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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무지개가 떴다
양장
함민복송선옥 그림
사계절 202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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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1부 비밀은 깜깜

나도 몰래|강아지 산책|참새 발가락|소리 당번|꽃들의 비밀|고양이와 연못|소방차|바람은|와락, 엄마 위로하기|대나무|내 눈에 무지개가 떴다

2부 가두고 갇혀 있고 들어가고

저울은 잘못이 없다|착한 핑계|번개|홍매화|주걱과 미끄럼틀|튀밥|냉장고 문 빨리 닫아라!|인형|게임|버스의 꿈|밤새 눈 내린 아침

3부 울음 지고 피어나자

혼자 집을 보며|질문 속 답|바람의 발|꽃비와 빗꽃|바쁘다 바빠|허리|거울 2|지구 이불|나팔꽃|꽃 앞에서|새 식구|몰라|환한 가을|은행나무

4부 째―각 째―각, 우리 간다

기차 발자국|장마|발뒤꿈치|숨바꼭질|쌀과 빵|세월의 시계|시계 소리|두더지|똥탑|
오징어|징검다리

해설│우경숙

저자 소개 2

자본과 욕망의 시대에 저만치 동떨어져 살아가는 전업 시인. 개인의 소외와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특유의 감성적 문체로 써내려간 시로 호평받은 그는, 인간미와 진솔함이 살아 있는 에세이로도 널리 사랑 받고 있다.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에서 태어났다.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4년간 근무하다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2학년 때인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0년 첫 시집 『우울氏의 一日』을 펴냈다. 그의 시집 『우울氏의 一日』에서는 의사소통 부재의 현실에서 「잡념」 의 밀폐된 공간 속에
자본과 욕망의 시대에 저만치 동떨어져 살아가는 전업 시인. 개인의 소외와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특유의 감성적 문체로 써내려간 시로 호평받은 그는, 인간미와 진솔함이 살아 있는 에세이로도 널리 사랑 받고 있다.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에서 태어났다.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4년간 근무하다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2학년 때인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0년 첫 시집 『우울氏의 一日』을 펴냈다. 그의 시집 『우울氏의 一日』에서는 의사소통 부재의 현실에서 「잡념」 의 밀폐된 공간 속에 은거하고 있는 현대인의 소외된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1993년 발표한 『자본주의의 약속』에서는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 소외되어 가는 개인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의 폭력성을 이야기 하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고 있다.

서울 달동네와 친구 방을 전전하며 떠돌다 96년, 우연히 놀러 왔던 마니산이 너무 좋아 보증금 없이 월세 10 만원 짜리 폐가를 빌려 둥지를 틀었다는 그는 "방 두 개에 거실도 있고 텃밭도 있으니 나는 중산층"이라고 말한다. 그는 없는 게 많다. 돈도 없고, 집도 없고, 아내도 없고, 자식도 없다. 그런데도 그에게서 느껴지는 여유와 편안함이 있다. 한 기자가"가난에 대해 열등감을 느낀 적은 없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부스스한 머리칼에 구부정한 어깨를 가진 그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가난하다는 게 결국은 부족하다는 거고, 부족하다는 건 뭔가 원한다는 건데, 난 사실 원하는 게 별로 없어요. 혼자 사니까 별 필요한 것도 없고. 이 집도 언제 비워줘야 할지 모르지만 빈집이 수두룩한데 뭐. 자본주의적 삶이란 돈만큼 확장된다는 것을 처절하게 체험했지만 굳이, 확장 안 시켜도 된다고 생각해요. 늘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해요."(동아일보 허문명 기자 기사 인용)

2005년 10년 만에 네번째 시집 『말랑말랑한 힘』을 출간하여 제24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시집은 그의 강화도 생활의 온전한 시적 보고서인 셈이다. 함민복 시인은 이제 강화도 동막리 사람들과 한통속이다. 강화도 사람이 되어 지내는 동안 함민복의 시는 욕망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이리저리 부딪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강화도 개펄의 힘을 전해준다. 하지만 정작 시인은 지금도 조용히 마음의 길을 닦고 있다.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는 포털 사이트 Daum에 5개월간 연재한 글에다 틈틈이 지면에 발표했던 글들을 묶었다. 과거를 추억하나 그에 얽매이지 않고, 안빈낙도하는 듯하나 세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날선 눈초리를 잃지 않는 글들은 온라인에서 깊은 사랑을 받았다.

