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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장 미궁의 마을
제 2 장 교 조 제 3 장 종말의 윤회 제 4 장 최후의 형사 제 5 장 지워지지 않는 기억 제 6 장 겹쳐지는 얼굴 제 7 장 먼 발소리 제 8 장 습 격 제 9 장 보이지 않는 표적 제 10 장 충 돌 제 11 장 설 충 |
Shunichi Doba,どうば しゅんいち,堂場 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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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충≫은 미스터리 장편소설이다.
무대는 니가타. 주인공 나루사와 료는 니가타 현경 수사 1과 형사이다. 연령은 29세. 오래전에 은퇴했지만 니가타 현경에서 전설적인 명형사로 활약하고 지금도 많은 후배들로부터 추앙받는 할아버지. 그리고 수사 1과의 귀신이라고 불리는 형사로서, 현재 우오누마 경찰서 서장인 아버지. 그런 가정에서 자란 만큼 어렸을 적부터 범인을 체포하는 이야기를 듣고 자란 나루사와는 자신도 형사가 될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했다. 아니다! 형사가 되는 게 아니라 형사로 태어났다고 믿었다. 좋든 나쁘든 이 고집스러움이 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할까, 작품 전체의 기조로서 관통한다. 솔직히 말해서, 어렸을 적부터 자신이 갈 길은 오로지 형사라고 믿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편하게 사귀기 어려운 성격일 거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나루사와도 - 인간이기 이전에 형사라는 신념하에, 처음에는 긴장감이 온몸을 휩싸는 ‘전신 긴장형 형사’로 그려졌다. 융통성 없고, 고지식하고, 협조성도 없다. 범인을 잡을 때의 쾌감, 정당한 이유와 권력을 가지고 사람이 사람을 잡는 쾌감이야말로 무엇보다도 짜릿하다고 진심으로 믿는 인물이었다. 작가가 의도한 것도 있겠지만, 어쨌든 나루사와는 상대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면서 자신의 긴장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에 독자도 금방 긴장하게 된다. 즉 감정이입을 거부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크게 자신이 없으면 어려운 장치이다. 또한 이런 것이 미스터리 장르의 주인공이 갖는 재미이고, 자신의 원하는 것을 위해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스포츠 선수를 묘사하는 것과 미묘하게 다른 점이다. 현실 사회에서 정의는 결코 하나가 아니다. 물론, 살아가면서 측은지심을 가져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나루사와는 그런 것을 일체 인정하지 않는 인물로 등장한다. 이런 인물이 결국 어떻게 변모하고 성장해 갈까……. 이 부분이 작가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며, 또한 이 작품의 최대의 읽을거리다. 의미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것은 ‘설충’이라는 책 제목에 상징적으로 드러나 있다고 본다. ‘설충’은 겨울이 가까워질 때 길이나 집 처마를 조용히 날아다니는 하얀 벌레이다. 그 설충이 날아다니면 본격적으로 눈이 내릴 때가 되었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전조이다. 곧 다가올 큰 변화를 고하는 표시이다. 형사로 태어나, 형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던 인물. 그에게 있어 형사는 모든 기반이며 삶의 존재 가치였다. 그러나 그 형사라는 자리가 무너졌을 때, 처음으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갈등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고통이 밀려오기 시작한 것과 거의 같은 시기에 다른 사람에 대한 친절함이 싹트기 시작한다. 시야가 트인 것이다. 그러한 일들이 어떻게 전개되어 가는지 보는 것도 즐겁지만, 한 가지 말해 둬야 할 것은 이 작가가 보통 실력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찰소설에 한정된 건 아니지만, 사건의 무대를 지방으로 잡을 때는 몇 가지 이유와 패턴이 고려된다. 