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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이 사람을 보라(인터뷰)소설가 김훈/소설가 박상륭/인문주의자 진중권/가수 한대수/소설가 조경란/소설가 한강/시인 이성복/시인 김혜순/소설가 김현영/소설가 김연수/소설가 김경욱/시인 박형준/시인 차창룡
2장 책은 무엇으로 사는가(서평) 『내가 만난 시와 시인』/『나는 왜 비에 젖은 석류 꽃잎에 대해 아무 말도 못 했는가』/『시의 희생자 김수영』/『길모퉁이의 중국식당』/ 『침묵』/『헤르메스』/『스펙타클의 사회』/『건축을 향하여』/『나는 고흐의 자연을 다시 본다』/『제임스 딘 - 불멸의 자이언트』 3장 시, 음악에 섞이다(음악 & 시)황인숙과 블론디/기형도를 떠올리게 하는 뮤지션들/말라르메와 킹 크림슨/성기완과 비욕/PJ 하비와 박서원/벤 하퍼와 박정대/르베르디와 아랍 스트랩/파스와 톰 웨이츠/본느프와와 머큐리 레브/트라클과 모르핀/시규어 로스에 대한 단상 4장 영화를 위한 변명(영화비평)〈고다르 영화제〉/〈내 어머니의 모든 것〉/〈크래쉬>/ <버팔로 66〉/〈멀홀랜드 드라이브〉/〈바스키아〉/〈아바론〉/〈지구를 지켜라〉 5장 칼럼랭보에게 보내는 편지/시를 부르는 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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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은 말을 잘 아끼는 편이 아닌 듯하다. 말도 안 되는 말들이 넘치는 세상에서 그는 말이 되는 말들이 말값(?) 받는 세상을 꿈꾸며 치열하게 말을 갈고, 말의 가면들을 벗겨낸다. 기실, 말의 가면이란 얼마나 허술한 은폐술인가. 그럼에도 김훈이 보고 듣는 말들은 대개 그 허술한 은폐로 엄청난 일들을 저지른다. 거기에 사람들은 속는 줄도 모르고 속거나, 기만인 줄 알면서도 그냥 속아 넘어간다. 이 엄청난 가면무도회의 세상에서 김훈은 자신의 말을 가다듬으며 육신이 망가지는 줄도 모른다.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생각의나무)는 그런 그의 자잘한 상처들에서 흘러나온 고름으로 봐도 무방하다.
“출판사 사장이 이 글들을 모아서 책으로 내자고 했을 때, ‘이 글 뭉치가 책이 될 수 있겠느냐’고 내가 물었어요. 그랬더니 가능할 거라고 하더군. 난 도통 이게 책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어서 ‘그럼, 어디 한번 책으로 만들어보라’고 했죠. 이 책은 그래서 나온 거지 내 의도나 기획은 전혀 들어 있지 않아요. 애정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제가 적극적으로 개입한 건 별로 없어요. 책이 많이 팔리긴 해야 하는데…….” 이럴 수가. 그의 말을 옮기고 보니 실물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의 말이 아닌 것만 같다. 약간 불명확한 발음과 활을 당기듯 입 안으로 살짝 밀어 넣었다가 부드럽게 튕겨내는 김훈 특유의 리듬감이 완전히 죽어 있다. 그의 부드러움은 그가 세상을 견디고 그 안에 스며 그만의 목청을 가다듬는 소박한 자구책이자, 신랄한 무기다. 이 말은 그의 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니 그의 육체가 그걸 하지 않는 이상, 완벽한 필사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그의 육성을 옮겨 적어야만 한다. 말인 말을 말 안 되는 말로 곡해하고야 말아버리는 말의 섬세한 속성이라니. 문장가 김훈은 말의 이러한 질감을 제 몸의 고통인 양 같이 앓는다. 그래서 그의 글과 말엔 피가 끓어 넘친다. 그것들을 몸 밖으로 빼내는 과정은 또 얼마나 혹독하고 지난한가. --- 김훈과의 인터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