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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을 그 근거에서 사유하는 것
1. 권력의 독점과 사회적 불평등 2. 학벌과 사회적 주체성의 문제 3. 학벌과 교육의 파탄 4. 학벌과 국가경쟁력의 위기 5. 교육의 이념과 학교 평준화 6. 학벌타파의 구체적 대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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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안 보이는 우리의 교육문제
최근에 불거진 일선 대학의 고교등급제 실시 논란으로 우리 사회는 다시 한번 교육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내신만으로는 지원자들의 학력을 변별할 수 없다, 일선 고교의 ‘성적 부풀리기’가 등급제의 원인이다 등 각 교육주체들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식의 논리로 갈등을 빚고 있는 양상이다. 그런 중에 2002년도부터 시행중인 현행 대입제도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2008학년도 대입제도가 확정발표되었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책임자가 바뀔 때마다 교육개혁이 있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나 선결과제가 남아 있는 법이라서 바람직한 대안은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표류하는 교육정책 속에 고통받는 당사자는 입시경쟁에 혹사되는 학생들과 그들의 학부모일 것이다. 성적을 비관한 청소년 자살이 매년 급증하고, 사교육비에 수조 원을 쏟아붓고 있는 곪을 대로 곪은 교육현실을 생각할 때, 이제는 모든 교육주체들이 힘을 모아 이 끝이 안 보이는 문제에 한발 다가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 철학자 김상봉, ‘학벌사회’를 진단한다 물론 한두 가지의 제도 보완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교육을 출세의 수단으로 여기고 입시경쟁에만 열을 올리는 한국교육의 특수 상황은 그것 자체가 얼마나 깊은 사회적 병리현상인가. 『학벌사회』는 『호모 에티쿠스』『나르시스의 꿈』등의 저서로 잘 알려진 철학자 김상봉이 이 골 깊은 교육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철학적 메스를 들이댄 책이다. 학벌서열에 따른 권력독점, 사회적 불평등, 공교육의 파탄, 대학교육의 위기, 국가경쟁력 약화 등 오늘날 한국교육의 총체적 위기를 적시하고 있다. 강단의 학자가 현실문제에 이토록 심층적?종합적 연구를 한 것이 우선은 놀랍고 반가운 일이다. 철학자로서 눈에 띄는 그의 이력이 있다면 시민단체 ‘학벌없는사회’를 통해 활동해왔다는 것이고, 칸트철학 전공자로 그간 몇 권의 굵직한 철학책을 내기 전 『세 학교의 이야기』라는 책을 썼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책상머리에서 이루어진 사변의 결과물이 아니라, 여러 해 동안의 실천적 운동과 이론적 성찰의 만남이 낳은 결실이다.” 일찍이 학벌 없는 독일 사회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삶에 감명을 받았고, 실제 입시전쟁을 치러야 했던 세 딸의 아버지로서, 학벌서열이 낮은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의 교수로서 부딪쳤던 실제 문제들이 이 책의 집필에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이론적 사유에 탄탄한 논리를 보증하고 있다. 한국교육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연구한 본격 도서 ! 제목이 말해주듯 저자는 오랫동안 고착화되어온, 최고의 학벌을 얻기 위해 인류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삼는 만연된 사회풍조를 가리켜 ‘학벌사회’라 규정한다. 그리고 심각한 교육문제의 근본 해결점을 철옹성 같기만 한 ‘학벌서열’의 타파에서 찾고 있다. 나아가 문제의 거점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학벌이자 명문 서울대에 문제의 방점을 찍고 ‘서울대 폐지론’이라는 극약처방에까지 이른다. 이 책은 학벌문제에 대한 그 동안의 선행연구를 정리함은 물론, 구체적 통계자료들을 들어가며 사회 각 분야에서 일부 학벌에 의해 권력이 독점되고 지배되는 현상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학벌문제로 상징되는 우리 교육문제의 실상을 폭넓게 연구한 본격적인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철학자답게 ‘학벌’을 사회적 실체로서 ‘주체’의 문제로 성찰하며 개념규정을 시도한다. “학벌이 이렇게 공유된 학벌의식에 의해 결속된 사람들의 공동체로서 어떤 지속성을 갖는 집단적 주체가 될 때, 이 주체는 사회 속에서 일정한 질량과 외연을 가지고 작용하는 사회적 실체가 된다.” 그만큼 저자는 문제를 문제로서 인식하기 위해 ‘실체’로서 볼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교육의 이념을 새롭게 되새겨볼 뿐만 아니라 ‘대학과 전문대학의 혼성모방’ ‘반수와 편입시험 몰두’ ‘학문의 식민성’ 등 학벌이 야기하는 대학교육의 위기를 구체적으로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서울대 학부폐지’ ‘학교평준화 정책’ ‘권력의 제도적 분산’으로 대변되는 학벌타파의 구체적 대안들을 꼼꼼히 제시하고 있다. 국가경쟁력을 갖춘 교육의 10년 대계 세계화 시대 교육경쟁력의 강화는 무엇보다 국가의 부강과 직결되는 문제다. 우수한 인재를 선발해 최선을 다해 그들을 교육하고 사회 적재적소에 진출시킴으로써 우리 사회는 당당히 앞선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재력과 권력을 얻기 위한 맹목적 인류대 선호 심리와 서열 위주의 치열한 입시경쟁은 사회를 황폐하게 만들 뿐 국가경쟁력과는 역행한다. 사회로서는 개인 능력의 지표가 학벌 밖에 없는 현 상황을 타개해야 하고, 개인으로서는 다양한 삶의 선택을 볼 줄 아는 자기의식과 안목을 키워야 할 것이다. 대학은 자율화와 특성화 교육으로 고유의 경쟁력을 발휘해야만 한다. 교육은 10년의 큰 계획이라 했던가. 정부는 하루아침에 피고지는 꽃처럼 단기성 정책을 남발하지 말고, 나무 한 그루를 심고 키우듯 앞을 내다보는 정책으로 정성을 들여야 할 것이다. 이 모든 일, 특히 학벌타파를 위한 대안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우리 각자가 교육문제에 관심을 갖고 작은 실천이라도 즉시 행할 때 가능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