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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레드먼드의 앤
1915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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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빨강 머리 앤 한글판 시리즈

책소개

목차

1장 변화의 그림자
2장 가을의 화환
3장 인사와 작별
4장 4월의 아가씨
5장 고향에서 온 편지
6장 공원에서
7장 다시 집으로
8장 처음으로 청혼을 받다
9장 연인보다 친구
10장 패티의 집
11장 인생의 단면
12장 ‘에이버릴의 속죄’
13장 죄인의 길
14장 하늘의 부름
15장 뒤집힌 꿈
16장 변화하는 관계
17장 데이비가 보낸 편지
18장 조세핀 할머니가 앤을 기억하다
19장 잠깐 지나가는 이야기
20장 길버트가 고백하다
21장 어제의 장미
22장 초록 지붕 집에 돌아온 봄과 앤
23장 폴, 바위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다
24장 조너스의 등장
25장 완벽한 왕자님이 나타나다
26장 크리스틴의 등장
27장 서로 털어놓는 마음
28장 어느 6월 저녁
29장 다이애나의 결혼식
30장 스키너 부인의 로맨스
31장 앤이 필리파에게
32장 더글러스 부인과 차를 마시다
33장 “그 사람은 그냥 오기만 해요”
34장 존 더글러스가 마침내 말하다
35장 레드먼드에서의 마지막 해가 시작되다
36장 가드너 가족의 방문
37장 어엿한 학사가 되다
38장 가짜 새벽
39장 결혼 문제
40장 계시록
41장 사랑은 시간의 잔을 들고

작품 해설
루시 모드 몽고메리 연보

저자 소개 2

루시 모드 몽고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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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y Maud Montgomery

자신을 닮은 사랑스러운 캐릭터 ‘앤’의 이야기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작가. 캐나다 여성 최초로 문학예술왕립학회 회원이 되었고, 대영제국 훈장(OBE)을 받았다. 유명한 『빨간 머리 앤』의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1874년 캐나다 동부 지역인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는 그녀가 남긴 일기, 원고 등이 있는데, 그녀의 생가는 박물관으로 보존되어 있다. 캐나다 세인트로렌스 만에 위치한 프린스에드워드 섬에서 나고 자랐다. 생후 21개월만에 어머니를 잃고 캐번디시에서 우체국을 경영하는 외조부모의 손에 맡겨져 자랐는데, 아름다운 자연
자신을 닮은 사랑스러운 캐릭터 ‘앤’의 이야기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작가. 캐나다 여성 최초로 문학예술왕립학회 회원이 되었고, 대영제국 훈장(OBE)을 받았다. 유명한 『빨간 머리 앤』의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1874년 캐나다 동부 지역인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는 그녀가 남긴 일기, 원고 등이 있는데, 그녀의 생가는 박물관으로 보존되어 있다.

캐나다 세인트로렌스 만에 위치한 프린스에드워드 섬에서 나고 자랐다. 생후 21개월만에 어머니를 잃고 캐번디시에서 우체국을 경영하는 외조부모의 손에 맡겨져 자랐는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뛰놀며 섬세한 감수성과 작가적 재능을 키웠다. 아버지는 재혼하여 서부로 떠났다.‘앤’ 이야기 속 이 시골 마을에서 몽고메리는 앤과 같은 감수성을 키우고 지역 신문에 시를 발표하며 작가로서 재능을 키워갔다. 서정적인 묘사와 표현들은 이때의 경험에 기반한 것이다. 10세부터 창작을 시작하였으며, 15세 되던 해에는 샐럿타운 신문인 [패트리어트]에 시 「케이프 르포르스 위에서」가 처음으로 발표되었다.

이후 샬럿타운에 있는 프린스 오브 웨일스 대학과 핼리팩스에 있는 댈하우지 대학에서 공부한 후 교사가 되었으나, 스물네 살 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외할머니를 위해 캐번디시로 돌아와 우체국 일을 도왔다. 틈틈이 글을 써 잡지에 시와 소설을 발표했으며 신문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18개월 만에 완성한 『빨간 머리 앤』 원고를 여러 출판사에 보냈지만 거절당하고, 2년 뒤 다시 수정해 보스턴 출판사에 보내 비로소 출간했다.

열한 살에 우연히 이웃 독신 남매의 집에 어린 조카딸이 와서 사는 것을 보고 짧은 글을 썼던 것이 훗날 『빨강 머리 앤』의 모티브가 되었다. 재혼한 아버지와 잠시 함께 살았지만, 계모와의 불화와 향수병으로 캐번디시로 돌아왔다. 1908년에 출간된 『빨강머리 앤』의 희망적이고 명랑한 고아 여자아이의 성장 이야기는 캐나다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이듬해인 1908년 미국에서 출간된 후 세계적인 인기를 끌어서 『에이번리의 앤』, 『레드먼드의 앤』 등 10여 편의 속편을 발표했다.

