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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l어미 갈대가 푸른 새끼 갈대에게
물 흐르고 꽃피는 자리 승주 조계산 불일암 / 달도 보고, 차꽃도 보고 영암 월출산 상견성암 /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합니다 화순 사자산 다성암 / 아름다운 산길도 모르면 고생길 화순 무등산 규봉암 / 한줌 흙도 그 자리에 두라 구례 지리산 구층암 / 풀옷으로 몸을 가린 암자 해남 두륜산 일지암 / 동백 꽃망울이 하품하는 길 여천 영구산 향일암 강원도l우리 가난한 마음을 보듬어 주는 자리 차라리 자취를 감춘 학이 되리 평창 오대산 중대 사자암 / 세상 지옥이 텅 빌 때까지 평창 오대산 남대 지장암 / 장엄한 노을 법문을 보며 평창 오대산 동대 관음암 / 등신불로 빛나는 너와집 평창 오대산 서대 염불암 / 껍질 벗고 생살이 돋는 삶이란 평창 오대산 북대 미륵암 / 다람쥐 합장하는 오세동자의 집 인제 설악산 오세암 / 입 다문 바위들도 고개 숙이네 인제 설악산 봉정암 / 바닷가에 핀 한 떨기 홍련 양양 낙산 홍련암 / 거대한 목탁 같은 석굴 속초 설악산 계조암 / 달빛 속 한 폭의 수채화 동해 두타산 관음암 경상북도l한밤 시냇물은 반야를 노래하다 산구름에 둘러싸인 선방이여 영천 팔공산 운부암 / 돌샘도 법문을 하는구나 영천 팔공산 중암암 / 아미타불의 영원한 미소 속에서 영천 팔공산 백흥암 / 한지에 배는 먹물 향기 대구 팔공산 성전암 / 화두란 정신의 큰 지우개 문경 사불산 윤필암 / 차별 없는 무등의 세계 문경 사불산 묘적암 / 구르는 가랑잎도 묵언 중이네 문경 운달산 금선대 / 도선국사가 어깨춤을 춘 도량 김천 불령산 수도암 경상남도l마음의 초막 한 채를 세우고 소쩍새 슬피 우는 ‘삼십리절’ 창령 화왕산 삼성암 / 달마는 왜 서쪽에서 왔는가 밀양 재약산 내원암 / 숲이 영원한 생인 것은 함양 지리산 상무주 / 쪽빛 다도해의 빼어난 전망대 고성 무이산 문수암 / 백년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양산 영축산 자장암 / 웃는 얼굴이 참다운 공양이어라 양산 영축산 극락암 / 모과, 석류 향기 속에서 양산 영축산 축서암 / 수도자의 수행을 지켜보는 바위 통영 벽방산 은봉암 / 보는 대로 꽃이 되는 이치 남해 호구산 백련암 / 그대여, 한 송이 백련이 되라 합천 가야산 백련암 / 밝은 달로 살았던 스님들 합천 가야산 홍제암 / 봄바람 속의 해인사 1번지 합천 가야산 원당암 / 효자와 함께 사는 돌부처님 합천 천불산 청량암 / 잠만 자도 도 닦여지는 명당 남해 금산 보리암 / 산허리 불빛이 되는 어머니 남해 망운산 망운암 전라북도l솔바람 소리에 귀를 맡기다 딸을 위해 지어 준 암자 부안 변산 월명암 / 금생에 마신 최고의 차 맛 부안 능가산 청련암 / 개도 목에 염주를 걸고 있네 부안 능가산 지장암 / 상사초로 환생한 동학도의 혼 고창 도솔산 도솔암 충청남북도l둥근 바리때에 허공을 담고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듯 보은 속리산 탈골암 / 한글 창제에 공을 숨긴 스님 보은 속리산 복천암 / 비바람에 꺾이지 않으려면 서산 간월도 간월암 / 사람들의 훈기가 도는 설경 서산 연암산 천장암 경기도l열린 그대에게 가기 위하여 사랑도 성불도 이룬 해탈의 자리 동두천 소요산 자재암 / 쌍무지개 내뿜는 미륵불 남양주 수락산 내원암 / 세상에 공짜는 없다 과천 관악산 연주암 / 산길 저만치서 오시는 봄 이천 설봉산 영월암 |
무염(無染), 벽록檗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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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하는 스님들이 즐겨 드는 무(無)자 화두가 공기 자체에 가득 차 있다고나 할까. 무라! 무라! 하는 외침이 암자의 고요 속에 소용돌이치고 있는 것 같다. 세속의 저잣거리에서 찌든 몸과 영혼이 그런 공기에 세척되는 느낌이 든다. 무란 우리들의 영혼에 때처럼 낀 지독한 찌꺼기들을 말끔히 지워 버리는 정신의 큰 지우개 같은 것이 아닐까.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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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의하고 싶은 존재가 어찌 사람뿐이랴. 다성암에서는 붉음을 다 토해 낸 단풍나무의 낙엽들도 뜨락에 떨어지면서 ‘지심귀명례’하고 있다. 낙엽귀근(落葉歸根)이란 선가에 전해지는 말처럼 이제는 뿌리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 바람이 불자 대숲의 대나무 잎들도 서걱서걱 ‘지심귀명례’를 외고 있고, 채마밭의 배추들도 찬 공기 속에서 더욱 푸르러진 빛깔로 ‘지심귀명례’하고 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