우선 한 가지는 그 지역에서 실제로 일어난 과거 사건과 일을 소재로 하고, 거기에서 파생된 인연이 현재까지 파급되어 퍼져 나간다는 패턴이다. 덧붙여 지방의 독특한 인습, 도시와는 또 다른 폐쇄성도 빼놓지 못한다. 또 한 가지는 의도적으로 지방을 무대로 정해서 더욱 명확한 형태로 현대 사회의 병폐를 끄집어낸다는 의미도 있다. 오히려 촌구석에서 일어난 사건이기에 국가 행정의 모순된 모습과 암투, 시민들의 의식 등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벌어진 사건도 예외가 아니다. 유자와마치 마을에서 일흔여덟의 혼자 사는 노파가 살해당하는 것이 발단이다. 수사에 임하는 나루사와와 한 조가 된 상대는 관할 경찰서의 신입 형사 오니시 가이이다. 나루사와는 처음부터 신경이 곤두선 채로, 자신이 생각하는 형사의 모습과는 동떨어진 오니시의 태도와 복장에 대해 일일이 잔소리를 퍼붓는다. 하지만 오니시는 기죽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서서히 형사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 형사 같지 않던 형사와, 형사 중에 형사이고 싶은 형사 두 콤비에 대한 대비와 묘사는 절묘하다. 사건은 살해된 노파가 50년 전에 ‘텐케이카이’라는 신흥종교 비슷한 조직의 교조였던 게 밝혀지면서 갑자기 양상이 바뀌었다. 하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한 채 결국 제2의 사건이 발생하고, 살인의 마수는 나루사와의 할아버지에게까지 미친다. 왜 할아버지가……. 여기에 이르자, 나루사와는 사건의 뿌리가 50년 전에 있다고 확신하고 할아버지에게 당시의 일을 묻는다.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대답뿐이다. 사실은 이 작품의 또 하나의 주제로서 3대에 걸친 형사 집안인 나루사와 가(家) 부자의 갈등과 가족의 실상이 그려져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이 사건을 통해 핵심에 다다르게 된다. 여하튼 이 작품은 아무런 흔들림 없이 살아온 한 남자의 29년이라는 인생이 뿌리부터 뒤집혀져 허우적거리기 시작하는 이야기다. 그런 이야기인 만큼 주인공을 따라 괴롭기도 하고,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고, 머릿속이 하얘지기도 한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지금까지 없었다. 이 시리즈의 다음 편인 ≪파탄≫, ≪열욕≫ 등도 그 연장선상에서 전개된다. 마치 사슬로 연결된 것처럼……. 이번 소설에서 인간의 형성에서부터 어설픈 완성, 그리고 해체에 이르기까지…… 그 쓸쓸한 투쟁과 갈등을 반드시 헤아려 보기 바란다. * 시리즈 제1권인 『설충(雪蟲)』 하드커버 판이 출간된 것은 2001년 겨울이었다. 데뷔작에 이은 두 번째 장편이었는데, 이 소설 속 주인공인 나루사와 료도 29세의 젊은이였다. 하지만 그는 젊은 나이인데도 니가타(新潟) 현의 수사 1과에 파견되어 온 강인한 형사였다. 나루사와는 3대에 걸친 경찰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유자와(湯?)에서 일어난 노파 살해 사건 수사에서 자신의 가족이 50년 전에 일어난 어떤 사건과 관련되어 있음이 밝혀진다. 그 일이 원인이 되어 일단 경찰을 그만두었다가 결국 도쿄로 옮겨 경찰청 타마(多摩) 서에서 근무하게 된다. 그 후 발령을 받아 도쿄의 각 관할 경찰서를 돌며 다양한 사건과 접한다. ‘나루사와 료 시리즈’는 ‘나는 형사가 된 것이 아니다. 형사로 태어난 것이다.’라는 자부심을 가진, 이른바 천부적인 범죄 수사관의 활약을 그린 시리즈이다. 하지만 그 시리즈도 제10편 『구원(久遠)』을 끝으로 완결되었다. 전국의 나루사와 팬은 좀 더 이어지기를 바랐겠지만, 도바 소설에는 그 외에도 다양한 경찰물이 있다. 도바 슌이치는 2000년, 좌절한 천재 투수가 새롭게 빅 리그를 노리는 『8년』으로 제13회 ‘소설 스바루(小?すばる) 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프로 작가로 데뷔한다. 그 후로 스포츠소설과 경찰소설을 양축에 놓고 집필 활동을 해왔으며, 『설충』은 경찰소설의 제1탄이다. *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들이 적지 않다. 미스터리를 쓰면서 한편으로는 역사, 시대소설이나 연애소설을 쓰기도 한다. 