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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거미란 무엇인가, 누구인가2. 고양이여, 이토록 무방비한 나를3. 내 몸은 비참함 속에서4. 수술이다, Get out of my way5. 일본, 나의 자유는6. 숨을 쉬고 있다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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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ako Nishi,にし かなこ,西 加奈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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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세, 낯선 나라, 낯선 의료 시스템, 팬데믹그리고 눈물 나게 다정하고 놀랍도록 유쾌한 사람들어느 날 갑자기 ‘암’이라는 단어를 맞닥뜨렸을 때 초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것도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낯선 외국 땅에서, 난데없이 나타나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간 팬데믹 시기에, 무엇보다도 인생에서 가장 건강하다고 믿었던 순간에 말이다. 게다가 치료를 위해선 양쪽 가슴을 절제해야 하고 나중엔 자궁마저 들어내야 할지도 모른다면 어떨까. 처음 왼쪽 가슴에서 멍울을 발견했을 때, 작가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마음속으로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진부한 말을 그녀도 똑같이 하고 있었다. “설마 내가 걸리려고.” 하지만 병원에서 걸려 온 한 통의 전화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암이었다. 평생 그런 단어를 쓸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닥쳐온 어려움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캐나다의 의료 시스템은 일본과는 완전히 달랐다.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 진료를 예약하고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영어로 의사소통해야 한다는 점도 큰 걸림돌이 되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그때마다 그녀를 구원한 건 결국 ‘사람’이었다. 먼저 유쾌하고 발랄한 병원 사람들이 있었다. 주사로 항암제를 맞을 때면 간호사 리사가 손등 위로 울퉁불퉁 튀어나온 정맥을 칭찬했다. 간호사복에 맞춘 노란색 테의 안경을 쓰고 다니는 크리스티는 암 환자라고 해서 즐거움을 빼앗겨선 안 된다며 좋아하는 걸 계속하도록 응원했고, 간호사복 대신 편안한 트레이닝복을 즐겨 입는 켈리와는 만날 때마다 농담을 주고받았다. 병원에서 만난 의사, 간호사들은 언제 어떻게 만나든 활기차게 환자들을 맞아 주었다. 그들과 함께 있을 때면 암이 심각한 병이 아니라 기껏해야 고약한 독감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작가는 그들을 통해 ‘나’는 그저 ‘나’이며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체득한다. 그리고 양쪽 가슴을 잃고 나서야 마침내 내 몸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다정한 이웃과 친구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들은 작가가 항암 치료를 받는 동안 돌아가면서 음식을 만들어 집으로 배달했다. 데이비드가 만든 우동과 나오가 만든 김밥, 아만다가 만든 파스타와 아야가 만든 영양 솥밥을 먹으며 작가는 타인이 만든 밥의 힘을 절실히 실감했다. 항암 치료를 받으면 머리카락이 빠질 테니 가발을 만들고 삭발하기 위해 다니던 미용실에 갔을 때는 손을 잡고 함께 눈물 흘린 친구 마유코가 있었다. 작가의 아이가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주말마다 집으로 초대해 준 이웃과 멀리 있어도 함께 울고 웃으며 사랑이 담긴 물건을 잔뜩 보내오는 사람들도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든든한 동지들도 있었다. 바로, 막막한 공포심을 마주했을 때 손을 잡아주고 어깨를 토닥여준 다른 유방암 생존자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암을 선고받은 날의 긴 밤을 보냈다. 그 밤을 겪어본 사람의 마음을 아는 사람은 결국 서로밖에 없었다. 그녀들은 아낌없이 애정을 나눠주며 치료가 끝난 후에는 일상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훌륭한 본보기가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니시 가나코, 자신이 있었다. 작가는 치료 중에도 내내 글을 썼다. 겪은 일을 꼼꼼하게 가감 없이 기록하면서 ‘나’를 새롭게 관찰했다. 깊게 호흡하고 자신을 응시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그렇게 응시한 끝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것은 두려움이었다. 형태도 실체도 없지만 작가의 마음에 어두운 장막을 드리우는 근원이었다. 작가는 그 두려움이 스스로 만들어 낸 것임을 깨닫고 그것을 가엽게 여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끝내 두려움을 빈틈없이 끌어안았다. 비극을 눈앞에 두고 냉소하고 비관하는 것은 쉽다. 정말 어려운 건 어둠 속에서 빛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일이다. 작가는 그렇게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책이 가진 온도에 있다. 너무 뜨겁지도, 미지근하지도 않은, 누군가의 생을 진심으로 축복하는 포옹과 같은 따뜻함이 책 곳곳에서 넘쳐흐른다. 그리고 그 온도는 사람의 체온에서 나온다. 결국 이 책은 평범한 사람 간의 따뜻한 사랑의 기록이자 니시 가나코가 전하는 다정한 포옹이다. 누군가를 끌어안고 서로의 체온을 교환하며 ‘살아 있다’라고 실감하는 순간의 힘을, 책을 통해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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