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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랭 마레의 생애에서 가져온 일화
마케도니아 청년이 피레아스 항구에 내리다 성련의 마지막 음악 수업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
Pascal Quign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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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소프라노 목소리를 유지하다가 그 상태로 죽는다. 그 목소리는 군림한다. 그야말로 지지 않는 태양이다. 하지만 남자들은 어린아이의 목소리를 잃는다. 그들은 두 목소리 - 이중창을 부르는 범주의 두 목소리 - 를 지닌 존재이다. 즉 사춘기 이후에 목소리가 마치 허물처럼 떨어져 나간 인간으로 규정될 수 있다. 그들에게 유년기, 말 못 하는non-langage 시기, 실재le reel, 이런 것은 뱀의 허물이다.
--- p.33 1726년, 1727년, 1728년 3년 동안 그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죽음을 정당화하기 위해, 점점 더 긴박하고 점점 더 두렵게 다가오는 종말을 견디기 위해, 원치 않아도 떠나야 할 세상을 미워할 수천 가지 이유를 수북하게 쌓아 올리는 노인들처럼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자신은 더 이상 얼굴에 있지 않은 귀들에 노래를 속삭였노라고. 그리고 이유는 모르지만, 하룻밤 사이에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을 언어로 시를 쓰는 시인과 자신이 흡사하다고 믿었다. 대중의 관심이 이미 그에게서 멀어졌을 때 그는 자신의 비올 연주 기량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믿었다. 자신이 물 위에 기보했노라고 믿었다. 흐름을 거슬러, 다시 근원을 향해 부단히 나아가는 불가능한 움직임으로. --- p.46 우리는 이 모든 가능성을 아주 최근에 ‘문학’이라 명명했다. 이 단어는 매우 유성적有聲的이다. 우리는 문자와 책에 대한 사랑을 거론했다. 문자와 책에 대한 사랑, 혹은 문학, 이것들 역시 사라진 목소리와 관련 있다. 변성된 자들을 다루는 변성된 자들이다. 아름다움에 다소 관심을 가지고 책을 집필하는 작가들은 자신들이 소리 내어 발성할 수 없는 목소리의 유령을 불러들인다. 그것이 그들의 유일한 안내자이다. 그들은 스스로의 침묵을 잘못 이해한다. 그들은 심지어 책의 침묵에서도 앞선 목소리 - 대개는 죽은, 늘 지나치게 유의미한 목소리 - 를 목메어 부르려고 한다. 마치 언제나 더 살아 있는, 즉 더 무의미한, 더 유아적인, 더 기질적인 목소리 - 변성 이전의 목소리 - 를 목메어 부르다가 결국 기악이나 작곡의 길로 들어선 음악가들과 흡사하다. 심지어 글을 쓰기 전에도, 침묵의 목소리는 글이 허용한 무음의 목소리보다 먼저였다. 구전되는 예술 작품도, 그것이 노래, 리라, 플루트, 춤과 관련이 있으므로 침묵의 목소리와 관련 있었다. --- pp.58-59 루소의 말이다. “마레 자신과 젊은 앙투안 포르크레가 아니라면, 프랑스에서 누가 그 곡들을 연주할 수 있었겠는가?” 이렇게 말해야 하리라. ‘인간 목소리의 전 음역에 필적하려는 의도로서 극도로 벼려진 마랭 마레의 기교는 악기의 쇠퇴와 고통의 망각을 초래했다고. --- p.72 문득 르누비에의 죽음이 생각난다. 방다의 말에 따르면, 르누비에는 죽기 몇 시간 전에 한 학생에게 흄 의 학설에 관한 주석을 받아쓰게 하다가 불현듯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아! 생각하는 게 이렇게 좋구나. 내가 곧 죽는다는 걸 잊게 되니까.” --- p.101 “자네는 여기 있게. 내가 스승님을 찾아뵈러 가겠네.” 말을 마치고, 그는 장대로 배를 밀며 떠났다. 열흘이 지나도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백아는 허기와 외로움, 두려움에 시달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단지 모래사장으로 밀려드는 바닷물 소리와 새들의 구슬픈 울음소리만 들렸다. 그러자 몸이 많이 쇠약해졌음을 느꼈다.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것이 내 스승의 스승께서 주시는 가르침이로구나!” 그는 비파를 켜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노랫소리가 입술에서 잦아들 무렵 성련의 모습이 슬며시 물 위에 나타났다. 백아는 성련이 장대로 미는 배에 올라탔다. 백아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음악가가 되었다. --- p.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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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 벗기와 다시 태어나기mue
그리고 불가능을 극복하기 갑작스럽게 찾아온 변성으로 성가대에서 쫓겨난 마랭 마레는 두 번째 가능성을 자신의 소명으로 받아들여 변성이라는 불행한 사건을 기악과 기악곡의 발명 및 연주 기량으로 극복해 나아간다. 마레의 스승 생트콜롱브는 6개월 만에 제자가 자신을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더 가르칠 게 없노라고 매몰차게 내친다. 하지만 마레는 스승의 연주를 더 전수받고 싶은 욕심에 연습실(통나무집) 아래로 숨어들어 태아처럼 몸을 웅크린 자세로 귀를 바싹 대고 연주를 엿들으며 스승의 기법을 전수받는다. 백아의 귀한 거문고와 비파를 박살내며 진정한 음악을 찾으라 호통하던 성련 역시 백아에게 더 가르칠 게 없다며 자신의 스승을 찾아가자고 하지만 봉래산 기슭에 남겨두고 홀로 스승을 찾아간다. 홀로 남겨진 백아는 허기와 외로움과 두려움에 떨며 바닷물 소리와 새들의 구슬픈 울음만을 들으며 지쳐간다. 그러나 이내 스승의 가르침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비파를 켜고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마침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음악가가 된다. 마레와 백아가 스승으로부터 배운 것은 애초에 전수 불가능한 ‘음악을 찾는 일’이며 그것은 자신들의 곡에 영혼을 불어넣는 일이었다. 변성이라는 남성의 비극적 사건이, 고대 그리스인들이 자신을 변신시키는 비극의 한 장면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에피소드들은 다시 한 편의 거장의 세계를 만드는 ‘마지막 음악 수업’을 완성하게 된다. 다시 태어나기, 그것은 가장 아름다운 것에 다가서려는 예술가-인간의 존재론적 방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