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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 - 3분 북도슨트: 한여름밤, 100년 전과 지금 사이
한여름밤 저기압 읽은 후 - 이제는 꼭 알아야 할 문학과 역사 조명희 인생 |
포석(抱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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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나는 멜랑콜리한 기분에 싸여
갑갑한 가슴을 안고 밖으로 뛰어나왔다. 바깥은 날이 몹시 흐리었다. 후텁지근하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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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텁지근한 여름밤, 나는 이 책을 만났다.
100년 전 서울의 여름이 얼마나 잔인했는지, 그것은 이 소설 속에서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고무신 공장에서 쫓겨난 한 청년이 하룻밤 잘 곳을 찾아 청와대 담장 아래로 떠돌다 노숙자들과 만난 이야기. 문둥병에 걸린 어머니와 아이, 팔다리를 잃은 노동자, 그들을 쫓아내야 했던 수직꾼조차도 결국은 같은 약자였던 현실. 《한여름밤》은 그 차갑고도 뜨거운 서울의 밤을 차분한 문장으로 기록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야기, 《저기압》. 신문기자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밥 한 끼 해결하기도 힘든 주인공이 등장한다. 집에서 쫓겨나며 벌어진 가족들의 아침 풍경, 굴욕과 가난 앞에서 점점 무너지는 남자의 초상이 담담하면서도 절실하게 그려진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이야기가 1920년대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100년 전 그 시절에도 가난은 너무 가까이 있었고, 약자들은 더위에, 배고픔에, 사회에 가장 먼저 무너졌다는 사실이. 이 소설들은 거창한 역사나 영웅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은, 한밤의 거리와 밥벌이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그렇기에 더 아프고, 더 가까이 다가온다. 읽는 내내 나는 질문하게 된다.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그리고, 무엇을 달라지게 할 수 있을까? 조명희라는 작가가, 이제는 잊힌 그 이름이, 이 여름, 나에게 깊은 울림으로 남았다. 차 한잔처럼 읽고, 한여름밤처럼 오래 남는 이야기. 《한여름밤 / 저기압》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