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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접합 집합 콘퍼런스 인터뷰 1: 비영구성과 불확정성을 위한 뉴 비전 인터뷰 2: 인체와 기계와 생각과 장치 오민의 오퍼레이션 영화: 「헤테로크로니의 헤테로포니」와 「폴디드」에 대한 노트 참여자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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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 ‘동시’는 동시대 음악의 현상 중 하나인 ‘덩어리 음향’(sound mass)에서 촉발되었다.
---「집합」중에서 오민: 결국 ‘동시’가 흥미로운 것은, ‘다수’의 ‘개체’와 ‘집합체’가 서로 ‘분할’하고 ‘분배’하고 ‘연결’하는, ‘자연’을 닮았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집합」중에서 오민: 빠르게 ‘운동’하며 변화하는 ‘연결’은 ‘위계’가 발생할 틈을 제거한다. 수많은 ‘절단’이 ‘복잡’하게 이어진 ‘동시’는, ‘결정’을 지연하며 혼잡하게 충돌하고 분화하는 무언가를 쫓는다. ---「집합」중에서 오민: 시간 위에 놓이는 모든 것은 변화를 전제한다. 변화는 곧 움직임이며, 움직임은 공간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미지와 소리를 남긴다. 시간, (시간 위에 배열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칭하는) 몸, 변화, 움직임, 공간, 이미지, 소리는 그렇게 하나로 중첩된다. 시간을 연구하는 것은 나머지도 함께 연구하는 것을 의미하며, 다학제적 협업의 계기가 된다. ---「콘퍼런스」중에서 쇠데르베리: 하나처럼 보이는 그 무엇도 결코 하나가 아니다. 다수의 복합체이며, 최소 두 개, 대개 여러 개로 구성된다. 다수가 동시 발생하기 때문에 하나로 경험될 뿐이다. 각각은 스스로 존재하기보다, 관계 안에 존재한다. 다수를 매듭짓는 관계가 존재할 뿐, 하나라는 것은 애초에 성립 불가능한 개념인지 모른다. ---「콘퍼런스」중에서 나가오: 나는 일상생활에서 음악 듣기를 좋아하지 않는데, 최근에 와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음악은 나를 둘러싼 시공간과 감정을 지배한다. 내가 영화에서 관찰하고 싶은 디테일을 파괴하며 그 순간 내가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 음악으로 지시하려는 영화를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다. ---「콘퍼런스」중에서 영블러드: “확장 영화는 단지 영화가 아니다. 삶이 생성의 과정인 것처럼, 확장 영화는 인간이 자신의 의식을 마음의 바깥에, 눈앞에 드러내고자 하는, 여전히 진행 중인 역사적인 추동이다.” ---「인터뷰 1: 비영구성과 불확정성을 위한 뉴 비전」중에서 미쇼: (…) 현실주의자에게 영화는, 세계의 이미지를 기록하는 장치다. 형식주의자에게 세계는, 영화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이 둘은 모순되지 않는다. 이 둘은 동시에 발생한다. ---「인터뷰 1: 비영구성과 불확정성을 위한 뉴 비전」중에서 소마이니: (…) 이미지와 관련해 내가 연구하고 있는 인공 지능 중 그 어떠한 것도 순수하게 자율적인 것은 없다. 이들의 제안에는 인간의 결정, 행동, 선호, 그리고 인간을 벗어난 기술적 가능성이 접목되어 있으며, 인간과 비인간이 매우 복잡하게 뒤얽혀 있다. ---「인터뷰 1: 비영구성과 불확정성을 위한 뉴 비전」중에서 뵈녜: 불확정성은 무빙 이미지의 근본적 속성이다. 