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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6번가의 추억
2. 아이들
3. 사랑에 대해서
4. 고비토들
5. 기억에 대하여
6. 눈

저자 소개 2

에쿠니 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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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ori Ekuni,えくに かおり,江國 香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난 에쿠니 가오리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다.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1992), 『나의 작은 새』로 로보노이시 문학상(1999),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나오키상(2004), 『잡동사니』로 시마세 연애문학상(2007), 『한낮인데 어두운 방』으로 중앙공론문예상(2010)을 받았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서 요시모토 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난 에쿠니 가오리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다.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1992), 『나의 작은 새』로 로보노이시 문학상(1999),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나오키상(2004), 『잡동사니』로 시마세 연애문학상(2007), 『한낮인데 어두운 방』으로 중앙공론문예상(2010)을 받았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서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로 불리는 그녀는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도쿄 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좌안 1·2』, 『달콤한 작은 거짓말』,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 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벌거숭이들』, 『저물 듯 저물지 않는』, 『개와 하모니카』, 『별사탕 내리는 밤』, 『집 떠난 뒤 맑음』 등으로 한국의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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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학 전문번역가.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7년 쇼와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여자대학과 도쿄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대표적인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일본 문학 및 베스트셀러 작품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퍼스트 러브』,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여름의 재단』, 『반짝반짝 빛나는』, 『낙하하는 저녁』, 『홀리 가든』, 『좌안 1·2』, 『제비꽃 설탕 절임』, 『소란한 보통
일본문학 전문번역가.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7년 쇼와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여자대학과 도쿄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대표적인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수의 일본 문학 및 베스트셀러 작품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퍼스트 러브』,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여름의 재단』, 『반짝반짝 빛나는』, 『낙하하는 저녁』, 『홀리 가든』, 『좌안 1·2』, 『제비꽃 설탕 절임』,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저물 듯 저물지 않는』, 『무코다 이발소』, 『목숨을 팝니다』, 『바다의 뚜껑』, 『겐지 이야기』, 『박사가 사랑한 수식』, 『가면 산장 살인 사건』,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 『100만 번 산 고양이』, 『우리 누나』, 『창가의 토토』, 『먼 북소리』, 『내 남자』, 『인어가 잠든 집』, 『살인의 문』, 『백야행』, 『기린의 날개』, 『다잉 아이』, 『오 해피 데이』,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태엽 감는 새 연대기 1,2,3』, 『서커스 나이트』, 『모래의 여자』, 『키친』, 『몬테로소의 분홍 벽』, 『다시, 만나다』, 『당신의 진짜 인생은』, 『 『아주 긴 변명』,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분신』, 『환야 1, 2』, 『독소 소설』, 『흑소 소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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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9월 22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351g | 131*187*18mm
ISBN13
9788973812196

책 속으로

“순응하는 거야.”
엄마는 입버릇처럼 그런 말을 자주 한다. 대개는 나쓰키에 대해 말할 때 사용한다. 그녀에게 그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나쓰키는 엄마에게는 꿈 얘기를 하지 않는다. 아빠에게도. 경험상, 그들이 서로에게 무슨 말이든 한다는 것을 나쓰키는 알고 있다.
그 꿈에는 나쓰키 외에는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나쓰키는 혼자 거기에 있다. 일본에서 전에 살았던 집에. 현관으로 들어서면, 나쓰키는 심장이 터질 듯이 반갑다. 그런 기분으로, 방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걷는다.
‘아, 여기.’
그 꿈속에서, 나쓰키는 많은 것을 본다. 커튼과 벽과 부엌, 복도와 침대와 천장.
‘아, 이거.’
모든 것이 또렷하게 보이고 그리움으로 가득한데, 눈을 뜨고 나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커튼의 무늬도, 벽의 모습도, 부엌에 뭐가 있었는지도. 그래서 잠이 깬 후에는 한참이나 멍해지고 만다. 기억나지 않는 것이 안타까워서, 그리고 집이 가엾어서 슬퍼진다. 때로 나쓰키는 그런 꿈을 꾸지만, 꿈 얘기를 하면 엄마와 아빠는 딸이 일본에 돌아가고 싶어 하나 보다고 걱정할 것이다. 실제로는, 돌아가고 싶은 것은 아닌데.---pp.44~45

어머니에게 건강해 보인다고 한 것은 인사치레가 아니라 진심이었다. 2년 반 전, 병원에서 다시 만났을 때의 어머니는 죽은 사람 같았다. 영양실조에 극도로 쇠약해진 데다 알코올중독 직전이라고 들었다. 의식이 돌아온 후에도 표정 하나 없고, 목소리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얼굴도 몸도 딱딱하게 쪼그라든 것처럼 보였고, 긴 머리는 더럽게 엉켜 있고 피부는 누렇게 떠 있었다. 마코토에게는 어머니가 집을 나갔을 때보다 돌아왔을 때(그걸 그렇게 부를 수 있다면)가 더 견디기 힘들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한편, 어쩔 수 없으리만큼 화가 났다. 기억 속의 엄마, 쾌활하고 정이 깊고, 언제든 아빠를 웃게 하고, 어렸던 자신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예쁘고 부드러운 몸의, 옆에 있는 게 너무도 당연했던 사람은 이미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런 사람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pp.76~77

