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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번가의 추억2. 아이들3. 사랑에 대해서4. 고비토들5. 기억에 대하여6.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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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ori Ekuni,えくに かおり,江國 香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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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네 살 히나코의 내면에는 현실과는 다른 또 하나의 시간이 흐른다. 아니, ‘가공의 여동생’과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진 그 다른 시간의 흐름에 밀려 현실은 저만치 뒤로 밀려나 있다. 그녀의 현실은 ‘어느 시점’ 이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의 아버지 다른 두 아들과 불쑥불쑥 찾아오는 옆집 아저씨, 노령자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의 삶은 그녀와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그녀의 현재를 구성한다._역자 후기 중에서“마음을 품고 있는 한, 그 관계는 유효하다”추억을 마주하는 저마다의 방식을 따뜻하게 그려낸 소설소녀라 하기엔 나이를 먹은 자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에쿠니 가오리는 말했다.“『하느님의 보트』 때도 그렇고, 이 책에 등장하는 아메코 역시 그렇지만, 남이 보기에 완전히 끝난 관계라 해도, 자신은 아직도 그 관계 속에서, 그 관계를 계속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히나코의 경우, 본인은 그 관계가 끝났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지만, 끝났다고 해서 기억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이미 끝난 사랑이라 해도, 그 사람이 그 마음을 품고 있는 한은, 그것은 유효합니다.”만남과 인연에 관한 에쿠니의 철학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말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기다림’이라는 코드도 그녀의 이런 생각과 맞닿아 있을 것이다. 행방이 묘연한 동생을 적극적으로 찾기보다는 기억 속의 동생, (소설 속 표현에 따르면) 가공의 여동생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인연을 추억하는 히나코의 일상은 그래서 더욱 애달프고 처연하다. 소설 속 여러 인물의 매개체로 등장하는 ‘고비토’라는 미스터리한 존재는 어쩌면 우리가 어른이 되어가며 잊고 사는 무엇,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무조건적인 신뢰와 끈을 상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작품 속 ‘고비토’라는 미스터리한 존재 외에도 감상의 흥미를 더하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 번째는 전작 『하느님의 보트』 속 남편을 기다리는 여주인공과 이 소설 속 히나코의 여동생 이름이 같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행담이나 여동생과의 추억 이야기에 에쿠니 가오리의 개인 경험이 꽤 많이 녹아 있다는 점이다. 작가의 수필집까지 두루 탐독한 오랜 팬이라면 소설 속 히나코와 아메코에게서 에쿠니 가오리 자매의 모습을 여럿 발견할 것이다.소설이 조용한 절정으로 치달을 때쯤, 독자들은 히나코와 그들 그리고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고독과 슬픔에 젖게 될지도 모른다. 사람이 살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은 히나코의 방 안, 허망하리만치 고요한 풍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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