기타가타 겐조(北方謙三), 다카하시 가츠히코(高橋克彦),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 후지타 요시나가(藤田宜永)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도바 슌이치의 경우는 일본에서는 보기 드물게 스포츠소설로 데뷔를 했다. 왜 드문가 하면, 이건 문학계의 터부이며 7대 불가사의여서 함부로 대놓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 그러니 듣고 바로 잊어 주시길……. - 스포츠소설은 어찌 된 영문인지 일본에서는 잘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구경만 하든지 자신이 직접 하든지 이렇게 스포츠에 열광하는 나라인데도, 소설만은 아주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거의 화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도바 슌이치의 데뷔작, 2000년도 제13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받은 ≪8년≫은 무척 흥미로웠다. 두 번의 올림픽 출전을 달성한 천재 투수가 딸의 심장병 때문에 프로 입문을 단념한다. 결국 딸이 죽고 난 후, 이번은 대 리그의 마운드를 노린다는 당당하고 열정적인 이야기였다.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이었던 다나베 세이코(田?聖子)는 이 작품을 “소설의 무한 가능성을 - 수법 면에서도, 소재 면에서도 - 시사하는 작품이다.”라고 극찬했다. 그런 작가가 이어서 펴낸 작품이 ≪설충≫이라는 점은 놀랍다. 이 작품에서 완전히 달라졌고, 아주 정통적인 하드보일드 터치의 형사소설이다. 180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예상치 못한 방향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가는 그 후에도 스포츠소설과 미스터리소설을 번갈아가며 출간하여, 거의 확신범 같은 방식으로 우리의 예상을 뒤엎었다. 예를 들어 그의 세 번째 작품인 ≪마스크≫는 멕시코의 루챠 리블레(프로 레슬링)에서 활약한 일본인 마스크 맨의 행방을 그렸다. 그를, 어렸을 때 버림받은 그의 아들이 찾아다닌다. 청춘소설적인 측면도 있는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네 번째 작품인 ≪천국의 함정≫은 프리라이터가 15년 전에 실종된 국회의원 딸의 행방을 쫒는 이야기인데, 만난 적도 없는 그 딸에게 차츰 마음이 끌리는 모습을 그린 하드보일드 소설이다. 또한 다섯 번째 작품인 나루사와 료 시리즈의 속편 ≪파탄≫과 같은 미스터리를 잇달아 쓴다. 여섯 번째 작품 ≪킹≫에서는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마라톤 선수들의 갈등과 집념을 그렸고, 전 럭비 선수들의 꿈을 주제로 한 일곱 번째 작품 ≪두 번째 노사이드≫에서 다시 스포츠로 돌아온다. 과연 여기까지 와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이것이 작가의 스타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쌍두마차라는 말처럼, 도바 슌이치는 미스터리와 스포츠라는 두 개의 큰 테마와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동시에 이런 스타일을 취하면서 일종의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지도 모른다. 균형 감각이라고 말하면 이상할까……. 말하자면 정신의 안정과 휴식을 도모하는 것이다. 같은 경향의 작품만 연속해서 쓰면 아무래도 좁은 길로 빠져 버리게 된다. 그걸 피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번갈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가 실제로 그렇다면, 그는 데뷔할 때부터 이미 ‘성인’ 작가가 아니었나 하는 의미에서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아무래도 도바 슌이치는 보기 드문 타입의 작가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것은 작품의 내용에서도 나타나지만, 데뷔작에는 칼럼의 쓰임새가 독특했고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의 묘사에 신인답지 않은 깊이가 느껴진다. -평론가?세키구치 엔세이(?口苑生)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