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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장 근사한 성에 살던 볼테르, 거처를 잃고 다락방 신세가 되다 제2장 잘 차려 먹는 법을 배우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 제3장 볼테르는 문학으로 살고 남작부인은 새끼멧돼지 요리로 산다 제4장 남작부인이 죽었다가 살아나는 모습을 하룻밤에 다 보다 제5장 볼테르와 백작부인의 탈을 쓴 곰 한 마리가 추한 싸움을 벌이다 제6장 목숨을 부지하는 기술은 뜻하지 않은 상황을 이용하는 수완에 달렸나니 제7장 볼테르와 철학적인 부인이 남작부인의 오장육부를 보다 제8장 우리의 주인공들이 독으로 연명하고 공증 서류로 불을 때다 제9장 우리의 주인공들이 사라진 유언장의 행방을 놓치다 제10장 진중한 신사들도 순전히 바보 같은 짓거리에 매달릴 수 있나니 제11장 죽어가는 와중에도 돈 버는 법 제12장 금빛 대리석 아래서 프티 푸르를 먹어치우는 야수들을 관찰하다 제13장 한밤중의 질주와 익사 위기의 비교 효과 제14장 문을 여는 방법이 언제나 최소한 두 가지는 있음을 증명하려 애쓰다 제15장 악어가 철학을 강매당한 사연 제16장 성녀냐, 천사냐, 나비냐, 이것이 문제로다 제17장 볼테르가 청중을 사로잡고 경찰의 심기를 거스르다 제18장 스크린에 비친 영상이 미래 없는 여흥거리임을 깨닫다 제19장 어떤 이들은 자기 이미지에 충실하게 살고 어떤 이들은 그 이미지를 충격적으로 배반하나니 제20장 단순한 문헌 해석으로 재산이 오가다 제21장 우리의 주인공이 경관들의 지능에 철학이 미치는 효과를 실험하다 제22장 철학자는 날 수 없다는 사실이 놀랍게 받아들여지다 제23장 볼테르가 공증인 서기의 뇌를 후작부인의 몸에 이식하려 애쓰다 제24장 우리의 주인공이 돼지치기 여인과 어울리다 제25장 볼테르가 그리스도교 도덕의 승리를 위해 힘쓰다 제26장 볼테르가 인류애를 널리 떨친 대가가 귀싸대기로 돌아오다 제27장 사제들이 볼기를 맞는 동안 볼테르가 소크라테스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다 제28장 샤틀레 후작부인이 수수께끼를 풀고 그 어느 때보다 당황하다 제29장 귀족이냐 아니냐의 문제 제30장 후작이 자식을 얻고 아내를 잃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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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에게 물린 것 같은 몰골이구먼.”
르네 에로가 중얼거렸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흡혈귀들은 카르파티아 산악 지대를 좀체 떠나지 않으니까요.” 볼테르를 바라보던 에로가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미신을 적으로 삼는 당신 같은 사람도 흡혈귀의 존재를 믿습니까?” “나는 우리나라 사제들이 퍼뜨리는 쓸데없는 소리를 믿지 않을 뿐입니다. 머나먼 다른 나라에서는 흡혈귀 신앙도 소박한 민중 신앙일 뿐이지요. 흡혈귀들이 파리 교구에서 봉록을 받는 것도 아닌데 내가 무슨 상관을 하겠습니까. 우리에겐 얀센주의자들과 예수회가 있으니 발라키아에도 그들의 고혈을 빠는 흡혈귀들이 있겠지요.” “뱅티미유 추기경 예하께서는 그런 것들을 믿지 않으실 것 같군요.” “교회가 믿지 않으니 우리가 믿을 여지가 있는 겁니다. 그러니 ‘흡혈귀에 의한 살인’이라고 기록하시고 사본을 노르트담에 제출하시지요.” 에로가 손뼉을 쳤다. 