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한 마리 소가
더운 숨 끊어 피를 남기고 살을 남기고 뼈와 가죽을 남긴다 한 마리 소가 검은 울음 게우며 쓰러져 마음씨 착한 농부를 살려내고 설렁탕 집 뚱뚱한 과수댁과 삽사리를 살려내고 공무원을 살려내고 룸살롱 아가씨를 살려내고 딸을 돈벌러 보낸 가난한 농촌 마을 주름살 깊은 홀어미와 함께, 젖배 곯은 새끼들을 살려낸다 ---「한 마리 소의 죽음」 |
|
푸른 하늘을 우러르는 일이 부끄러워
언제나 고갤 숙인 사람, 화살은 수없이 날렸지만 과녁을 맞춰 본 적 없었네 혹여, 발자욱 소리 들릴까 걸음걸이 항상 조심스러웠네 반세기는 늦게 세상에 태어나 뒤만 바라보며 실컷 자기 몫을 쓸쓸해하다가 시드는 낮달처럼 스러져 없어질 사람, 오늘같이 푸른 날은 흰 고무신 닦아 신고 뜸북새 우는 긴 논둑길 걸어 보고 싶네 --- 「자화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