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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출판 2014.10.15.
베스트
삶의 자세와 지혜 top100 30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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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안도현 시인의 숨소리, 발소리가 깃든 문장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안도현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 우리와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시인이 발견해내는 일상은 우리가 보는 일상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 시인만의 시선과 감성이 녹아있는 달큼하고 잔잔한 이야기들.
2014.10.21. 에세이 PD

책소개

목차

1. 생활의 발견
아이와 나무 | 꼬마 시인 | 만경강 둑길 | 닭 잡는 날 | 모기장 | 호랑이눈깔뺀파리 | 순례길 | 도끼 | 우화등선 | 기별 | 대밭 | 내가 만약에 | 가을은 온다 | 벗 | 옆모습 | 사진의 힘 | 가족사진 | 식당 | 휴가 유감 | 지명 | 광화문글판 | 답장 | 필명 | 휴대폰 | 연필깎이 | 생거진천 | 통영 | 청포도 | 매화치 | 청장관전서 | 표절 | 표준 | 우리말 사전 | 줄임말 | 연애의 기술 | 죽은 직유 | 냄비받침 변천사 | 귀향 | 동심론 | 나쁜 동시 | 똥 | 동시마중 | 하이쿠 | 탕진 | 도서대출카드 | 헌책 | 미안한 책 | 똥말 | 체 게바라 | 기도 | 새해 기도 | 초속 5센티미터 | 여 | 소리

2. 기억의 발견
산서면 | 하섬 | 타인능해 | 동정부부 | 토끼비리 | 내성천 | 비양도 | 곶자왈 | 5·16도로 | 숨비소리 | 제주공항 | 보리밟기 | 시비 | 과일군 | 코스타리카 | 집강소 | 삼례봉기 | 안중근 유묵 | 공포의 추억 | 유신양복점 | 단체 영화 | 고등학생 | 고래 | 봉황 문양 | 기록 | 달력 | 장날 아침 | 야생 버섯 | 놋숟가락 | 마당밥 | 마당 | 모퉁이 | 골목 | 소금길 | 산공부 | 백석 시어 | 타버린 잔 | 개미 있다 | 당꼬바지 | 아까징끼 | 추억 | 문고판 | 글쓰기 | 어머니 생각 | 집필실 | 원고료 | 〈현대문학〉에게 | 낙선축하주

3. 사람의 발견
전우익 | 채현국 | 이광웅 | 최일남 | 김진배 | 김남주 | 한준기 | 오영재 | 권정생 | 안촌댁 | 김강 | 제옥례 | 천이두 | 신경림 | 황동규 | 도광의 | 정양 | 김민기 | 강요배 | 이종민 하나 | 이종민 둘 | 이병한 | 정현웅 | 조영암 | 류성룡 | 조운 | 이제하 | 황재형 | 배호 | 문정 | 박배엽 | 박남준 | 이정록 | 이병초 | 유강희 | 이동한 | 물고기 청년

4. 맛의 발견
마늘종 | 곤드레나물밥 | 5월 병어 | 닭개장 | 곤달걀 | 은어밥 | 민어 | 갑오징어 | 고구마순 | 정구지찌짐 | 건진국수 | 골부리냉채 | 평양 랭면 | 전주가맥 | 송이버섯 | 무말랭이 | 간장게장 | 전어속젓 | 명태선 | 숭어회 | 호매이고기 | 샛서방고기 | 고기국수 | 태평추 | 매생이국 | 물메기탕

5. 숨의 발견
은행나무 | 참나무 | 겨울나무 | 금강송 | 갈매나무 | 사과나무 | 멀구슬나무 | 생강나무 | 음나무 | 염주나무 | 나는 너다 | 나무 이름 | 연어 | 식물도감 | 전주물꼬리풀 | 억새와 갈대 | 꽃무릇 | 구절초 | 돼지감자꽃 | 양구 곰취 | 마타리꽃 | 참비름 | 연꽃 | 감꽃 | 무화과꽃 | 봄꽃 | 산수유 | 민들레 | 변산바람꽃 | 개불알풀꽃 | 벼룩나물 | 고양이 뼈 | 잡초 | 애벌레 농사꾼 | 딱세네 집 | 참꽃