한 남자가 여태껏 복도에 서서 대기하고 있었는지 곧바로 진홍색 가죽이 덮인 궤짝 하나를 들고 나타났다. “고인은 독실한 신자였나? 부인이 교구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는지?” 볼테르는 이런 질문은 하인들에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나 보좌관은 즉시 궤짝을 열고 서류를 꺼내며 말했다. “3년 전 크리스마스 이후로는 미사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총감님.” “어떤 이들은 스스로에게 온갖 호사를 허락하지. 신을 믿지 않는 호사까지 포함해서 말이야.” 경찰총감이 단정 짓듯 말하며 볼테르를 바라보았다. “그러면 품행 문제로 넘어가 볼까. 당신이 어떻게 이렇게 호사스럽게 살게 됐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시지요, 아루에 씨.” 수사관이 관심 있게 여기는 문제는 남작부인의 품행이 아니라 볼테르의 품행이었다. 볼테르는 샤틀레의 감시망에 걸려들었음을 직감했다. “나는 부자가 아닙니다! 복권에 당첨됐을 뿐이지요!” “아, 그래요, 나도 기억합니다. 당신은 당첨금을 두둑이 챙기기 위해서 가명으로 엄청난 양의 복권을 사들이는 그 양심 불량 단체의 일원이었지요. 재산의 출처로는 참 떳떳하기도 하지요! 퐁텐 마르텔 부인은 이미 연로했고, 그러니 다른 여자와 손잡고 이 노부인의 재산으로 호의호식할 마음이 들었을 수도 있겠군요…….” “지금 장난하시오? 이 집에 들어오려는 남자는 모두 고자가 되어야 할 판국이군!” “아, 그렇습니까?” 철학자의 낯빛이 시뻘겋게 변했다. “나는 문학에 바친 몸이오!” “우편물!” 에로가 고함을 지르자 가죽 궤짝을 든 보좌관이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내가 읽어 드리지요. ‘그녀는 항상 누군가 자기 목을 찔러 죽이고 자기 돈을 오페라 여가수 따위에게 주지 않을까 두려워합니다. 그러니 열아홉 살의 리낭이 부인 마음에 들지 생각해 보시지요!’” 볼테르는 그 종이를 보여 달라고 했다. 자신의 필적이 아니었다. 볼테르는 자신은 이런 편지를 쓴 적이 없노라고 말했다. “당연히 당신 글씨가 아니겠지요. 내가 늘 사람을 시켜 당신 편지를 잘 베껴 놓은 후에 원본을 수신인에게 전달하게 했으니까요.” 확실히 ‘목을 찔러 죽인다’는 말을 가벼이 넘길 수는 없었다. 경찰총감은 그 리낭이라는 사람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볼테르는 그 문장이 생생함을 더하기 위한 일종의 표현법에 지나지 않으며 문제의 리낭은 성직자라고 설명을 해야만 했다. 이제 글을 쓰는 시간보다 그 글에 대해서 설명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었다. 에로는 자고새를 덤불숲에 몰아넣은 사냥꾼 같은 얼굴로 대꾸했다. “그래요? 돈 많고 명 짧은 귀부인 집만 골라가며 유숙을 하는 겁니까?” 볼테르는 자신은 부인의 상속자가 아니라고 분명히 짚고 넘어갔다. 누구라도 부인의 상속자가 될 수 있었지만 그는 아니었다. ---「남작부인이 죽었다가 살아나는 모습을 하룻밤에 다 보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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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 르노르망이 프랑스의 18세기, 그가 가장 좋아하는 시대로 돌아왔다. 영웅의식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인간적인 볼테르를 만날 기회!
