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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004
제1부 · 행복한 날 거기서 거기 013 깨를 털며 014 금산에 가고 싶다 015 행복한 날 016 산책 017 나는 자연인이다 018 계단을 오르며 019 거기나 나나 020 비 오는 날 022 기다리는 마음 024 동굴에서 025 차를 마시는 것 026 나나 무스쿠리를 보았다 027 커피 한 잔 028 태풍 030 나의 송호리 032 The Hole 034 달력 036 제2부 · 화음 빈 배 041 화음 042 계곡 043 응급실 25시 044 실수 046 축구 048 삼각관계 049 사보나의 비둘기 050 화장실에서 052 공세리 성당에서 053 AI Cat 054 CCTV 056 행복을 그리자 058 동망봉의 전설 060 돌챙이의 노래 062 올봄에는 어떤 향기가 날까 063 카오스 064 바쿠 065 제3부 · 당신이 희망이다 태양의 명상 069 내 사랑 엘비스 070 어머니의 방 073 나의 몫 074 사막의 교부들 076 슈도 아카시아 077 당신이 희망이다 078 오래 요래 081 파일럿 082 감사가 넘치면 084 신드바드의 모험 086 사막기도 087 엄마 돌아가신 날 088 희망 090 나의 소원 092 딸의 자췻집 094 칼의 춤 096 시원하게 욕하라 098 제4부 · 꽃을 피우다 들꽃 103 사랑스러운 아들 104 산수유 105 꽃을 피우다 106 성형미인 108 느림보 토끼 110 사막꽃 112 고래 운동 113 고난이 꽃이다 114 B 침례, T 감사, S 거룩 116 암 환자의 한나절 118 판테온의 기둥 120 고모 시집가던 날 122 양산 하늘 123 엘비스의 분노 124 오월야五月也 방성대곡放聲大哭 126 아까시의 역습 128 당신이 좋다 130 발문 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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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이야/ 아니 나 때문// 허겁지겁 달려와 목을 축이며/ 물이 약수로 변한 것은// 경쟁 속에서 달리던 전쟁터가/ 아름다운 풍광으로 보이는 것은// 서로 달리 걸어 왔던 이길/ 함께 바라보게 된 것은// 좌충우돌 이리저리 부딪치며/ 꽃길로 변한 것은// 인생 뭐 있나 돌고 도는/ 마신 물이 수돗물이라도/ 목만 축이면 그만.
--- p.13 「거기서 거기」중에서 걸어도 마냥 그 자리/ 나타나지 않는 철저히 배제된 몰입/ 부족함의 결정으로 몰아가는/ 이 붉은 따듯한 빛/ 그 고토로 들어가면/ 사막여우는 전갈의 독을 피해/ 맛있게 씹어 먹는다 --- p.87 「사막기도」중에서 아침부터 저녁 그리고 새벽이 올 때까지/ 삐걱거리며 티격태격 싸우고 노래하는 마찰음/ 여기는 어떤 노래가 있는 집인가/ 지금 어떤 연주를 하고 있을까// 나의 큰소리, 아내는 잔소리/ 아이들의 시끄러운 소리/ 날짜 가는 것만 노래하고/ 애정에 목말라 자기만 봐 달라는 소리// 길을 걸을 때마다 울컥할 때가 있다/ 나 같이 아무 능력 없는 사람이/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 주는 아내가 있고/ 아들딸을 낳고 아빠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내 맘 같지 않은 원망의 눈빛으로/ 폭풍 같은 혼란한 소리로 때로는 속삭임으로/ 무시당하고 공격하는 소리가 있더라도/ 우리들만의 노래를 만드는 것이다. ---「화음」중에서 한국시에서 근래 보기 드문 수작(秀作)이 여기에 있다. 독자들로서는 소박한 표현을 활용하면서도 풍성한 여운을 제공하는 시, 부드러운 질문에서 출발하여 분명한 답변으로 마무리되는 아름다운 시를 마주하게 된다. 박세아가 시의 제목으로써 선택한 “화음”은 높이가 다른 둘 이상의 음이 함께 울릴 때 어울리는 소리를 의미한다. 그는 ‘화음(和音)’을 작품의 제목으로서 내세움으로써 시적 화자 ‘나’와 “아내”와 “아이들”이 형성하는 다양한 “소리”에 대해서, 그들이 만들어가는 다채로운 “노래” 또는 “연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나’의 “큰소리,” ‘아내’의 “잔소리,” ‘아이들’의 “시끄러운” 소리 등 “우리” 또는 ‘가족’ 구성원들의 소리는 “애정에 목말라 자기만 봐 달라는 소리”일 수도 있고, “내 맘 같지 않은 원망의 눈빛”일 수도 있으며, “폭풍 같은 혼란한 소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바는 “나 같이 아무 능력 없는 사람”에게도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 주는 아내”와 ‘아빠’라고 불러주는 “아들딸”이 있다는 사실이다. 때로는 ‘우리’를 “무시”하거나 “공격하는 소리가 있더라도,” ‘나’는 “우리들만의 노래를 만드는” 길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 시를 읽는 독자들 역시 그러할 테다. --- pp.145~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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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삶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아갑니다. 하지만 목표를 이루는 데만 몰두한 나머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흘렸던 ‘땀방울’과 ‘실패의 좌절’을 별것 아닌 것처럼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비록 성공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한 길’을 걷다가 우리가 경험한 모든 일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값진 경험입니다. 그러기에 ‘여정’은 삶의 과정이 아닌 목표라 불려도 좋을 것입니다.
나는 오늘도 여정 가운데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며, 자신을 새롭게 발견합니다. 걸어도 마냥 제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씩 움직이는 것을 느낍니다. 나만의 속도로 마라토너처럼 멀리 보고 느림보 토끼처럼 천천히 달리다 보니,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하나둘씩 내 눈에 들어옵니다. 이렇게 나만의 리듬으로 걷다 쉬기를 반복하며 걷다 보면 분명 행복을 노래할 수 있겠지요. - 4~5쪽(서문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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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아가 추구하는 시 세계는 단일한 내용이나 주제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의 시가 담고 있는 세계는 종합, 통합, 확산, 확장 등을 지향한다. 시인의 시는 문학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음악이나 미술의 영역을 흡수한다. 또한 그는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고, 가족 구성원들을 작품 속으로 호명하여 공감과 조화의 세계를 형상화한다.
박세아가 이번 시집에서 지향하는 핵심 영역을 꼽자면 ‘행복’을 선택할 수 있다. 그는 〈감사가 넘치면〉 〈행복을 그리자〉 〈나의 소원〉 등 다수의 시편에서 ‘행복’을 제시하고 ‘행복’을 추구한다.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은 ‘행복’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삶을 즐기는 것-곧 행복해지는 것이다. 그것이 중요한 전부이다(The most important thing is to enjoy your life-to be happy-it’s all that matters).” ‘행복’을 향한 오드리 헵번의 발언은 박세아가 시 〈감사가 넘치면〉에서 제공한 표현들과 닮았다. 우리는 “행복은 마음먹기 달렸어요 행복은 곁에 있어요”, “행복은 나누면 나눌수록 부자” 등 시인이 선택한 소중한 언어를 읊조리며, 중요한 전부로서의 행복을 마음껏 누리는 인생을 펼쳐야 할 것이다. - 권온 (문학평론가, 문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