저자 소개 1

安度眩

1961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비롯해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까지 11권의 시집을 냈다.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
1961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비롯해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까지 11권의 시집을 냈다.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 『기러기는 차갑다』 등의 동시집과 『물고기 똥을 눈 아이』, 『고양이의 복수』, 『눈썰매 타는 임금님』 등 여러 권의 동화를 썼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국내에서 100만 부를 넘긴 베스트셀러로 15개국의 언어로 해외에 번역 출간되었다. 『백석평전』, 『그런 일』 등의 산문을 냈다.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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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36쪽 | 462g | 153*224*25mm
ISBN13
9788984318472

책 속으로

길게 불러도 품위가 있고 아름다운 말은 얼마든지 있다. 특히 ‘이십팔점무당벌레’나 ‘검은머리물떼새’나 ‘알락꼬리마도요’ 같은 이름, 아름답지 않은가. 이것을 새, 혹은 도요새라고 한다면 수천 킬로미터를 먼 나라에서부터 깃털이 해지도록 날아온 수고가 잘 느껴지지 않을 터. 아름다운 것들은 조금 천천히, 길게, 조목조목 말해도 좋지 않을까? ---79p, ‘줄임말’

주방용품 중에 제일 비천한 역할을 맡은 게 냄비받침이다. 평소에는 싱크대 구석에 웅크리거나 틈에 끼여 있다가 뜨거운 임자를 만날 때만 호출된다. 그것도 열을 받을 대로 받은 냄비만 말이다. 불기에 덴 자국은 그래서 필수다. 검은 상처를 문신처럼 몸에 새기고 산다. 어떤 냄비받침은 생김새가 험상궂기 그지없다. 조폭인 가 싶은데 알고 보면 냄비의 똘마니다. 냄비받침의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든 견디는 게 그의 삶이다. ---84~85p, ‘냄비받침 변천사’

직장에서 승진을 했더라도, 사업이 잘돼 돈푼깨나 만지더라도 제발 고향에서는 거들먹거리지 말자. 큰소리로 떠들지 말자. 돌아간다는 것은 돌아본다는 것이다. 고향은 뉘우치기 좋은 곳이다. ---88p, ‘귀향’

나쁜 동시를 읽은 아이들이 나쁜 동시를 쓴다. 그저 행을 바꾸어 예쁜 말과 천사 같은 생각을 나열하기만 하면 동시가 되는 줄 안다. 아니다. 이미 ‘대변’이란 말에 감염된 어른들이 ‘똥’이라는 말의 동심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순간, 거기에서 시적인 것이 발생한다. 그리고 ‘똥’이라는 말에서 벗어나 ‘대변’이라는 말을 흠모하려는 어린이들을 조금 더 오래 ‘똥’에 머물도록 만드는 게 동시의 역할인지도 모르겠다. ---92~93p ‘나쁜 동시’

바람 부는 날은 바람이 머리카락을 가지고 놀게 내버려두시고, 어두워지면 우주의 어둠이 몸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끼게 하소서. 평수 넓은 아파트에 산다고 해서, 배기량 많은 승용차를 탄다고 해서 적게 먹고 적게 싸는 칠점무당벌레의 삶보다 우월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소서. 나의 밥그릇이 소중한 만큼 남의 밥그릇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우치게 하소서. ---112p, ‘기도’

바닷속 깊은 곳까지 잠수한 뒤 물 위로 떠올라 참았던 숨을 힘껏 내쉬는 소리, 바로 숨비소리다. 호오이……. 제주해변을 지나가다 보면 누군가 휘파람을 부는 것 같은 이 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이 소리는 멀리서도 또렷하게 들린다. 아무런 산소호흡 장치 없이 수심 20여 미터를 내려가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은 뒤에 비로소 내쉬는 해녀들의 숨비소리. 숨비소리는 나 여기 이렇게 끄떡없이 살아 있다고 세상에 보내는 신호다. 숨비소리를 듣고 싶다. ---143p, ‘숨비소리’

