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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永模, 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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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가 오늘에도 우리에게 소용이 있다면 그것은 유교가 고난의 종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난을 떠나 안일(安逸)을 찾으면 유교의 정신은 죽고 만다. 사람은 안일에 죽고 부귀에 썩는다."(다석 류영모)
사람은 제 집을 떠나서 나그네가 되어 애쓰고 고생하며 생각하는 데서 철이 나고 속알이 영근다. 공자가 섬길 임금을 찾아 이 나라 저 나라로 돌아다니느라고 앉은 자리가 더워질 겨를이 없었다(子席不暖)고 한다. 공자는 집에서 밥을 먹을 때가 없었다. 밤낮으로 집을 떠나 고생하면서 얻은 인간지(人間智)가 유교의 가르침이다. 유교가 오늘에도 우리에게 소용이 있다면 (그것은 유교가) 고난의 종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난을 떠나 안일(安逸)을 찾으면 유교의 정신은 죽고 만다. 사람은 안일에 죽고 부귀에 썩는다. --- 「길잡이 말」 중에서 기도 명상을 공자는 ‘잠잠히 아는 것(默而識之)’이라고 하였다. 이것이 얼숨 쉬는 것이다. 얼숨을 쉬는 것이 곧 중용(中庸)인 것이다. 그래서 류영모는 ‘줄곧 뚫림’이라고 옮겼다. 얼숨이 줄곧 뚫렸다는 말이다. 류영모는 이렇게 말하였다. “말씀이 곧 하느님이다. 우리의 몸생명은 목숨인데 얼생명인 말숨과 바꾸어놓을 수 있다. 공자를 논어와 바꾸어놓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에게 생각과 말숨(말씀)이 끊이지 않는 것은 누에가 실을 뽑는 것이다. 그리하여 목숨이 말숨 속에 번데기가 되어 들어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사는 삶이다. 누에는 죽어야 고치가 된다. 죽지 않으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생각의 실, 말숨의 실을 뽑아 생각의 집, 말숨의 집, 사상의 집을 지어야 한다.” --- 「9월 풀이」 중에서 “우리 눈앞에 영원한 생명줄이 아버지(하느님) 계시는 위로부터 끊어지지 않고 드리워져 있다. 영원한 그리스도란 이 한 생명줄이다. 불연속의 연속이란 말이 있지만 생명이란 불연속의 연속이다. 몸의 생명은 끊어지면서 얼의 생명줄은 줄곧 이어가는 것이다. 이 생명줄의 실이란 곧 말씀(로고스)이다. 생명줄로 나온 실이 말씀이다. 나는 다른 아무것도 믿지 않고 말씀만 믿는다. 여러 성현들이 수백 년 뒤에도 썩지 않는 말씀을 남겨놓은 걸 씹어 봐요. 이렇게 말하면 종교 통일론 같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통일은 싫다. 귀일(歸一)이라야지 통일은 되는 게 아니다.”(류영모) --- 「32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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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석 강의로 다시 읽는 중용 사상
『다석중용강의』에서 박영호는 주희와 후대 유학자들이 잘못 풀이한 『중용』 33장에 담긴 형이상적 진리를 다석의 언어와 사상으로 새롭게 밝혀 보여준다. 우리말로 철학한 최초의 사상가인 다석의 『중용』 풀이는 그 자체로 다석 사상을 이해하는 데 매우 귀한 자료이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에게 다석의 말은 곧바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예를 들어, 단 한 글자의 한자도 쓰지 않으려 했던 다석은 ‘1장’, ‘2장’ 할 때의 ‘장(章)’을 글월의 ‘월’로 썼다. 이 점을 고려해 저자 박영호는 『중용』 각 장의 다석 번역 글 아래에 낱말의 뜻을 친절하게 풀이해 놓았다. 더불어 다석의 『중용』 강의를 바탕으로 쓴 각 장 ‘풀이’에는 유학 사상의 흐름과 『논어』, 『맹자』, 『노자』를 비롯해 성경과 불경에 이르기까지 다석 사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동서고금의 철학과 사상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풀이〉만으로도 또 하나의 훌륭한 다석 사상 해설서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