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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1. 돌아오던 날 2. 초열기(焦熱記) 3. 유월장(逾月葬) 4. 달실에서 온 여인들 5. 개미귀신 6. 운명의 칼 7. 불천위제(不遷位祭) 8. 푸른 관(冠)의 어머니 9. 제단에 오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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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실은 나의 체력이 고갈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어느 날부터인가 내 국사발에 담긴 액체가 좀 거무스름해 보인다 싶더니, 약간 쌉싸름한 맛이 도는 그 정력국을 먹고 나는 해도 해도 지치지 않는 사랑의 전사로 거듭났다. 도대체 무엇을 넣었기에 이렇게 약발이 잘 듣느냐는 내 물음에 정실은 자랑스럽게 두엄을 좀 섞었다고 대답했다. 땅과 식물에 보약이 되는 것이니 사람에게도 틀림없이 좋은 일을 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조금 기가 막혔지만 아무튼 내 몸이 끝없는 정력덩어리가 된 것만은 분명했으므로 나는 군소리 없이 그 두엄국을 들어켰다.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는 언간 해독 일에 대한 변명 거리도 만들 겸, 뒷밭과 안방을 쳇바퀴 돌듯 하는 사랑의 운동장을 넓히기도 할 겸, 두엄국을 먹고 도저히 주체할 수 없도록 솟구치는 기운을 적당히 소모시키기도 할 겸 나는 효계당을 대댖거으로 손질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할아버지에게 보고했다. 할아버지는 갑작스러운 나의 말에 깜짝 놀라 그 저의를 의심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일찍이 보인 적 없는 당당하고도 자신감 넘치는 자세로, 차종손으로서 효계당을 직접 손질하면서 느끼게 될 책임감과 자부심을 역설했다. 서안 조씨 일문의 정신적 구심점이 되어야 할 효계당이, 단 네 식구의 거처로 많은 방들이 사람의 훈기가 닿지 않아 항상 냉골인 것을 통탄하며 집 안 구석구석 사람 사는 냄새를 묻히기 위해 힘닿는 데까지 노력하겠다고-어느 부분 진심이기도 했다-결연히 선언헀다. ---pp. 139~1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