- 르 푸앵 멋진 아이디어!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문체, 개성 강하고 정이 가는 캐릭터들, 일반적인 추리소설과는 다르다. 이 이야기의 상당 부분이 실화라는 점이 놀랍다.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 - 아마존 프랑스 친애하는 벗이여, 자네도 아마 알고 있겠지만 퐁텐 마르텔 부인이 죽었다네. 이 말인즉슨, 내가 주인 노릇하던 좋은 집과 그 집에서 나를 위해 지출해 주던 4만 리브르의 돈을 잃게 됐다는 뜻이지. 자네는 나에 대해 뭐라고 할 건가? 나는 이 끔찍한 때에 부인의 지도 신부 역할을 했고 부인이 법도에 어긋남 없이 죽게 해주었네. 우리가 퐁텐 마르텔 부인 집에서 '자이르'를 상연한 지 보름도 안 됐다는 걸 아나? 불과 보름 후에는 이 집을 떠날 운명이 될 줄 누가 알았겠나? 하루하루가 즐겁고 축제 같았던 이 집을 말일세! 볼테르가 드 시드빌에게 보낸 편지, 1733년 1월 27일 누가 감히 남작부인을 죽였을까? 볼테르가 그녀의 집에 유숙하며 한껏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마당에? 1733년 추운 겨울, 우리의 철학자께서 거리에 나앉게 생겼다. 최악의 경우 바스티유로 끌려갈지도 모른다! 그러니 범인이 다른 무고한 이들에게 죄를 덮어씌우기 전에 얼른 붙잡아야 한다. 볼테르도 용의자로 몰려 있으니 남의 얘기가 아니다. 천운이 따르는지 과학적 두뇌의 소유자이자 ‘볼테르 구하기’라는 가문의 전통을 이어 받은 만삭의 임신부 에밀리 뒤 샤틀레 후작부인이 볼테르와 수사를 함께하며 종종 철학을 압도하는 여성 특유의 예리한 통찰력을 보여 준다. 두 사람은 극성맞은 여성 상속자들, 멍청한 사제들, 피 보기를 좋아하는 플루트 연주자들을 상대해야 할 것이다. 수수께끼의 암호를 해독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여차하면 볼테르를 바스티유로 끌고 갈 태세인 경찰총감을 잘 피해야 할 것이다. 18세기를 지배한 천재, 계몽주의의 화신, 만고에 다시없을 최고의 작가(괴테). 인간의 오류를 고발하는 데 일평생을 바친 인물(랑송). 18세기 계몽주의를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작가인 볼테르에 관한 수식어는 끝이 없다. 1694년 11월 21일 파리의 전형적인 부르주아 집안에서 태어난 볼테르(본명은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Francois-Marie Arouet이다)는 어린 시절 예수회 학교인 루이 르그랑에서 공부했으며 아버지의 뜻에 따라 잠시 법률 공부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감출 수 없는 문학적 재능과 재치로 어린 나이에 이미 여러 살롱들에서 큰 사랑을 받게 된다. 작가로서 볼테르는 다양한 비극과 서사시, 콩트 등으로 당대 유명 인사였던 동시에 프랑스 계몽기의 대표적 철학자로 종교적 광신주의와 불관용에 맞서 평생 투쟁했으며(칼라스 사건), 디드로와 달랑베르, 루소와 몽테스키외 등과 함께 프랑스 계몽주의의 대표 저서 '백과전서'를 집필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이 책의 여주인공인 에밀리 뒤 샤틀레와 함께 뉴턴 사상의 해설서를 쓰기도 했다. 볼테르의 소설 '자디그(Zadig)'(1747)에는 '남작부인은 다섯 시에 죽었다_볼테르가 수사하다'의 저자인 프레디릭 르노르망이 볼테르를 프랑스의 셜록 홈스로 그리게 된 힌트가 들어 있다. 박식한 자디그가 마치 셜록 홈스처럼 한 번 본 적도 없는 왕비의 개와 왕의 말에 대해 작은 단서 몇 가지로 아주 소소한 습성까지 나열하는 대목이 그것이다. 이 책 '남작부인은 다섯 시에 죽었다_볼테르가 수사하다'는 장르를 굳이 분류하자면 추리가 가미된 팩션(faction)이다. 파리 정치대학과 소르본에서 수학한 뒤 마드리드와 뉴욕, 로마 등지에서 체류하며 소설을 쓰기 시작한 프레데릭 르노르망은 프랑스 문인협회 티드 모니에 상, 아카데미 프랑세즈 프랑수아 모리악 상 등을 받으며 문단으로부터 주목 받는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004년 ‘티 판관의 새로운 수사’ 시리즈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프레데릭 르노르망이 이번에는 그의 전공 분야인 18세기 프랑스로 돌아와 역사적 고증에 기반한 다양하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 특히 철학사 속에 박제된 볼테르가 아닌 적당히 찌질하고 적당히 속물적인 볼테르, 그렇지만 이따금 던지는 촌철살인의 말에서 위대한 철학자의 면모를 보여 주는 볼테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풍자적이고 유쾌한 추리소설을 탄생시켰다. 또한 볼테르의 실제 연인이자 18세기의 여류 과학자 에밀리 뒤 샤틀레도 지혜롭고 인간적이며 유머러스한 파트너로 등장해 최고의 콤비를 이룬다. 이 작품은 프랑스 최고의 추리소설에 주어지는 문학상 ‘아르센 뤼팽 상’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