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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디카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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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생각을 부려놓다

물등/ 탈고하다/ 반려伴侶를 반려返戾하다/ 밥그릇 불문율/ 달팽이/ 보물선/ 마법의 시간/ 노란 손수건/ 내일이 있으므로/ 하마터면/ 엄마는 충전 중/ 농부의 아침/ 기억 GPS/ 쉿!

제2부 끝은 끝이 아니다

당신/ 웃음의 변주/ 꽃비주의보/ 출산/ 푸른 그늘 아래에서/ 가을을 줍다/ 백두산/ 땅끝 속삭임/ 사랑/ 재미난 농사/ 풀잎 지퍼/ 폭싹 속았수다/ 기로에서/ 뭉클


제3부 풍경 속에 깃든 말
속엣말/ 연주하지 않는 연주/ 너도 꽃/ 사문진 발라드/ 묘비명/ 화살기도/ 마중물/ 천지의 미소/ 윤동주를 찾아서/ 덜컥/ 지금, 너희에게/ 모성애/ 스스로 바보라는 그분을 사랑하여서/ 생각의 출처

제4부 네 안의 불씨를 깨우는 일

Why not?/ 그리운 귀환/ 한 번 더/ 2024년 6월 12일/ 기댈 언덕/ 사랑의 거처/ 세모의 꿈/ 영남루/ 회혼/ 모름지기/ 토문재 풍경/ 아버지/ 사랑 연대기

저자 소개 1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2004년 계간 《시와비평》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시집 『나는 점점 왼편으로 기울어진다』 『고흐의 마을』 『돌카의 등굣길』, 디카시집 『마법의 시간』등을 냈으며 두레문학상, 최계락문학상, 대구 달성 디카시 공모전 등을 수상했다. 한국문인협회 밀양지부, 부산가톨릭문인협회, 한국디카시인협회, 디카시창작지도사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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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1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2쪽 | 266g | 128*188*15mm
ISBN13
9791191719406

책 속으로

생각을 부려놓은 물의 척추는
내려놓기 마침맞은 골몰하는 등짝

행간을 흐르는 물의 말
고요히 받아적으면

이내 단단해지는 뼈
--- 「물등」 중에서


한 짐 가득 쌓은 집
송문희 디카시집_ 마법의 시간

기어갈 날 아득하나

끄는 이의 굽은 등은
누군가의 생각이 흔들리는 지점
--- 「달팽이」 중에서


가장 따듯한 풍경을 본다

허나,
새들처럼 간혹 잊어버리는 것이 있다
결코 탐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 「밥그릇 불문율」 중에서


한쪽 어깨는 비워 놓기로 하자
누군가 기댈 수 있도록

어제는 몇 사람이 이름을 버렸다
--- 「기댈 언덕」 중에서


꺾을 뻔했다

태양과 달, 수금지화목토천해
손톱만 한 꽃에 꽉 찬 우주

--- 「하마터면」 중에서

출판사 리뷰

가령 디카시 ‘달팽이’에서는 “한 짐 가득 쌓은 집/기어갈 날 아득하나//끄는 이의 굽은 등은/누군가의 생각이 흔들리는 지점”이라고 진술하며 수레가 집이자 폐지 한 짐이 재산인 굽은 등의 주체를 품고 있다. ‘불완전한 삶’의 흔적을 제시하며 그 존재를 외면할 수 없는 윤리적 흔들림을 그려낸다. 흥미로운 것은 수레의 주인을 직접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우리가 타인의 삶을 상상하도록 여백을 열어둔다는 점이다.

또한 디카시 ‘기댈 언덕’에서도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제 목소리를 잃은 채, 더는 누군가에게 불릴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이들이 있다는 현실을 꺼내놓는다. 한 조형물이 다른 조형물의 어깨에 살짝 기대어 있는 영상 기호와 “한쪽 어깨는 비워 놓기로 하자/누군가 기댈 수 있도록//어제는 몇 사람이 이름을 버렸다”라는 문자 기호를 통해 기댈 어깨 하나 없는 삶, 불림의 자리에서 밀려난 삶, 자기 이름조차 지탱할 힘이 사라진 삶. 시인이 그 익명의 그림자에게 응답을 한다.

당신 이마의 주름
삶의 무게가 그린 골짜기

사막이 한 겹씩 벗겨내고 있었다

하루치 우주가 저물고 있었다
- [마법의 시간] 전문

표제작 ‘마법의 시간’에서는 개인의 고단한 시간이 우주의 흐름 속으로 들어가면서 “하루치 우주가 저물고 있었다”라고 다시 인간의 시간을 압축한다. 사막의 침묵이 한 사람에게는 길고 고단했던 시간이었다면, 우주의 관점에서는 겨우 하루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환기하는 셈이다. 인간의 삶이 지닌 모든 골짜기, 무게, 압축된 기억들은 우주적 시간의 차원에서는 찰나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시인은 사막의 황홀한 석양을, 한 사람의 고단한 이마와 연결되며 존재의 무게와 해방이 동시에 감지되는 “마법의 시간”이라 부른다.

최광임 시인은 해설을 통해 “송문희의 세계는 작품 안에서 모두 타자의 목소리를 가진 존재로 다시 태어나고, 화자는 그 목소리가 건네는 요청 앞에서 기꺼이 서성인다. 이 서성임은 무력한 동정이 아니라, 타자를 향한 감각과 책임이 만들어내는 연대의 몸짓이다. 따라서 송문희는 타자를 바라보는 일이 곧 나를 넘어서는 일임을, 그리고 고통의 얼굴 앞에 서는 것이 곧 연대의 시작임을 보여준다.”라고 적었다.

송문희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절반을 보여주는 디카시/순간의 날것을 쓰느라/자꾸 더듬거렸다.//한 컷 생명력을 위한/짧은 언술에 그대가/마법같이/숨을 불어넣어 주기를”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 조우한 것들
이미 친숙한 것들이어도
나는 낯설다.

절반을 보여주는 디카시
순간의 날것을 쓰느라
자꾸 더듬거렸다.

한 컷 생명력을 위한
짧은 언술에 그대가
마법같이
숨을 불어넣어 주기를
그러그러하기를.

2025년 가을에
송문희

추천평

송문희의 작품들은 일상의 가장 작은 장면에서 불현듯 모습을 드러내는 타자의 얼굴을 향해 천천히 멈추어 서는 시간의 기록이다. 이 얼굴은 레비나스가 말한 ‘나-바깥’에서 오는 무한한 부름처럼, 화자를 감정의 관람자 자리에서 끌어내어 책임의 자리로 이동시킨다. 수전 손택도 말했듯 타인의 고통은 연민으로 소비될 대상이 아니라 응답을 요구하는 현실이며, 송문희는 그 응답의 가능성을 조용한 이미지와 짧은 언술 속에 새겨 넣는다. 풍경과 사물, 인간과 세계는 작품 안에서 모두 타자의 목소리를 가진 존재로 다시 태어나고, 화자는 그 목소리가 건네는 요청 앞에서 기꺼이 서성인다. 이 서성임은 무력한 동정이 아니라, 타자에게로 열려있는 감각과 책임이 만들어내는 연대의 몸짓이다. 결국, 송문희는 타자를 바라보는 일이 곧 나를 넘어서는 일임을, 얼굴 앞에 머문다는 것이 곧 연대의 시작임을 보여준다. - 최광임 (시인, 경남정보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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