『미안한 마음』은 산골짝 출신인 함민복 시인이 10여 년 세월 강화도 갯바람을 맞으며 강화 사람들과 함께 부대껴 살며 보고 느낀 바를 표제처럼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담은 이야기다. 장가를 갔으면 싶은 노모의 모정을 읽을 수 있는 글, 때론 한 잔 술을 거절하고 파스 한 장 척 붙이고 ‘이제 안 아프다’ 위안하며 쓴 글 묶음이다. 그러하기에 함민복 시인의 문학적 모태가 되고 있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그 밖에 시집으로 『우울 씨의 일일』, 『자본주의의 약속』,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말랑말랑한 힘』,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동시집 『바닷물, 에고 짜다』, 『노래는 최선을 다해 곡선이다』,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 『미안한 마음』,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등이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김수영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애지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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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송선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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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오랜 시간 일러스트레이터로 지내다가 지금은 오롯이 그림책 만드는 일에 빠져 있습니다. 차곡차곡 모아 두었던 이야기 씨앗에 물을 주고, 바람과 햇빛을 쐬게 해 주며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자라나기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딱 맞아』 『토끼 그라토』 『꼭 잡아, 꼭!』 『상자가 좋아』, 그린 책으로는 『아이스크림 걸음!』 『에너지 충전』 『골동품 수리점의 비밀』 『토마토 기준』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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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2월 26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84쪽 | 234g | 135*205*12mm
ISBN13
9791169813556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책 속으로

고양이는 부드러운 눈보다
딱딱한 얼음을 좋아하나 보다

아니, 얼음장 아래 갇힌
금붕어들 숨이 막혀 죽을까 걱정되어
숨구멍을 뚫어 주려 했었나 보다

한곳만을 반복해 핥다 간
고양이 혓바닥 자국
옴폭!
--- 「고양이와 연못」 중에서

엄마, 아빠 생일
동생, 친구 생일
강아지, 고양이 생일
학교, 나라 생일
(…)
다른 생일들이 없다면
내 생일은 건너뛸 수 없는
너 무 나 먼
징검다리 돌
--- 「징검다리」 중에서

너랑 산책하던
이 길에

토끼풀도 있고
돼지풀도 있고
강아지풀도 있다

무지개다리 건너간
너만 이제 없다

앞서 걷다 뒤돌아보던
네 눈동자 어디로 간 거니!

--- 「내 눈에 무지개가 떴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작고 사소한 존재로부터
“무지갯빛 생각의 춤”이 피어오른다


작은 연못에는 누가 다녀갈까. 물을 터로 삼는 생물뿐만 아니라, 시인은 연못에 비친 무지갯빛 존재들을 모두 끌어안는다. 자본주의에서 소외된 이들에 주목하며 시를 써 온 그의 세계관은 있는 그대로를 눈여겨보는 어린이들의 세계와 일견 맞닿는 구석이 있다. 시인은 작은 존재가 지르밟고 간 무지갯빛 흔적에 귀를 기울였다.

고양이는 부드러운 눈보다
딱딱한 얼음을 좋아하나 보다

아니, 얼음장 아래 갇힌
금붕어들 숨이 막혀 죽을까 걱정되어
숨구멍을 뚫어 주려 했었나 보다

한곳만을 반복해 핥다 간
고양이 혓바닥 자국
옴폭!

「고양이와 연못」 부분

연못에 새겨진 “고양이 혓바닥 자국”에서 고양이보다 더 작은 금붕어의 숨결을 떠올리는 시인의 눈길은 계속해서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작디작은 존재에게로 향한다. 복숭아나무 잔가지는 참새의 가느다란 발가락에 비하면 오히려 너무 굵고(「참새 발가락」), “하얗게/ 질려/ 매끄럽던 살갗이/ 까슬까슬”해진 튀밥의 몸체에서 처음 세상으로 나서는 어린이의 두려움을 떠올리는가 하면(「튀밥」), 시침, 분침도 아닌 초침의 “째?각, 째?각, 째?각” 소리에서 “지나온 시간 속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사람들 마음”을 아로새긴다(「시계 소리」). 함민복 시인에게는 거대한 이들보다 작은 것들의 목소리가 더욱 생생하다. 작은 목소리가 층층이 쌓인 이 동시집은 누구보다 어린이들의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들 것이다.

