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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잘 익은 이파리 하나로 내 가난한 곳간이 눈부시다
여명/ 눈물가시/ 늦가을/ 출근길 1/ 부화를 기다리며/ 정상/ 불망不忘/ 투우/ 허상과 실상 사이/ 삼보일배/ 항변/ 추억/ 이전투구/ 그믐달과 샛별 제2부 핏빛으로 노을이 지면 섬진강은 비로소 평화로울까? 섬진강대첩/ 나림의 「지리산」/ 평행이론/ 칠불사 영지/ 저승꽃/ 이슬 찻집/ 별천지 하동/ 선율/ 상사화에게/ 충무김밥/ 봄마중/ 바람/ 팔자/ 밀레의 이삭줍기 3부 돌아보니 한평생이 비 오는 꽃길이었네 꽃구경/ 봄편지/ 소풍 가는 날/ 확성기/ 출근길 2/ 이슬의 눈/ 개구리알/ 돌아보니/ 이보게, 할멈/ 삼대독자/ 누가 뭐래?/ 타지마할/ 늦은 해후/ 영롱한 슬픔 제4부 죽음을 모르는 가지가 어디 있으랴 죽음보다 예쁜 꽃이 어디 있으랴 만추晩秋/ 삼엄한 차례/ 지척咫尺/ 붉은 마음/ 반딧불 / 자장가/ 뜨거운 기억/ 거북등/ 엄마꽃/ 검은 꽃/ 풍장風葬/ 이소離巢/ 집으로 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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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린 개구리의 눈으로
세상을 엿보는데 막 피어난 꽃이 내 두 눈을 훔쳐 가네 ---「이슬의 눈」중에서 목숨이 걸린 일터는 곧 전쟁터! 노량대첩도 저러했을까? 핏빛으로 노을이 지면 섬진강은 비로소 평화로울까? ---「섬진강대첩」중에서 잘 익은 이파리 하나로 내 가난한 곳간이 눈부시다 ---「늦가을」중에서 어린 나와 늙은 내가 같이 걷네 돌아보니 한평생이 비 오는 꽃길이었네 ---「돌아보니」중에서 죽음이 가지마다 열렸다 꽃 매달지 않은 가지가 없었듯이 죽음 모르는 가지가 어디 있으랴 죽음보다 예쁜 꽃이 어디 있으랴 ---「검은 꽃」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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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내 인생의 파랑새는 없었다. 카메라를 메고 오랜 시간 떠돌았지만 어디서도 파랑새는 만나지 못했다. 어느 날 운명처럼 파랑새가 찾아왔다. 디카시는 사진 너머의 세계로 나를 이끌어주는 눈부신 파랑새였다. 2024년 가을 황기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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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와 관련된 이런저런 속설 중에 ‘사진이 빼어나면 문장이 소외되고, 문장이 빼어나면 사진이 소외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디카시에서 사진과 문장이 길항하면서 조화롭기가 힘들다. 하지만 황기모의 디카시는 이 속설을 가볍게 넘어선다. 그의 디카시는 빼어난 영상이 문장을 훼손하지 못하고, 빼어난 언술이 영상을 소외시키지 않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사진은 그 자체로 충분히 예술적이면서도 언술하는 문장을 만나 새롭게 형질이 바뀐다. “하늘이 비로소 질문하고/ 땅이 가까스로 대답하는/ 우주의 찬란한 아침”(「여명」)은 새벽하늘을 분할하는 다랑이논의 반영을 찍은 사진에서 읽어낸 우주의 대화이다. 단 세 줄의 문장으로 풍경은 비경으로 바뀌지 않는가. 이렇듯 그의 영상언어는 시원하면서 신비롭고, 그의 문자언어는 날카로우면서 날렵하다. 두 언어의 화학적/마술적 결합으로 빚은 그의 디카시집은 디카시의 기본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얼마나 전위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적 사례가 될 것이다. - 김남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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