프레임 안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촬영을 시작하는 순간 카메라는 의도하지 않은 것들을 포착하기 시작한다. 관객의 측면에서 얘기하면, 같은 이미지를 열 번, 스무 번 반복해서 보더라도 이전에 보지 못한 세부 정보를 끊임없이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인터뷰 1: 비영구성과 불확정성을 위한 뉴 비전」중에서 영화를 비롯한 수많은 20세기의 기계들은 리모컨 버튼을 누르고, 하이퍼링크를 클릭하고, 이미지를 슬라이딩하고, 방대한 절단면들을 몽타주하며 일상을 보내는 21세기 동시대인을 산출했다. 그리고 21세기의 동시대인들은 이 시대의 가장 막강한 기계인 생성형 알고리즘에 생각을 의탁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생물이, 세계가 근본적으로 기계라는 전제를 받아들인다면, 어쩌면 이것은 그리 놀랄 일도, 또 새로운 일도 아닐 것이다. 그리고 동시대를 살고 있는 나는, 언젠가부터 인체, 기계, 생각, 장치 사이의 경계를 구분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인터뷰 2: 인체와 기계와 생각과 장치」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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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합
“영화를 비롯하여, 여러 장르와 매체가 접합하는 다원적 예술 작품에서 음악은 대체로 조화를 담당한다. 조화는 대개 안정감을 생성하지만, 나에게는 종종 위험으로 다가온다. 보는 관점에 따라, 한 방향에서 보이는 조화는, 다른 방향에서 보이는 지배의 이면일 수 있다. 조화로운 지배는, 한 구성체가 다른 구성체를 유용한 것으로 규정할 때 발생한다.”(「접합」, 14쪽) 선형적인 질서 아래 조화를 이루는 예술 작품은 일견 자연스럽게 여겨질 수 있지만, 그에 따른 안정감은 도리어 위험할 수 있다는 의심을 품게 한다. 조화란 한쪽이 한쪽에 유용하게 복무할 때의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능적으로 소비되어 온 음악과, 영화 내에서 이미지를 뒤따르곤 했던 사운드/소리와, 텍스트/말에 지배되었던 이미지의 유용성의 역사를 들여다보며 오민은 묻는다. “서로가 서로에게 결과적으로 유용함을 발휘한다면, 더 이상 위험은 없는 걸까? 조화로운 접합은 안전한가?”(「접합」, 25쪽) 오늘날 다원적인 예술 작품들은 다양한 장르와 매체의 접합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접합의 방식을 의도적으로 조화롭지 않게 시도한 작품들이 있어 왔다. 오민은 선형적인 예술의 흐름 속에서 간간이 돌출되어 온 이러한 비선형적인 움직임을 발견하고, 이러한 실험을 또 다른 각도에서 펼쳐 나가며 연구한다. “전복된 지배” 또한 “새로운 지배의 자양분이 될 위험”이 있음까지 의식하는 새로운 접합에 대한 태도는 이 책의 구성에도 반영되어 보인다. 『동시』는 인용과 재인용을 입체적으로 엮고(「집합」), 음악과 춤을 둘러싼 비위계적 협업에 관한 콘퍼런스를 구성하고(「콘퍼런스」), 영화의 역사와 이론, 필름/시네마/영상을 둘러싼 여러 개념에 대해 영화와 미디어 이론 연구자들과 독립적으로 이야기 나눈 후 이를 한 편의 대화로 편집하고(「인터뷰 1: 비영구성과 불확정성을 위한 뉴 비전」), 여러 영화인들을 초청해 (추후 그 답변이 “글이 아닌 말의 형식으로” 완성될) 스코어로서의 질문만을 드러낸다(「인터뷰 2: 인체와 기계와 생각과 장치」). 질문은 계속된다. “실험은 충분한가? 이제 안전한가?”(「접합」, 28쪽) 집합 ‘집합’은 ‘동시’라는 개념에 필연적인 방식일 수 있다. “‘동시’는 적어도 ‘다수’의 ‘개체’를 전제한다.”