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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문
제1부 항우_강인함과 솔직함으로 승패에 뛰어들다 1 귀족과 무뢰배의 대결 2 용감한 사내의 치명적인 약점 3 한신의 몰락 4 유방의 결단 5 영웅, 최후를 맞다 제2부 조조_포용력과 대범함으로 천하를 흔들다 1 유능한 신하가 될 것인가, 간웅이 될 것인가 2 조조의 책략 3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4 조조의 복수 5 진실한 감정을 감추다 6 난세가 만들어낸 비극적인 간웅 제3부 무측천_민첩함과 의연함으로 권력을 유지하다 1 비범한 여인, 황후를 꿈꾸다 2 꼬리가 길어 슬픈 양 3 피로 물든 황관 4 잔혹한 밀고의 시대 5 적인걸의 등장과 패망 제4부 해서_청렴함과 예리함으로 세상을 비판하다 1 파직을 반복하다 2 이익을 추구하는 시대와 불화하다 3 치유가 불가능한 나라 4 도덕의 부흥을 위한 마지막 시도 제5부 옹정제_치밀함과 예민함으로 개혁을 꿈꾸다 1 치열한 태자 쟁탈전 2 형제들의 견제 3 공신과 죄인은 한 끗 차이 4 교유에 대한 이중잣대 5 군주의 자리를 지키는 힘 6 제국의 위기를 면하다 7 승자는 누구인가 부록_문화와 사람 역자 후기 찾아보기 |
yi zhongtian,易中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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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시대의 최고 인물이었던 항우와 유방은 당연히 둘 다 영웅이었다. 다만 유방은 건달 영웅이었고, 항우는 진정한 영웅이었다는 것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중략) 그러나 아쉬운 점은 용맹하되 지략이 없고, 강인하되 질기지 않으며, 기개가 넘치되 대범하지 못하고, 솔직하되 소심하고, 감정이 풍부하되 감정적으로 일 처리를 하고, 지나치게 제멋대로인데다 멀리 보는 시야가 부족한 항우가, 뛰어난 지모와 강인한 인내력은 물론 호방한 자세를 갖추고 있으며 품은 뜻이 크고, 멀리 내다볼 줄 알고, 사욕을 절제할 줄 알았던 유방에게 패했다는 사실이다. _86쪽, 〈유방의 결단〉 중에서
조조는 잔인했지만 난폭하지 않았고, 냉혹했지만 무정하지는 않았다. 잔인함과 냉혹함도 그의 본성이 아니라, 정치적·군사적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휘해야 했던 것이다. 그 자신이 잔인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잔인함에 희생될 수 있었고, 그 자신이 냉혹하지 않으면 위험한 적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직면한 현실은 내가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상대가 나를 죽이게 되어 있는 격렬한 투쟁의 장이었다. _162쪽, 〈진실한 감정을 감추다〉 중에서 무측천은 타고난 살인마가 아니라 계략이 뛰어난 정치가였다. 그녀는 사람마다 그 쓸모가 다르다는 것과, 때에 따라 펴는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때로는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보슬비가 내리다가도 때로는 천둥번개가 치는 하늘처럼 말이다. 생과 사, 사랑과 증오, 관용과 냉혹, 위무와 숙청은 그때그때 정치적 필요에 따라 결정되었다. 이 비범한 여인은 자신의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 불과 얼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현란한 정치적 기교를 발휘했다. _245쪽, 〈잔혹한 밀고의 시대〉 중에서 해서는 한가하게 시간만 축내고 싶지 않았다. 무슨 일이든 끊임없이 하고자 했다. 그는 나라와 임금에게는 충실한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었고, 나아가면 물러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중략) 이제는 일개 지방관도 아니고 중앙정부에 진출한 관리이니 거국적이고 역사적인 안목으로 사고할 줄 알아야 했다. (중략) 자신은 천하를 위한 남다른 사명감을 가진 유생으로서 마땅히 조정의 현실에 대해 고견을 표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_283쪽, 〈파직을 반복하다] 중에서 옹정제는 성품이 냉혹하고 각박한 사람이었지만, 그 냉혹함은 권력투쟁 과정에서 정적을 제거할 때에만 발휘되었다. 그 외에 다른 사람에게는 언제나 공정하고 합당하게 대우했다. 