“동생을 찾아보겠다고 생각한 적 없습니까?”
남자의 말은 순식간에 히나코를 산산이 부서뜨렸다. 방 안에 있는 가공의 여동생을 소멸시켰고, 밖에서 내리는 빗소리마저 끊기게 했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조금도 익숙해지지 않는 이 방과, 그렇게 느껴지기는 마찬가지인 이 기묘한 아파트 자체, 눈앞의 남자(거의 알지도 못함에도 집 안에 들이고 홍차까지 끓여주는). 그런 현실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굴욕적인지 순식간에 깨닫게 하고 말았다. 마치, 히나코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처럼.---p.121

해 질 녘. 오늘은 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해서 러브호텔에 들러 여기로 왔다. 아미는 마코토와 나눈 섹스를 수첩에 기록하고 있다. 물론 말할 생각은 없지만, 오늘은 그 백 번째로 기념할 만한 날이다. 1년 8개월에 백 번. 횟수에 의미는 없다 쳐도, 꽤 멋진 사실이 아닌가.
아미는 만날 때마다 자신이 마코토를 더욱 좋아하게 되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기쁜 한편 두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아미는 지금의 자신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마코토든 아니든, 이 이상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자신이 자신이 아니게 되고 말 것 같아, 그런 상황만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p.195

줄거리

히나코는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실버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그녀에게는 비밀이 있다. 타인이 보기에는 그녀 혼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녀는 가공의 여동생 아메코와 함께 살고 있다. 이따금 찾아오는 둘째 아들과, 이웃에 사는 단노 류지라는 노인이 장을 대신 봐준 뒤 문을 두드리는 것 외에는 찾아오는 손님도 없다.
옆집에 사는 단노는 히나코에 꽤나 관심이 많은 것 같은 눈치다. 실제 그는 그의 부인이 의심할 정도로 자주 그녀를 방문하고 있다. 사실 히나코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단노뿐이 아니다. 히나코가 거주하는 이곳 실버 아파트는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나 나이 든 노인이 대부분으로, 54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히나코가 이곳에 살고 있는 것은 꽤나 눈에 띄는 일이었다. 아파트 주민들은 홀로 이 아파트에 사는 히나코에 대해 이러저러 추측을 나눈다.
그토록 뜨거웠던 사랑도, 행복했던 시간도, 진심으로 아꼈던 여동생도 모두 과거로 흘려보내버린 히나코는 눈앞에 있는 가상의 여동생과 주로 추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6번가에 있던 장난감 가게, 엄마가 쿠키를 먹던 방법, 비 오는 날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던 일, 한때 사랑했던 사람의 이야기 등, 시시콜콜한 일조차 그녀들에게는 소중한 기억이다.
행복했던 기억에 의존해 사는 히나코,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증오하는 한편 그런 어머니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마사나오, 과거에 얽매여 히나코 주변을 맴도는 단노, 부모님을 따라 캐나다에 간 열두 살 소녀 나쓰키가 만난, 어딘가 비밀을 가진 듯한 고지마 선생님. 그들이 가진 기억의 파편들과, 그 안에 담긴 후회와 두려움, 그리고 그리움에 관한 이야기.

출판사 리뷰

쉰네 살 히나코의 내면에는 현실과는 다른 또 하나의 시간이 흐른다. 아니, ‘가공의 여동생’과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진 그 다른 시간의 흐름에 밀려 현실은 저만치 뒤로 밀려나 있다. 그녀의 현실은 ‘어느 시점’ 이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의 아버지 다른 두 아들과 불쑥불쑥 찾아오는 옆집 아저씨, 노령자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의 삶은 그녀와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그녀의 현재를 구성한다.
_역자 후기 중에서

“마음을 품고 있는 한, 그 관계는 유효하다”
추억을 마주하는 저마다의 방식을 따뜻하게 그려낸 소설


소녀라 하기엔 나이를 먹은 자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에쿠니 가오리는 말했다.
“『하느님의 보트』 때도 그렇고, 이 책에 등장하는 아메코 역시 그렇지만, 남이 보기에 완전히 끝난 관계라 해도, 자신은 아직도 그 관계 속에서, 그 관계를 계속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히나코의 경우, 본인은 그 관계가 끝났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지만, 끝났다고 해서 기억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이미 끝난 사랑이라 해도, 그 사람이 그 마음을 품고 있는 한은, 그것은 유효합니다.”
만남과 인연에 관한 에쿠니의 철학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말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기다림’이라는 코드도 그녀의 이런 생각과 맞닿아 있을 것이다. 행방이 묘연한 동생을 적극적으로 찾기보다는 기억 속의 동생, (소설 속 표현에 따르면) 가공의 여동생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인연을 추억하는 히나코의 일상은 그래서 더욱 애달프고 처연하다. 소설 속 여러 인물의 매개체로 등장하는 ‘고비토’라는 미스터리한 존재는 어쩌면 우리가 어른이 되어가며 잊고 사는 무엇,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무조건적인 신뢰와 끈을 상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작품 속 ‘고비토’라는 미스터리한 존재 외에도 감상의 흥미를 더하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 번째는 전작 『하느님의 보트』 속 남편을 기다리는 여주인공과 이 소설 속 히나코의 여동생 이름이 같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행담이나 여동생과의 추억 이야기에 에쿠니 가오리의 개인 경험이 꽤 많이 녹아 있다는 점이다. 작가의 수필집까지 두루 탐독한 오랜 팬이라면 소설 속 히나코와 아메코에게서 에쿠니 가오리 자매의 모습을 여럿 발견할 것이다.
소설이 조용한 절정으로 치달을 때쯤, 독자들은 히나코와 그들 그리고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고독과 슬픔에 젖게 될지도 모른다. 사람이 살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은 히나코의 방 안, 허망하리만치 고요한 풍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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