(「집합」, 31쪽) 관습적인 구별을 흐리기 위해서는 수많은 정보량과 상대적으로 적은 질서가 요구되며, 이는 더 이상의 구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집합’이 된다. “‘동시’는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기 위해 애써 ‘개체’들을 ‘구별’하여 ‘배열’하지 않고, ‘복잡’한 상태를 ‘복잡’한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태도다.”(「집합」, 33쪽) ‘동시’의 현상으로서 여러 생각과 질문과 대화가 여러 방식으로 집합된 이 책은 덩어리로서 모여 있는 상태를 인지하고 지향하는 것으로 보이며, 오민과 대화를 나누었던 영화 미디어 연구자 마르틴 뵈녜가 “무빙 이미지의 근본적 속성”이라고 단언한 “불확정성”(「인터뷰 1」, 104쪽)과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동시’는 자신의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기 어렵게, 그 ‘사이’를 끊임없이 ‘횡단’하며 ‘개체’와 ‘개체’, ‘개체’와 ‘집합체’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재정의한다.”(「집합」, 42쪽) 그동안 오민은 “음악의 시간 언어를 구사하는 시간 기반 설치 작품들”을 만들어 왔는데, 이러한 그의 작품들은 “필름”으로서 “영화의 언어”와 관련되어 있었으며, 특히 최근작들은 “영화에 내재한 공연성에 주목하기 위해 영화의 구성 요소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실험”과 맞닿아 있었다. 자연히 영화의 역사와 이론에 관심을 두게 된 오민은 영화 관련 연구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들이 영화에 대해 나눈 대화의 면면은 유동적이고 열려 있는데, 특히 필름에 대한 생각이 그러하다. 퐁피두 센터 국립 현대 미술관의 필름 컬렉션 담당 큐레이터로 『필름에 관하여』를 쓴 필리프알랭 미쇼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필름은 사진, 음악, 그리고 다른 많은 것들과 관련 있지만 동시에 어떠한 연관에서도 빠져나간다. 필름은 유동체다. 즉 흐르는 것이다.”(「인터뷰 1」, 78쪽) 또한 그가 보기에 “필름은 현상을 보는 방식이기도 하고, 생각하는 방법이기도 하다.”(「인터뷰 1」, 79쪽) 그런데 필름에 대한 이러한 생각은 ‘동시’라는 관계 언어를 둘러싼 말처럼 읽히기도 한다. “복잡성 또는 유동성은 명백한 중심, 주인공, 또는 위계를 피하는 하나의 방법”(「콘퍼런스」, 70쪽)이며, ‘동시’에 대해 “앞과 뒤, 전과 후, 위와 아래, 안과 밖 사이의 시공간적 구별을 모호하게 하는 감각 실험과 직결”(「서문」, 9쪽)되고 “결과적으로 ‘무질서’의 감각을 생성”(「집합」, 31쪽)한다고 한 오민의 문장과 공명한다. 책의 말미에는 예술가 오민의 시간 기반 설치 작품 중 특히 「헤테로크로니의 헤테로포니」(2021)와 「폴디드」(2022)를 ‘오퍼레이션 영화’로 읽어 내는 영화미디어학자 김지훈의 글이 자리한다. 이 글에 따르면 오퍼레이션 영화란 “규범적 영화의 형식적, 미적, 기술적 경계를 확장하고 다시 그리기 위해 자신의 ‘오퍼레이션’을 구축하고 전면에 드러내는 다양한 영화적 실천을 가리킨다”(131쪽). “시네마의 바깥에서 시네마의 내부로 들어가 시네마를 다시 상상하고 개조한 결과”(146쪽)로서 “구성 요소들의 이질적인 신체와 움직임, 이들 간의 미묘한 맞물림과 마찰음을 강조”(147쪽)하는 오민의 작품은 이 책에 실린 글들이 책을 이루어 가는 모습과 자연히 닮아 있다. “긴 호흡으로 전개되며 어떻게 변형될지 모를 미래의 작품을 미리 보는 예고” 혹은 “미래 시점에서 뒤돌아봤을 때 비로소 드러날 징후”(「서문」, 10쪽)가 되기를 바라며 엮인 책 『동시』는 이렇게 “실천 실험”의 과정이자 결과가 되어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