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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규
달아실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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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우리가 무엇이 되어
우리가 무엇이 되어│주먹싸움│안다│우린 종종 무용한 것들을 사랑해서│표지판│서로의 이름이란 걸 알고 있다는 사실들│꽃다발 1│꽃다발 2│풍선│젖은 손목들을 모아서 당신에게 흔드는 날, 나는 모든 밤을 꺼두고 괜히, 어디에 깃들지 모를 누전 따위를 걱정하다가, 문득 불을 켜두었던 빈방 하나를 떠올립니다│모른다

2부. 오늘, 나는
고백│너무 오래 그 자리에 있었기에│도와달라는 말엔 아직 슬픔이 없어서│손잡아주는 날│너에게 건네는 말이 온전히 가기까지│장마│즐거운 시│점묘화│워킹 홀리데이│파도│오늘, 나는

3부. 모임의 모형
문 열어두고 사는 남자│모임│전도│3분 16초의 수명이 연장되었습니다│연착│막다른 길에 다다랐으나 푸른 숲을 향해 가듯│놀이공원│회전목마│룩아웃│화랑유원지│사격장│이웃

4부. 인간성
고양이│꿈│부름│모자│월피│밝은 길│대포│인간성

해설 _ 어제가 밀려드는 해변에서 너는│임지훈

저자 소개 1

1989년 경기 안산 출생이다. 201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대화」 당선으로 등단했다. 2017년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지원 문학분야 시부문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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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125*200*20mm
ISBN13
9791172070410

출판사 리뷰

시집 추천사에서 박은지 시인은 김진규 시인과 그의 이번 시집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김진규는 무용한 것들을 곁에 두고 오래 들여다본다. 끌어안고 재미있는 말을 건넨다. 먼지를 털어내고, 깨끗이 닦고, 기쁘게 가꾼다. 그렇게 공을 들여도 여전히 무용할 테지만. 그는 무용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본다. 이는 시인의 속성이기도 하다. 그래도 쓸모없음이 아름답다면 꽤 멋진 쓸모없음이 아닌가. 그래서 시인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시인이 사는 세계는 슬프게도 아름답지 않다. 쓸모없다는 것이 죄가 되는 세계이다. 행복 뒤에 불행이 따라오고, 주먹 쥐는 법을 배워야 하고, ‘아프지 않은 날 뒤엔 아픈 날이 따라오는’ 세계이다. 김진규의 시는 이러한 세계 앞에 ‘품에 있다가 금세 떠나는 것’, ‘썼다가 지운 것’, ‘이름을 붙여 부르고 싶은 마음’ 같은 무용한 것을 펼쳐 보인다. 그런데 이를 함께 지켜봐주는 이가 있다. 함께라는 이름 아래 무용한 것들은 빛나고, ‘너’의 곁에서 무용한 것들은 아름다움을 넘어 내일을 살게 하는 마음이 된다.

내일을 살게 하는 마음은 떠나보낸 것이 잘 도착했는지 살피는 마음으로 커진다. 먼저 등 돌리지 않고 먼 곳까지 지켜보는 마음에서 우리는 ‘사랑보다 더 큰 사랑 같은 위안’(「서로의 이름이란 걸 알고 있다는 사실들」)을 얻는다. 그래서 김진규의 시는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다. 오래 받아보고 싶은 소식이다.”

그리고 이번 시집의 해설을 쓴 임지훈 문학평론가는 이번 시집을 이렇게 평한다.

“우리가 쓰는 시란 어쩌면 그런 것인지 모른다. 과거가 밀려오는 해변에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과거와 대면하여 다시금 옛일을 상기하며 모래 위에 적어가는 일. 지금 우리가 마주한 김진규의 시 또한 그러하다. 그는 무수한 기억이 그의 해변에 홀로 선 채, 밀려드는 무수한 사물들을 마주하며 자신의 과거를 소묘한다. 그렇기에 여기에는 슬픔도, 기쁨도, 고통도, 아스라한 그리움도 모두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은 모래 위에 쓰여진 글자이기에 좀처럼 타인에게 전달되지 않은 채 자신의 밀려오는 기억 아래로 침잠하곤 한다. 이를테면 이것은 전해질 수 없는 편지이면서, 그것이 문자의 형태로 남은 기록이다. 그렇기에 그의 고백들은 전적으로 무용한 것이면서 무해한 것이기도 하다.”

우린 종종 무용한 것들을 사랑해서
쓸모에 대해 오래도록 얘기했었지

가질 수 없는 것들을 얘기하고
잠깐 품에 있다가 금세 떠나는 것들을 생각하고
한 끼의 식사도 되어주지 못할 것들과
행복 뒤에 따라오는 현실의 불행
몇 번씩 고쳐 쓴 글씨와 서툴게 깎아놓은 연필들

나는 아픔을 말해주는 사람을 믿고
내가 믿는 사람들은 모두 한 번쯤은 아팠기에
위로보다 더 무용한 것이 있을까
그땐 대답하지 못했던 동작들

하지만 무용한 것들은 가끔 아름다웠어
내가 남긴 것들이 너에게 닿으면
나는 가끔 아름다울 수 있었어

우린 춤을 추고 있는 거라고, 발에 불이 붙은 것처럼
간절하게 더 간절하게

고통이 춤을 더 아름답게 만들고 있었어
_ 「우린 종종 무용한 것들을 사랑해서」 전문

“기억이 밀려드는 해안에서 그가 발견한 것이란 이런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후회와 회한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면서, 동시에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는 역설적인 순간이다. 그는 이러한 인식을 손에 쥐고 자신의 기억이 밀려드는 해안을 거듭 떠돈다. 그의 눈에 비춰지는 모든 사물은 제각기의 효용과 관계없이 아름다워질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것들이며, 동시에 어떤 기억을, 혹은 조금의 영혼을 소유한 것들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는 오래도록 바라본다. 자신의 기억으로부터 떠밀려온, 해변에 내려앉은 사물들을. 그것들을 시어로 만드는 과정을 통해, 그 안에 감춰진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이것을 단지 아름다울 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혹은, 단지 슬픔일 따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떠한 말도 쉽사리 허락되지도 않을 김진규의 시적 궤적 속에서, 다시금 찰나의 빛이 스쳐 지나간다. 슬픔과 아름다움이 한 몸으로.”

인류는 지금까지 ‘쓸모와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문명을 끊임없이 발전시켜왔지만 마침내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젊은 시인 김진규는 쓸모와 효용이라는 가속도가 붙은 우리의 삶에 제동을 건다. 우리가 한때 아니 오래도록 용도 폐기했던 무용한 것들, 쓸모없는 것들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러니까 무용해서 유용하고 쓸모없음으로 제대로 된 쓸모를 만들어낸다고 하겠다.

■ 시인의 말

닫아둔 창문을 누군가 자꾸만 열어놓는 것 같은데
그게 그리 싫진 않습니다.
내심 불어오는 바람을 좋아하는지도 모릅니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닙니다.
미워한다는 말도 물론 아닙니다.
아직도 모르는지 자꾸 물어보겠지만,
멀었습니다.
변명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4년 12월 춘천에서
김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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