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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주부’를 연구합니다─ 주부는 뭐 하는 사람일까?
여자의 인생과 주부에 대한 궁금증 9 패러다임을 바꾸어 ‘여성학’으로 13 제1장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의 시선으로 차별의 근원을 찾다 시장 바깥에 가정이 있다 21 여성은 누군가를 돌보는 성, 가사는 보상받지 못하는(不?) 노동 27 이론이 경험을 설명할 수 없다면 이론은 틀린 것이다 32 상식은 변하고 사회도 변한다 36 시장은 외부에 의존한다 40 사회의 존재와 유지를 위한 생명의 생산 및 재생산 42 정보 혁명 시대의 성별 격차 47 가사 노동의 가치 51 제2장 여성 혼자 가사, 육아, 요양을 전부 짊어지는 사회 돌봄은 생명을 재생산하는 노동 59 근대 이후 시작된 위기 61 요양 보험은 ‘돌봄 사회화’의 첫걸음 65 ‘공조와 복지’ -며느리가 강제로 떠맡았던 요양은 유상 노동으로 70 제3장 돌봄은 무엇이고 누구의 책임일까?─ ‘연구 대상’으로 ‘요양’을 선택하다 돌보는 사람이 행복해야 돌봄 받는 사람도 행복하다 79 각 나라의 여성 지위를 비교해 본다면 81 돌봄의 아웃소싱과 출생률 84 노동 시장의 제일 아래에 있는 일본 여성 89 코로나 사태로 돌봄의 민낯이 드러나다 93 제4장 약자가 약자인 채,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려는 이론, 페미니즘 노화란 후천적 장애인이 되는 과정 99 2019년, 도쿄 대학 입학식 축사 102 안심하고 약자가 되어도 괜찮은 사회, 안심하고 요양할 수 있는 사회 105 이제 기도는 하지 않는다 109 제5장 새로운 시대를 위한 세미나─ 수강생 10명과의 대화 강의 후기를 서로 나눠봅시다 113 전업주부, 헌신적인 아내, 아버지와 육아 123 육아의 아웃소싱, 결혼 상대에게 원하는 것 136 우에노 지즈코의 원동력, 40대와 우선순위 149 연장자의 역할, 선택연(選??) 152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 155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말 159 역자 후기 ─ 당신 옆의 사람을 믿기 165 문헌 목록 |
Chizuko Ueno,うえの ちづこ,上野 千鶴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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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는 또 하나의 외부가 있습니다. 노동력 즉 인간을 시장에 보내고 노동력으로서의 가치가 없어진 인간을 다시 받아들이는 곳, 바로 ‘가정’입니다. 자원·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폐기물을 처리하는 자연에 한계가 있듯 가정 역시 새로운 인간을 무한히 생산할 수 없습니다. 시장에서 돌려보낸 노인, 환자, 장애인을 무한히 받아들일 수도 없죠. 그래서 저도 ‘가려져 있어 안 보인다고 해도, 시장에 자연과 가정, 두 외부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에서 경고했지요.
--- 「시장 바깥에 가정이 있다」 중에서 어떤 행위가 노동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매우 간단한 기준이 있습니다. ‘제삼자 대체 가능성’ 즉 그 행위를 제삼자에게 대신 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제삼자가 대신할 수 있는 활동은 노동입니다. 그렇다면 가사 대부분이 노동인 것이죠. 시장 밖에 있어서 대가를 지불받지 못하는 노동입니다. --- 「여성은 누군가를 돌보는 성, 가사는 보상받지 못하는 노동」 중에서 화제의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간단히 그 내용을 소개하자면, 집안일에 소질이 없는 남자 회사원 쓰자키 히라마사(津崎平匡)가 대학원을 나와도 취직을 못 하는 여자 모리야마 미쿠리(森山みくり)를 가사 도우미로 고용하여 함께 생활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히라마사의 회사에 사정이 생겨서 미쿠리에게 급여를 주기 어려워집니다. 그러자 히라마사는 좋은 생각이 났다며 결혼을 제안합니다. 결혼을 하면 아내가 되니, 급여를 주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것이죠. 그러자 미쿠리는 ‘그건 애정이라는 이름의 착취입니다’라며 제안을 단칼에 거절합니다. --- 「상식은 변하고 사회도 변한다」 중에서 정보 혁명이 성별 격차를 해소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실증 연구를 통해 IT 산업이 성별 격차를 재편성했을 뿐 해소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습니다. 첨단 기업에서도 남성에게 핵심적인 일을, 여성에게는 하찮은 일을 주는 식으로 업무 배치가 이뤄졌습니다. 원칙적으로 성별, 인종, 국적은 자유 경쟁 시장의 판단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알다시피 시장은 노동력을 싸게 사기 위해서라면 시장 외의 변수를 얼마든지 이용합니다. 성별도 그 변수에 해당합니다. --- 「정보 혁명 시대의 성별 격차」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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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돌봄, 시대의 흐름과 예정된 변화를 이야기하다
