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雨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이 푸른 비가 가 닿는 저 모든 생명처럼 그대도 푸르게 새로 살아났으면 좋겠습니다. 아, 나는 저 빗줄기들처럼 물 위를 맨발로 건너 그대에게 가 닿고 싶습니다. (머리글에서) 이 간절한 마음을 함께 나누자 제안하며, 雨는 다음 세 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Ⅰ 내 어린 날의 앞강 시인의 어린 시절과 지금 가르치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보는 순수의 신비 Ⅱ 너무 커요, 그 작은 것들 흔하고 작고 사소한 것들에 숨은 위대한 가치, 진정 소중한 것들의 맛 Ⅲ 당신은 누구십니까? 장엄한 자연 앞의 왜소한 인생, 점점 무서워지는 세상에 대한 애끊는 마음 |
金龍澤
김용택의 다른 상품
|
나는 기뻤다. 해마다 한 명 아니면 두 명이 입학을 했는데 올해는 네 명이나 새로 아이들이 온 것이다. 나는 친구들에게 농담을 하곤 했다.
“야, 말도 마라. 올해는 학생이 배로 늘어나서 골치가 아프다.” “몇 명이나 들어 왔간디.” “작년에는 두 명이었는데, 아, 글쎄 올핸 네 명이나 된다니까.” 친구들은 나를 놀렸다. “정말 애를 쓰겠다, 애를 쓰겠어. 무려 네 명이 되었으니 얼마나 애를 쓰겠어.” 그러나 말도 마라. 아이들이 4명이라고 해서 교실이 쥐 죽은 듯 조용할 리가 없다. 아이들이 적으니까 한 명이 열 사람 몫을 한다. 네 명이면 공간이 넓으니 얼마나 맘껏 뛰어 놀겠는가. --- 본문 중에서 |
|
花 雨 葉 雪 의 사진구성과 작가의 말
1_ 풍경사진의 예술가 주명덕 사진작가는 ‘시인과 풍경’의 대변인 같은 삶을 살아왔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산과 강, 그리고 천진하고 순수한 아이들의 눈을 깊은 눈으로 보고 찍어온 특별한 사진작가다. 중앙일보사에서 인물과 자연의 다큐 사진들을 찍어 오다 일찌감치 작가의 길로 들어선 뒤 ‘한 컷의 승부사’로 명성을 높여온 명실상부 한국의 대표적 사진가. 그의 풍경 사진은 회화적 기풍과 초언어, 초구도의 홀로그램을 연상시키곤 했으며 그의 인물사진은 음악적 선율이 흐를 듯한 놀라운 감동을 자아내곤 한다. 우리나라 1세대 사진가의 대표인물인 두 작가 중 강운구가 소설적 구도의 다큐사진으로 빛났다면 주명덕은 음악적 운율과 시적 영감의 사진으로 각인되어 왔을 만큼 심미안의 극치를 표현해 왔다. 두 선구적 사진가는 30여 년 세월 동안 절친한 벗으로 지내며 우리나라 사진계를 이끌어 왔고 이는 차세대 사진가들(구본창, 김중만, 김영수, 배병우, 이갑철 등)의 전범이 되고 있다. 500여 점의 대규모 회고전을 내년 봄 경주 선재미술관에서 가질 계획. 초기사진에서 지금의 사진까지 시각의 변화를 종합하는 이 전시회는 우리나라 사진가로서는 최초이자 기록적인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花 雨 葉 雪에 실린 사진들은 그가 오랜 세월 담아온 우리 산하의 대표적 아름다움 가운데 계절별 백미들을 선별한 것이며 섬진강 주변과 김용택 시인의 추억이 스며든 학교며 시골집 주변의 풍경들이 글의 맥락에 따라 곳곳에 접합되어 있다. 2_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눈을 뜨면 풍경이 있고 눈을 감으면 풍경의 잔상이 있다. 늘, 있다. 늘 있는 그것을, 늘 있기 때문에 있는 줄을 모르고 사는 삶이 얼마나 많은가. 풍경이 우리 곁에 있듯이 시 또한 우리 곁에 있다. 눈을 뜨면 시가 있고 눈을 감으면 시상이 떠오르는 그것이 어찌 시인만의 소유겠는가. 하지만 풍경다운 풍경과 시다운 시가 그리 많지는 않은 게 작금의 현실이다. 부끄러운 풍경과 부끄러운 말들이 너무 많아, 차라리 있는 그대로의 소소한 풍경 소소한 언어가 유난히 아름답고 빛나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나는 내 눈이 향하는 곳의, 내 마음이 원하는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는다. 어느 날 시인은 늘 있는 그 풍경을 어여쁜 사랑으로 보듬어 글을 여미리라. 그리하는 동안 세월은 가고 또 세월은 오며 혹여 우리 사는 세상이 조금은 기름진 풍경으로 살아날 수 있으려나. -<풍경과 시가 오며 가며> 중에서 |
|
1_ 김용택 시인은 날마다 글을 쓴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함께 놀며 깔깔대는 하루를 보낸 뒤, 아이들이 떠난 교실 창가에 앉아 시를 쓰고 산문을 쓰고 편지를 쓴다. 35년 세월, 세상이 변하고 삶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사람들이 탈바꿈되었어도 그는 늘 같은 모습으로 같은 자리에 앉아 달라지는 창밖 풍경을 음미하고 기록했다. 花 雨 葉 雪은 그 날마다의 기록이며 원로사진가 주명덕 씨의 풍경사진에 의해 영상미가 돋보이는, 또 하나의 江山이다. 시인이 이 네 권의 책을 통해 전하는 말은 이런 것이다.
