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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판소리 용어 해설 PART 1 조선의 오페라 _판소리 다섯 마당 1-1 심청의 바다: 헌신과 기적의 오페라 _심청가 1-2 기적의 박 씨: 사랑과 희망의 선율 _흥부가 1-3 달 아래 맹세: 춘향과 이몽룡의 노래 _춘향가 1-4 심해의 계략: 꾀와 용기의 교향곡 _수궁가 1-5 운명의 강가: 바람과 불의 교향곡 _적벽가 PART 2 잃어버린 조선의 아리아들 2-1 변화의 하모니: 삶을 바꾼 깨달음의 노래 _옹고집타령 2-2 깃털의 노래: 장끼의 모험과 희생 _장끼타령 2-3 강쇠의 비극: 사랑과 운명의 변주곡 _변강쇠타령 2-4 숙영의 노래 : 운명을 거스른 사랑 _숙영낭자전 PART 3 삼국시대 뮤지컬 _향가 3-1 도솔가의 울림: 하늘과 땅을 잇는 선율 _도솔가 3-2 서동의 노래: 사랑과 지혜로 엮은 서사 _서동요 3-3 사랑의 꽃, 운명의 노래: 헌화가와 해가 _헌화가 & 해가 3-4 처용의 미소: 고통을 넘은 용서의 춤 _처용가 3-5 이별의 선율 :잊지 못할 사랑의 노래 _원가 PART 4 고전의 발라드 _고전시가 4-1 두 개의 마음: 하여와 단심의 선율 _하여가 & 단심가 4-2 그리움의 선율: 떠난 이를 향한 마음의 노래 _임제의 한우가 & 한우의 화답시 4-3 소판서의 마지막 인사: 이별과 희망의 선율 _황진이와 소세양 이야기 - 〈봉별소판서세양〉, 〈소요월야사하사〉 4-4 버들가지 아래 맹세: 사랑의 약속 _홍랑과 최경창 이야기 - 〈묏버들 가려꺾어〉, 〈송별〉 PART 5 달빛 아래 붉은 실_ 고전소설 5-1 영혼의 교차로: 죽음을 넘어선 사랑의 선율 _이생규장전 5-2 사랑을 품은 이름: 옥단춘의 전설 _옥단춘전 5-3 울려라, 금방울: 희생과 승리의 서사시 _금방울전 5-4 운명을 바꾼 사랑: 정수정의 전설 _정수정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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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만 더 내디디면 허공입니다. 집요하게 출렁이는 거대 한 파도 위에서 배 한 척이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 배 위에 열다섯 살 소녀가 아슬아슬하게 서 있습니다. 소녀는 떨 리는 손을 애써 부여잡고 바다를 바라봅니다. 바다에 빠지면 그 이후의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심 청은 그렇게 한 발자국, 눈을 감고 천천히 발을 움직입니다. 이 모든 비극은 심봉사, 즉 심학규의 삶으로부터 비롯됩니 다. 앞이 보이지 않는 그를 사람들은 심봉사라고 불렀습니다. 심봉사는 어여쁜 아내 곽씨 부인과 그녀의 뱃속에 있는 곧 태 어날 아이와 함께 사랑으로 가득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은 급작스럽기 마련이지요. 아이를 가진 몸으로 과로를 한 아내는 그만 출산 중 목숨을 잃고 맙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히도 건강하게 태어난 심청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는 젖동냥으로 무럭무럭 자라나지요. 그렇게 자 라 열다섯 살이 된 심청은 도청에 소문이 자자합니다. 죽은 어 머니를 닮은 미색은 어떠하고, 지금 홀로 남은 눈먼 아버지를 모시는 효심은 또 어떠한지요. 그런 가설항담을 들은 승상 부 인은 심청을 불러 양딸로 들어올 것을 제안합니다. 그러나 심 청은 홀로 남게 될 아버지가 걱정되어 수차례 거절을 하고, 승 상 부인은 그 효심을 높이 사 모녀의 의를 맺게 되지요. 심청이 승상 부인을 만나고 있을 때, 심봉사는 걱정이 되 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심청이 어딜 간단 말도 없이 사라진 지 한 시진이나 지났기 때문입니다. 동네로 오는 길목 에서 이제 오나 저제 오나, 딸을 기다리던 심봉사는 그만 발을 헛디디고 맙니다. 깜짝 놀란 심봉사를 순간적으로 덮치는 건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입니다. 사람 살려! 소리치는 심봉사에 게 어느 순간 갑자기 딱딱한 나뭇가지가 와 닿습니다. “이것을 잡으시오!” 심봉사가 물을 꼴깍꼴깍 마시며 기다시피 나뭇가 지를 잡고 나오자, 부드러운 사람의 손이 심봉사를 토닥입니 다. “몽은사 화주승입니다. 지나는 길에 당신이 물에 빠진 것 을 보고 구하게 되었습니다.” --- 「1-1 심청의 바다: 헌신과 기적의 오페라_심청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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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진정한 소리를 만나는 순간”
처음 판소리를 만났을 때, 저는 그저 하나의 오래된 노래로 여겼습니다. 그렇게 잊혀지기를 수년, 어느새 지치고 힘들어 그저 힘없이 앉아 있던 저에게 방 한 켠에서 다시 만난 그 소리는 그 무엇보다도 생생했고, 숨 쉬는 이야기였습니다. 마치 먼 옛날, 누군가가 남겨놓은 편지를 열어보듯, 한 대목 한 대목을 따라가며 저는 우리의 이야기, 이제는 희미해져 버린 나의 감정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방구석 판소리》는 그런 자신의 감정을 되찾기 위한 여정의 기록입니다. 심청의 바다에서 우리는 헌신과 기적의 깊이를 알았고, 박 씨네 집에서는 희망이 다시 피어나는 순간을 목격했습니다. 달 아래 춘향과 이몽룡의 맹세는 우리 마음속 설렘을 다시 불러일으켰고, 수궁 깊은 곳에서는 꾀와 용기가 만들어내는 교향곡에 숨을 죽였습니다. 운명의 강가에서는 바람처럼 지나가는 시간과 불꽃처럼 타오른 사랑을 마주했죠. 그리고 그 너머로-옹고집의 변화, 장끼의 희생, 강쇠의 비극, 숙영의 사랑-이 모든 이야기는 단지 전설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 삶을 비추는 거울이었습니다. 도솔가의 하늘, 서동요의 지혜, 헌화가의 꽃, 처용의 용서, 이생규장전의 영혼, 옥단춘의 전설, 금방울전의 희생, 정수정의 운명… 그 이름 하나하나가 지금 우리 곁에 있는 듯 느껴지지 않았나요? 이 책은 단지 과거를 들추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잊고 지냈던 감정, 이야기, 그리고 정서를 다시 깨우는 일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놓쳐버린 '나'를 되찾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독자들이 이 책을 읽는 지금, 어쩌면 어딘가 익숙한 멜로디가 마음 속을 맴돌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소리’입니다. 누군가의 목소리이자, 나의 목소리이며, 우리 모두의 서사입니다. 판소리는 이제 더 이상 먼 옛날의 유산이 아닙니다. 당신이 그것을 듣는 순간, 그 소리는 당신의 서사와 함께 현재가 되고, 살아 숨 쉬는 오늘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납니다. 이제, 방구석이라는 작은 무대를 떠나, 삶이라는 더 넓은 무대 위로 걸어가 보세요. 판소리는 언제나 그 길 위에 함께 걸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