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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람은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2. 살인 누명 3. 무애의 바람 4. 미완(未完)의 초인 5. 끝없는 만행(萬行) 6. 전도(顚倒)의 즐거움 7. 춤추는 석녀 8. 해탈의 거인 9. 갯마을의 정사(情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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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월은 아무 저항없이 경허의 말에 순종했다. 경허를 위해 자신의 동정(동정)까지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 것 같았다.
혜월은 나무를 했다. 때로는 생목(生木)을 해오기도 하고 시목(柴木)을 잘라오기도 했다. 어느 날 만공은 늦잠을 자다가 아침 공양을 늦게 하고 말았다. 마음이 급해 석익은 밥을 상에 올리게되었다. 밥상을 받은 경허는 몇 숟가락을 들다가 밥상을 물리고 혜월과 만공을 불렀다. 그의 손에 주장자가 쥐어져 있었다. 두 사람이 꿇어앉자 경허는 큰소리로 '밥 하나를 똑바르게 짓지 못한 놈이 어찌 일체중새을 위해 공양을 올릴 수 있겠느냐'하며 주장자로 만공의 등허리를 후려쳤다. 둔탁한 소리가 났다. 그리고 혜월의 등허리에도 둔탁한 소리가 났다. 두 사람은 '억' 소리를 지르며 경허의 꾸중을 들었다. 이후부터 만공은 밥짓는 일에 정성을 다했다. 정성이 깃들자 밥이 설익지 않았다. 그런데 혜월은 밥을 먹지 않았다. 누룽지만 찾았다. 남이 먹다 버린 음식이 있으면 그것을 다시 깨끗이 씻어 먹었다. --- p. 1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