개발이라는 이름의 굴착기는 모퉁이를 지우는 일에 열심이다. 산모퉁이는 깎아내고 길모퉁이는 반듯하게 바로잡는다. 편리성과 합리를 앞세워 현대적인 것을 추구한다. 현대적인 것은 모퉁이가 없다. 모든 현대적인 것은 그래서 그리움을 용도 폐기했다. ---193p, ‘모퉁이’

추억이란 아련하고 어렴풋해서 불투명 유리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 뚜껑을 자세히 열어보면 온갖 구질구질한 시간의 잔해, 치욕과 모욕의 언사, 가난과 결핍의 부유물들이 떠돌고 있다. 지나간 과거를 감추거나 잊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추억은 좋은 핑계거리가 된다. 위장막이 되어주는 것이다. 과거를 낭만적인 빛깔로 채색해보고 싶은 마음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너나없이 힘겹게 세월을 버텨왔으니까. 하지만 추억이라는 말로 ‘사실’은 가릴 수 있지만 ‘진실’마저 가리려고 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추억이란, 심장에 금이 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의 마음 안쪽에만 아프게 새겨지는 것이다. ---210~211p, ‘추억’

말을 더듬는 그가 어눌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저는 물, 물, 물고기랑, 대화, 화를 해요. 우리는 입이 딱 벌어졌다. 물고기하고 도대체 어떻게 대화를 하지? 그 대답은 간단했으나 참으로 신비로웠다. 물고기의 눈을 오래 바라보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누, 눈을 바라보면 물, 물고기가 우, 우는 걸 발견할 때도 있어요. 아, 그때부터 우리는 이 청년을 ‘물고기 청년’이라 부르기로 했다. 물고기하고 눈 맞추며 대화하는 것처럼 연애도 그렇게 하면 된다고 슬쩍 말을 건넸다. 그랬더니 자기는 부끄러운 게 많아서 여자하고는 눈을 잘 맞추지 못하겠더라고, 그래서 한 번도 그래 본 적 없다고 내게 고백했다. 이 순정파의 짜릿한 더듬거림! ---304~305p, ‘물고기 청년’

어린 날, 감나무 아래 서서 입을 벌리고 감꽃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떫고 시큼하고 약간은 달큼한 그 맛 때문이 아니다. 먹을 것이 없어서도 아니다. 감꽃으로 목걸이나 팔찌를 만드는 일도 여러 차례 해봐서 지겨워질 때쯤이었을 것이다. 왠지 그렇게 감꽃이 떨어지기를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라도 추락하는 것들에게 예의를 갖추고 싶었지만 나는 한 번도 감꽃을 입으로 받지 못했다. 그때 내 입속으로 쏟아져 들어오던 햇살, 초록, 연노랑, 하늘, 새소리……. 그래 , 그것들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든 건 아닐까? 모든 일이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 까닭 없이 이루어져 세상의 소금이 되는 일도 얼마든지 있다. ---410~411p, ‘감꽃’

무슨 생태주의자여서가 아니라 애벌레를 키우는 것도 ‘농사’라고 스스로에게 우길 참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조금 들뜨기 시작했다. 내가 마치 애벌레 농사꾼이 된 것 같았다. 애벌레가 자라 나비가 되면 나는 얼갈이배추밭의 주인이면서 나비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나비는 동네의 허공을 다 차지할 것이다. 나비는 동네를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내가 기른 나비가 알아가는 곳까지가, 나비가 울타리를 치고 돌아오는 그 안쪽까지가 모두 내 소유가 되는 것이다. 내가 나비의 주인이므로.