“마음속에도 연못이 있습니다. 동심이 파 놓은 연못입니다. 부드럽고 따뜻한 설렘과 푸른 호기심이 늘 출렁거립니다. 그 투명한 연못이 비춰 준 무지갯빛 생각의 춤들을 여기 시로 옮겨 보았습니다.”_시인의 말에서

홀로 우뚝 설 수만은 없는,
저마다의 손을 맞잡고 나아가는 세계


동시집의 대문을 연 시 「나도 몰래」에는 함민복 시인이 지향하고, 또 모두가 일구어 나갔으면 하는 삶이 깃들어 있다. “웃고 있는 아기를 보면/ 따라 미소가 번지”듯, 이 세계에 살아가고 있는 이들 간에는 “보이지 않는 신기한/ 끈”이 이어져 있다. “선한 이는 자신의 삶이 다른 이들의 삶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었다고 믿으며 살아간다”(우경숙)고 했듯이, 우리는 연대의 품 안에서 삶을 이어 갈 수 있다.

엄마, 아빠 생일
동생, 친구 생일
강아지, 고양이 생일
학교, 나라 생일
(…)
다른 생일들이 없다면
내 생일은 건너뛸 수 없는
너 무 나 먼
징검다리 돌
「징검다리」 부분

자신의 생일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어린이들이 많을 터, 시인은 그 평범한 순간에서 어린이들이 자신이 아닌 타인을 발견하는 눈을 키울 수 있게 “너 무 나 먼/ 징검다리”로 이끈다. 이 징검다리는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가 잊고 지낸, 한때 생명이었던 존재에게로까지 이어진다. 똥으로서 새로운 길을 떠나는 생명들은 인간의 몸을 향해 “우리가 소중한 목숨을 바쳐 쌓은 탑이야”(「똥탑」)라는 기똥찬 선언을 내비친다. 자못 유쾌하면서도 서늘한 선언은, 생명의 숨소리를 가까이하기 어려워진 오늘날의 어린이들에게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세계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 사람들은 사계절의 한 층 한 층을 덮고 살아가니(「지구 이불」), 냉장고에 갇혀 있고 가두어 버린 자연의 외침을 나 몰라라 하지 않아 달라고(「냉장고 문 빨리 닫아라!」) 시인은 나지막이 전한다.

울음 지고 피어나자
모두가 둘러앉은 세상에서


너랑 산책하던
이 길에

토끼풀도 있고
돼지풀도 있고
강아지풀도 있다

무지개다리 건너간
너만 이제 없다

앞서 걷다 뒤돌아보던
네 눈동자 어디로 간 거니!

「내 눈에 무지개가 떴다」 전문

허전한 길 앞에서 시인은 또 다른 길을 떠올린다. “무지개다리 건너간/ 너”를 그리워하는 순간에 피어난 무지개, 여느 때보다 환상적인 무지개는 눈앞에 오래 자리한다. 몇 해 전 떠난 작은 존재를 잊지 않으려는 시인의 다짐은 하늘에서 땅 끝까지 이어진 무지개다리로 연결되고, 그 길을 타고 새로운 가족이 찾아온다. “무지개다리 건너간 네가/ 어느 날 다시 돌아올 것만 같아/ 치우지 못한 네 집에/ 길고양이 두 마리가 들어와 산다”(「새 가족」) 빈자리를 그리움이 채우고, 그리움이 더 두터운 사랑을 불러온다. 시인은 “까치랑 참새랑도 밥을 나눠 먹던/ 착해 빠진”(「새 가족」) 작은 존재에게서 나누는 삶을 배운다. 모두를 그러안는 무지개가 시인의 눈에 뜬 까닭일 것이다. 부디 이 동시집을 읽는 어린이들의 품 안에도 널따란 무지개가 자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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