우에노 지즈코 선생이 여자와 주부를 연구하게 된 계기는 자신의 어머니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 시대에 드물게 연애 결혼을 한 자신의 어머니가 늘 아버지의 눈치를 보고, 그 윗세대의 눈치를 보는 걸 지켜보며 여자의 인생, 주부에 대한 궁금증을 가졌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주부에 대한 연구는 약자와 돌봄에 대한 연구로까지 이어졌다. 더불어 일본 사회 전체에 퍼져 있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강한 결탁에 대해서도 선생만의 관점을 유쾌하게 수강생들에게 설파한다. 두 제도의 끈끈한 결탁이 어떻게 여성을 일터에서 소외시키고, ‘가정’에 고립되게 만들었는지 역사적인 관점에서 그 이유를 살펴본다. 집안일을 결코 노동으로 인정하지 않는 오래된 관습, 여자 혼자 가사와 육아, 더불어 노인의 돌봄까지 맡는 사회가 과연 제대로 굴러갈 수 있는 사회인지, 우에노 지즈코 선생의 꼼꼼한 시선으로 비정상적인 사회의 구석을 들여다 본다. 여자와 남자가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고 또 서로 보완하며 살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이제라도, 조금씩 보이고 있는 걸까. 우에노 선생은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이론은 틀린 것이라고, 강력하게 말한다. 그러니 오래되어 현실과 맞지 않는 이론을 과감히 걷어차고, 우리가 겪어온 경험을 온전히 믿어 보자고 주장하며 페미니즘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린다. 약자가 약자인 채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 페미니즘의 새 정의 강의 막바지에 우에노 선생은 2019년, 도쿄 대학에서 전했던 축사 이야기를 꺼낸다. “여러분이 가진 좋은 환경과 능력으로 못 가진 사람들을 핍박하지 말고 도와야 합니다. 강한 척하지 말고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며 서로 의지하고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약자가 된다. 우에노 선생이 말하는 약자는 곧 미래의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될 수밖에 없으며,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돌봄을 받아야만 하는 때가 반드시 온다. 그래서 우에노 선생은 약자가 약자인 채로도 존중받으며 살 수 있는 사회, 약자여도 안전하게 돌봄 받으며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여러 번 말한다. 그리고 그 사상의 집약이 바로 페미니즘이 아니겠냐고 되묻는다. 다른 그 무엇보다 약자와 돌봄에 있어 꼭 필요한 이론이 페미니즘이라고 말하는 선생의 주장에 수강생들은 살짝 놀란다. 그렇지만 약자가 아무런 불편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해 보면, 선생의 주장에 곧 동의할 수밖에 없게 된다. 아무런 허들도 없이, 약자여도 존중과 안전을 느끼며 살 수 있는 세상은 누구나 바라는 세상이며 필요한 세상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결국은 나 혼자만 잘 살면 그만인 사회가 아닌, 언제가 다가올 약자의 시간을 서로 인정하고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로 전환하는 것, 그것이 선생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싶은 사회이다. 열심히 한다고 노력했는데, 이런 사회라서 미안하다고, 우에노 선생은 말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당신은 다음 세대에게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물려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한다. 부자가 아니어도, 장애가 있어도, 나이가 들어도, 모두가 그 존재 그대로 존중받는 사회를 꿈꾸며 마지막 강의의 문을 닫는다. 작가의 말 내가 그랬듯 독자들도 이 책을 통해 여성 문제, 나아가 그림자 노동과 돌봄 문제, 더 나아가 돌봄 문제의 근원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그렇게 배우다 보면 눈이 뜨이고 시각이 넓어지고 가려진 구조가 보일 것이다. 페미니즘의 본질을 새로 이해하게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고 프레임도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다. 이 책의 주장이 유일한 정답은 아니겠지만 다양한 시각의 이론과 실제를 접하는 과정의 첫걸음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을 믿어라. 그가 종종 당신을 착취하는 듯 보이는 것은 사회가 그것을 허용하기 때문이고, 인간이 너무 연약하여 매 순간 이기심에 굴복하기 때문이다. 통념이 바뀌고, 사회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그러려면 누군가 먼저 깨어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들을 열심히 읽고 다른 사람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