---pp.430~431, ‘애벌레 농사꾼’

출판사 리뷰

“작고 나직한 기억되지 못하는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시인은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다.
원래 있던 것 중에 남들이 미처 찾지 못한 것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즉 시인은 발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발견하는 사람인 것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사소한 것들이 세상의 주인이라는 살틀한 믿음

《안도현의 발견》에는 유독 ‘작고’, ‘나직하고’, ‘사소하고’, ‘별 볼일 없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만경강 둑길에서 만난 논병아리나 101전 101패의 전설적인 기록을 가진 ‘똥말’ 차밍걸, 곤달걀 속 껍질을 깨고 밖으로 걸어 나오지 못한 죽은 병아리가 그렇고, ‘어떻게든 견디는 게 삶인’ 냄비받침과 보릿고개를 넘기기 힘든 이웃들을 위해 늘 열려 있던 타인능해라는 이름의 운조루의 큰 쌀통이 그렇다. 발자국의 발자국이 쌓이고 쌓여 조붓한 길이 된 토끼비리와 시인의 완주 작업실 돌담 아래 피어 있는 꽃무릇이 꼭 그렇다. 시인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렇게 말한다. “산기슭에 홀로, 혹은 두세 포기 피어 흔들리는 구절초의 가는 허리를 오래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사내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시인의 재치 있으면서도, 깊은 이 한 마디 말을 통해 우리는 ‘작고’, ‘나직하고’, ‘사소하고’, ‘별 볼일 없는’ 것들이 산기슭에 홀로, 혹은 두세 포기 피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 기억과 망각 사이 아름다운 것과 여기, 우리 사이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시인은 운조루가 보여주었던 나눔처럼 사소한 것들이 세상의 주인이라는 그 ‘살틀한’ 믿음을 나누고자 한 발짝 먼저 걷고, 냄새 맡고, 맛보고, 가만히 듣고, 그저 바라본다. 두 팔을 벌리며 ‘귀뺨을 맞더라도 용기를 내’서 그 믿음에 가까이 가라고 말한다. ‘제주공항’에서 제주에 여행을 갈 때는 공항에 내리면서 한번쯤 옷깃을 여미자고 말하는, 시인이 보여주는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그래서 더욱 따뜻하고, ‘줄임말’에서 수천 킬로미터를 먼 나라에서부터 깃털이 해지도록 날아온 수고가 잘 느껴지도록 그냥 도요새가 아니라 ‘알락꼬리마도요’라고 부르자고 말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그래서 더 아름답다. 사소한 것들을 오래 응시하고, 어루만져보고, 귀 기울였을 때에야 볼 수 있는 발견의 기록을 마주하며 우리는 그 믿음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직접 보고 느끼며 사소한 것들 안에 있는 사람을 진전시키는 힘을 발견하게 된다.

단 하루라도 오랫동안 바라보자

자연과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발견하려고 애썼던 시인은 누군가를 잊을 때조차 자꾸 들여다보았다고 말한다. (“너를 잊으려고 나는 너의 사진을 자꾸 들여다보았다”, 안도현의 시 〈연락선〉 중에서) 이처럼 시인은 《안도현의 발견》에서 무엇을 반대하고, 무엇을 규명하고, 무엇을 의심하자고 말하지 않는다. ‘연애의 기술’에서 ‘호들갑 떨지 말고 소리 나지 않게’ 다만 ‘가능한 많은 시간’을 살펴보라고 했듯이, ‘개불알풀꽃’에서 학생들에게 연보랏빛이거나 연분홍빛인 꽃을 찾아 자신의 트위터로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했듯이, ‘꽃이 피어도 꽃이 핀 줄 모르고’, 누가 사라져도 사라진 줄 모르고, 자신이 살아가는 이 고장에서 어떤 소리들이 들리는 줄도 모르고, 무관심하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시인은 ‘단 하루라도 오랫동안 바라보자’고 말한다. 아니, 시인의 벗인 시인 문정처럼 “바라볼까?”라고 권한다. 귀를 막고 싶은 일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 여기 이렇게 끄떡없이 살아 있다고 세상에 보내는 서로의 숨비소리를 듣고, 보자고, 또 다른 귀와 눈을 열어보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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