특히 관원들이 기초 생활도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청렴하기를 요구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그들이 어느 정도 체면을 유지하는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중략) 백성들을 함부로 착취해서도 안 되지만, 위장된 청빈으로 명성을 낚으려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_460쪽, 〈제국의 위기를 면하다〉 중에서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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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톈, 중국사의 논쟁적 인물들을 재평가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한 시대의 흥망성쇠 과정에서 대업을 주도한 인물들의 자질과 우열 문제를 논하는 데만 길들여져 있었다. 그러나 그들을 단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군자와 소인, 인군과 폭군, 명군과 혼군, 충신과 간신, 청관과 탐관, 영웅과 무뢰한 등 단순한 선악 이분법의 잣대로만 가를 수 있는 것일까. 저자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을 만큼 인물 품평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이 책은, 항우·조조·무측천·해서·옹정제 등 뛰어난 능력과 개성으로 세상과 대결한 논쟁적 인물들을 품평하고 있다. 이들의 비극적인 운명은 개인의 성품이나 인격과 무관하지 않았다. 단순히 승리나 패배라는 결과로, 또는 집단문화와 도덕의 잣대로 쉽게 단죄할 수 없는 인물들의 면면을 저자의 문학적 감성, 깊이 있는 안목, 남다른 통찰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자신의 개성과 능력을 신뢰했으나 끝내 패배한 인물들의 이야기! 항우는 강인함과 솔직함으로 서초패왕이 되었지만, 모든 일에 감정적으로 대처하다가 끝내 유방에게 패하고 말았다. 천 년 넘게 간웅의 오명을 뒤집어쓴 조조는 진실한 감정을 중시한 사람이었지만, 때론 전략에 따라 친구마저 죽일 정도로 냉혹했다. 당나라의 여황제 무측천은 민첩함과 의연함으로 권력을 잡았으나, 교묘한 방법으로 황제 자리를 유지하려다가 실패했다. 명나라의 관리였던 해서는 이익만 추구하는 시대를 강하게 비판했지만, 청렴함만 고집하다 반대파에게 부딪혀 실각했다. 청나라의 옹정제는 절대적인 통치 체제와 세금 개혁으로 나라의 안위를 꿈꿨지만, 각박하고 가혹한 성품 때문에 독재군주가 되었다. 저자는 “집단의식에서 개인이란 언제나 왜소하고, 비천하고, 취약하고, 무의미한 존재다. 그 개인이 제 아무리 존귀한 천자라 해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끝내 비극을 맞이한 것은 모두 인치주의자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섯 인물은 모두 개인의 우수한 품성과 자질, 명망과 수완이 있어야만 천하를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항우는 자신의 힘을 믿었고, 해서는 자신의 도덕적 품성을 믿었다. 조조·무측천·옹정제는 자신의 의지와 수완을 믿고 천하를 뜻대로 움직이려고 했다. 하지만 개인보다는 집단을 우선시하는 중국 문화에서 그들의 개성은 제대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시대의 한계에 부딪힌 인간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담은 역작! 역사와 인간,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서 중심은 사람이다. 흔히 역사 속 인물을 조명할 때는 성공이나 업적을 중심으로 한 전기나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평가하는 평전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저자는 시대의 한계와 인간의 극복이라는 보편적인 테마에 접근해 인물들의 이면과 내면을 동시에 이야기한다. 사료와 정사에 근거해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는 한편,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해 미약한 개인이 역사와 사회라는 거대한 구조물을 맞닥뜨릴 때 느끼는 절망과 한계, 의지와 분투를 묘사하고 있다. 공자가 “자로는 과감하다” “자공은 사리에 통달했다” 등 간명한 언어로 문하생들의 특질을 정확히 짚어냈듯, 역대로 중국에서는 인물을 품평하는 전통이 있었다. 시적 감수성, 유머, 예지를 한껏 드러내면서 일종의 지혜의 표현으로써 존재했던 인물 품평은 현대에 와서 사라진 지 오래다.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감상 가치가 풍부한 존재는 사람임에도, 인물 품평을 하지 않는 현 세태를 애석하게 생각하면서 이 책을 집필했다. 독자들은 거침없이 개인의 소명을 불사르다 스러진 개인의 비범함이 어떻게 집단에 의해 잔인함, 냉혹함, 각박함으로 매도당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중국만큼 집단주의와 서열주의 문화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 개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다시 돌아볼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