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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 3분, 북도슨트(Book Docent)/08
아를의 여인/15 THE ARLESIENNE/31 L’ARLESIENNE/47 읽은 후, 〈아를의 여인〉과 여인/62 알퐁스 도데의 인생/66 |
Alphonse Daud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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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너무 사랑합니다.
난 모든 것을 끝내고 싶습니다.” 오, 얼마나 가엾은 일인가요! 경멸도 죽일 수 없는 사랑이 너무 컸습니다. ------------------------------- 당신이 풍차 방앗간에서 내려와 마을로 갈 때, 그 길은 넓은 정원 뒤에 있는 커다란 지중해 쐐기풀 나무가 심어진 농장을 지나게 됩니다. 프로방스 지방의 전형적인 소작농의 집으로 빨간 타일, 큰 갈색의 외관, 아무렇게나 자리 잡은 대문과 창문이 특징입니다. 지붕 꼭대기 오른쪽에는 수탉 모양의 풍향계가 있고, 오래된 건초가 삐져나와 있는 도르래가 달려 있습니다. 왜 이 집이 나의 관심을 끌었을까요? 왜 닫힌 문이 무섭게 보였을까요? 나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그 집이 나를 두려움에 와들와들 떨게 했다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섬뜩한 고요함으로 인한 공포였습니다. 큰 소리로 짖는 개도 없었습니다. 기니 닭들은 조용히 흩어졌습니다. 아무 소리도 안에서 들리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 흔한 당나귀의 종소리조차도.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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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의 여인은 도대체 누구인가?
소설에서 『아를의 여인』은 이름만 나올 뿐 등장하지 않는다. 이렇게 거의 주인공이지만 등장하지 않고 이름만 언급되는 여러 작품이 있다. 『레베카』와 『고도를 기다리며』가 그렇다. 『레베카』에서 레베카는 등장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언급되며 미스테리를 고조시키고 공포감도 조성한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고도도 등장하지 않지만 극을 끌고 갈 뿐더러 우리에게 무엇인지 많은 해석을 하게 한다. 이런 경우를 프랑스에서는 아를의 여인이란 의미로 ‘아를레시엔느’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런 기법을 처음 사용한 사람이 ‘알퐁스 도데’일 것이다. 그만큼 극의 진행방식이 기발하다. 이 소설은 주인공 장의 모델이 되는 인물이 있다. 앞서 언급한 알퐁스 도데의 친구 시인 프레데렉 미스트랄의 조카다. 그 청년은 실연을 하고 창문에서 돌테이블 위로 몸을 던져 자살을 했다고 한다. 소설을 읽으면 사랑을 잃고 어쩌지 못하는 청년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경멸도 사랑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청년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고작 여자의 과거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하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남자의 선택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데 1800년대는 그랬다. 아니 유럽만이 아니라 조선 시대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청년이 괴로워한 것은 다른 사람의 반대나 시선이 아니었다. 그녀를 사랑하면서도 아무 일 없이 그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의 갈등이 아니었을까. 소설 속에서 어머니와 아버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태도를 취한다. 어머니는 결혼해도 좋다고 했지만 아버지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떨구는 것으로 소극적 의사 표현을 한다. 그래서 나중에 유령처럼 지내는 아버지가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등장하지 않으나 작품 속 남자들만이 아니라 독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아를의 여인’의 생명력은 어디까지 일까. 미술, 음악만이 아니라 발레로도 만들어진 작품을 본 적이 있다. 알퐁스 도데가 쏘아 올린 『아를의 여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동서고금을 비롯해 많은 사람은 사랑을 이루지 못했거나 이루지 못한 사랑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고 있다. 사랑을 이루지 못해도 죽지 않고 살아가는 이에게 이 청년, 장이 몸으로 던져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