‘물이 흐르고 풀잎들이 바람을 타고 풀잎에 새어드는 달빛의 소리를 듣고, 별들이 움직이고 산이 숨을 쉬고 나무가 수액을 빨아들이고 마른 낙엽이 뒤척이는 소리, 마른 잔디 위에 내려앉은 싸락눈 소리를 들으라. 온몸으로 세상을 다 느끼고 그 느낌을 온몸으로 종합하라. 그리고 또 다른 세계를 건설하라.’ 그리고 말한다.‘아름다운 강산이 너무 쉽게 망가지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 있다. 자상한 관심의 눈으로 곁을 보면 여전히 눈부신, 황홀한 풍경이 내 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오직 문제는 그 앞에 선 우리 인간들의 참담한 삶이요 방식이다. 누구를 만나 무엇을 보고 어떻게 자라야 하는가.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사는 집에서, 아름다운 옛이야기를 나누고 빛나는 오늘의 햇빛을 보며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 가자.’花 雨 葉 雪에 실린 저자의 메시지다. 2_ 우리 마음에서 잊혀 있던 풍경, 눈에 보이지 않는 풍경들을 새삼 펼쳐내는 이유가 있다. 아름다움을 볼 줄 모른다, 크고 강한 것에만 집착한다, 감동과 순리에 무심하다, 이 세 가지 불행이 인생을 망친다고 시인은 생각한다. 바쁜 세상에 무심히 끌려 다니면 인생은 불행해지며 우리 사는 사회도 무너진다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바뀌는 풍경에 눈길을 모아야 투명한 지혜와 삶의 도가 다가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 귀여운 책들로써 보여준다. 아래는, 단순한 지식으로는 생명과 자연의 신비한 움직임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례의 한 대목이다. 어떤 해는 음력 설 무렵에도 개구리가 운다. 언 땅이 녹고 날씨가 포근하면 어떻게 아는지 강가 웅덩이나 작은 도랑물이 있는 논에서 어김없이 개구리들이 울기 시작한다. 그러다가도 날씨가 갑자기 얼어붙으면 개구리들은 또 울음을 뚝 그치고 만다. 사실 개구리는 봄이 왔다고 우는 것이 아니고 뱃속에 든 알을 게워내기 위해서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어쩔 때 보면 꽁꽁 언 물 속에 개구리 알들이 둥둥 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러다가 얼음이 풀리고 날씨가 따뜻하면 금방 또 개구리가 운다. 그 얼음 밑에 있는 작은 눈동자 같은 까만 알이 올챙이가 된다. 상당히 오래 전이지만 동시를 하나 지어서 발표했는데 그 내용은 정월 보름달이 뜬 밤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으며 도시로 간 누나를 생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글이 발표되자 여기저기서 항의 편지와 전화가 걸려왔다. 어떻게 정월 대보름에 개구리가 우냐는 것이다. 그럴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설명을 해도 개구리는 여름밤에 논에서 운다는 것이다. 나는 지고 말았다. (雪 _개구리는 언제 우는가에서) 3_ 57년 인생의 작은 풍경들, 그것은 또 하나의 환경이요, 역사였으니. 시인은 소박한 산골 아름다운 강가에서 태어났고 자랐고 늙어감을 행복해 한다. 이 아름다운 세상이 환경이 신음하는 것은 곧 자신이 소멸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변하고 재생하는 그 모습대로 자신의 지나온 인생과 날마다의 풍경을 산문으로, 잠언으로, 작은 일기로 기록하고 詩化하며 세상에 토해낸다. 가족, 첫사랑의 추억, 산 자의 소명, 푸른 동심, 유연한 자연 등의 소재를 통해 날마다 새로운 풍경을 재생시켜 간다. 다음은 그 몇 가지 풍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