 초월하며, 경계선을 허물어 가는 코스모폴리탄 박물관이라는 인류학자로서의 꿈을 정중히 주장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 여러분은 박물관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점과 역사, 그리고 타인의 박물관과 정체성 박물관을 넘어 범인류적인 박물관의 미래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보면서 박물관 견학의 기회가 오면 새로운 안목을 가지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