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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문 | 히스테리안 7쪽
서문 | 유은 11쪽 이소골 우리기: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발걸음 물기의 지형 | 유은 21쪽 다 카포 Da Capo | 이인현 43쪽 우리를 이어주는 이야기 | 신재 71쪽 부서진, 흔적 | 김지승 101쪽 기억이 하는 것 | 유은 109쪽 기울림 | 강병우 125쪽 꼬리와 지느러미: 전시의 기록과 비평 서문의 자리와 서문의 방향 | 강정아 141쪽 바람이 기억하는 꿈 | 김지승 149쪽 시끄러운 고독 | 강병우 159쪽 전시《당신에게 dear, you》 175쪽 문을 나서며 | 유은 189쪽 감사의 말 201쪽 부록: 불가능을 애도하기 | 김민주 205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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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남은 자는 늘 뒤쳐집니다. 우리는 자주 뒤늦게, 준비되지 않은 불구적 상태에서 타자의 죽음을 목도합니다.
떠난 자의 파편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남은 자는 망명한 유령이 도래할 자리를 추측하고 헛짚기를 반복하며 자신의 도리를 묻습니다. 행함이 곧 해방의 과정이 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하지만, 행하는 자는 곧이어 잔존하는 몸의 한계, 목숨의 유한한 위치성을 자각합니다. 언제나 미숙할 것이고 취약할 것이며, 위태로울 것임을. 미약함과 불능에 대한 자각이 사회적 존재의 조건이자 행위의 기점이 되어야 함을. 유은, 2025년 4월 빗소리가 들려오는 곳에서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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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억’의 의미와 그것이 어떻게 ‘행위’가 될 수 있는지를 탐색한 사유를 담은 유은의 아티스트 리서치 북입니다. 10년이 지난 세월호, 또는 사회적 참사를 기억하는 목소리, 그리고 그에 대한 애도를 중심으로, 기억의 수행성과 청취의 윤리적·정동적 층위를 다루고 있습니다.
교육자이자 예술가인 유은은 2024년 개인전 ?당신에게 dear, you?(임시공간)를 준비하던 과정에서, 사회적 참사를 둘러싼 ‘관계적 통증’과 자신의 사적 서사를 교차시키는 작업을 시도합니다. 목포 신항만을 방문하여 현장의 소리를 채집하던 중, 우연히 ‘기억이 합니다’라는 문장을 접합니다. 문법적으로 어긋난 듯한 이 표현은 작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기억’이 단순한 정신적 상태가 아니라 무언가를 스스로 수행하는 주체일 수 있다는 통찰을 불러일으킵니다. 그것은 기억이 단순한 저장이 아니라, ‘하는 것’, ‘작동하는 것’, ‘감응하는 것’일 수 있다는 인식이었습니다. 이후 유은은 0set 프로젝트의 이동형 공연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2024)에 사운드 엔지니어로 참여하여, 관객이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안산 화랑유원지까지 이동한 공연 제작에 함께 했습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의 장소를 걷고, 그 현장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자 활동가 네 분의 목소리를 듣는 여정이 공연이 된 형식이었습니다. 이 여정은 단순한 추모가 아니라, 사회적 기억의 장소를 몸으로 통과하며 ‘듣기’를 실천하는 장치로 기획되었습니다. 유은은 공연 제작에 참여하면서 “어떻게 하면 관객이 유가족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게 만들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제작진들의 고민과 결을 맞추어 갑니다. 그 과정에서 듣기의 윤리, 즉 듣는 방식 자체가 기억의 방법론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포착하게 됩니다. 곧, 듣는 행위는 사회적 죽음을 ‘기억하는’ 하나의 실천일 수 있으며, 이 실천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감각을 형성하는 경험이 됩니다. 이 경험을 통해 예술가는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떠올리게 됩니다. ‘사회적 죽음’이란 무엇인가? 어떤 죽음은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어떤 죽음은 잊히는가? 말해지지 못한 목소리, 아직 언어화되지 않은 소리와 울림은 어디서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가? ‘타자’의 입장에서, 우리는 왜 그들의 죽음을 기억하고자 하는가? 그 기억은 어떤 방식으로 예술적, 윤리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가? 책은 사적 경험과 사유를 담은 텍스트, 리서치 자료, 작품을 통해 기억과 애도의 다층적 의미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출발하게 된 배경과 과정, 그리고 그것이 향하는 방향에 대한 고민을 담아, 독자가 기억의 애도를 단순한 ‘소환’이 아닌 ‘행위’로서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책의 주요 내용 및 특징 · 기억의 주체성에 대한 사유 “기억이 합니다”라는 문장을 통해, 기억을 수동적 저장이 아닌 능동적 행위로 바라보는 시선이 제시된다. · 청취의 윤리와 감각의 정치학 유은은 세월호 유가족의 목소리를 어떻게 ‘들을 것인가’를 고민하며, ‘듣기’ 자체가 기억의 방법론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사회적 죽음과 예술의 위치 사회적으로 말해지지 못한 죽음, 언어화되지 못한 소리에 대한 예술의 응답 가능성을 묻는다. 책 속 주요 질문들 · 기억은 어떻게 주체가 될 수 있는가? · ‘듣는 행위’는 어떤 윤리적 태도를 요구하는가? · 사회적 죽음은 예술 안에서 어떻게 감각화되고 기억될 수 있는가? · 우리는 왜, 그리고 어떻게 타인의 죽음을 기억해야 하는가? 독자 대상 · 사회적 기억과 애도의 문제에 관심 있는 독자 · 리서치 기반 예술 및 사운드 아트에 관심 있는 예술가와 연구자 · 교육, 예술, 기억의 관계를 탐구하고자 하는 비평적 독자층 출판사 서문 이 책은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이 바다로 침몰한 세월호 참사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의 슬픔을 글로 단순히 나열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목격하지 못한 죽음들과 부고란에조차 실리지 못한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고, 어쩌면 온전한 공감과 애도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이 책은 듣고, 기억하고, 애도하기라는 간단한 사실의 낯선 얼굴을 들여다 본다. 애도하는 귀는 무엇을 애도하고 어떻게 들으며 왜 기억하는가? (중략) 유은의 듣기를 위한 시도, 묵음으로 된 소리의 자리를 더듬어 찾아가는 길은 자신의 형상을 지우는 일이다. 자신을 연민하는 슬픔의 통제에서 벗어나, 작가는 슬픔이 결코 자신을 가둘 수 없게 하는 길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