1911년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약혼자였던 이완 맥도널드 목사와 결혼한 뒤, 작가로 활동하며 1935년에는 대영제국 훈장을 받기도 했다. 1941년 몽고메리는 약물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었고, 1942년 토론토의 저택에서 68세로 세상으로 떠났다.작품은 향토를 무대로 하여 순진한 소녀가 인생 행로를 걸어가며 꺾이지 않고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청춘 소설인 동시에 가정 소설을 많이 썼다. 1942년 68세에 세상을 떠난 그녀는 생전에 20여 권의 소설과 2권의 시집을 남겼으며, 2009년에는 그녀의 아들이 단편과 시를 묶어 『블라이스가의 단편들』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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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실현 불가능하더라도 꿈이 있다면 자신을 던져봐야 한다는 신념으로 길고 긴 시간을 돌아 어릴 적 꿈이었던 번역에 입문했다. 심리학을 공부했고 오랫동안 사회단체에서 활동했다. 영어와 글쓰기를 좋아하고 공감과 몰입에 능하며 꼬리가 긴 사색을 즐긴다. 옮긴 책으로 『퀸 (40주년 공식 컬렉션)』, 『곰돌이 푸1 : 위니 더 푸』, 『곰돌이 푸2 :푸 모퉁이에 있는 집』, 『빨강 머리 앤』, 『소공녀 세라』, 『문명 이야기 4』, 『젊은 소설가의 고백』, 『벤 버냉키의 선택』, 『본능의 경제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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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7월 3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128*188*30mm
ISBN13
9791194591948

책 속으로

너무나 사랑하는 집을 떠나는 길이었다. 이제 방학 때 잠깐 다녀가는 것 말고는 이곳을 영영 떠나게 되리라는 어떤 예감이 들었다. 다시는 예전과 같을 수 없을 터였다. 방학을 보내러 오는 건 이곳에 사는 게 아니었다. 아아, 모든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지! (...) 오랜 시간의 추억이 깃든 수많은 장소와 단 하나뿐인 사랑하는 집. 정말 다른 곳에 가서도 행복할 수 있을까?
--- 「3장, 인사와 작별」 중에서

“휴, 어마어마하게 큰 물통 안의 작디작은 물방울이 된 듯 하찮아진 느낌이랄까. 이것만으로도 이미 우울한데, 더 견디기 힘든 건 내가 뼛속까지 그렇게 하찮아서 앞으로도 영영 그런 존재밖에 되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거야. (...) 레드먼드는 큰 대학인데 퀸스처럼 작은 학교가 아니라는 걸 우리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아. 퀸스를 졸업할 땐 그곳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우리만의 공간도 있었잖아. 우리가 자신도 모르게 여기서도 퀸스에서와 똑같이 생활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것 같아. 그런데 막상 닥치고 보니 땅이 쑥 꺼져버려서 딛고 설 곳이 없는 느낌이 드는 거고.”
--- 「4장, 4월의 아가씨」 중에서

“볼링브로크라고! 세상에, 거긴 내가 태어난 곳이야.”
“정말? 그럼 너도 어쨌든 파란 코(노바스코샤 사람)구나.”
앤이 필리파에게 반박했다. “아니야, 그렇지 않아. 댄 오코넬이었던가? 사람은 마구간에서 태어나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잖아. 나는 뼛속까지 프린스에드워드 섬 사람이야.”
--- 「4장, 4월의 아가씨」 중에서

“재미있는 일도 별로 없을 텐데. 바느질 모임이나 한두 번 있을 거 아냐. 그리고 남 얘기 좋아하는 할머니들이 네 앞에서나 뒤에서나 네 얘기를 떠들어대겠지. 죽을 만큼 외로울걸, 앤.”
“에이번리에서? (...) 아, 내가 모든 것을 바꾸어놓을 그림 하나를 빠뜨렸구나. 그곳에는 사랑이 있어, 필. 믿을 수 있는 다정한 사랑이. 내게는 세상 어디에 가도 다시는 찾을 수 없는 사랑이고, 나를 기다려주는 사랑이야. 그래서 내 그림도 걸작이 되는 거야! 화려하게 채색한 그림은 아니지만 말이야.”
--- 「7장, 다시 집으로」 중에서

이게 꿈인가? 그런 악몽 중 하나일까? 싫어하는 사람이나 전혀 모르는 남자와 약혼하거나 결혼을 했는데, 어쩌다가 그렇게 됐는지는 영문을 알 수 없는 악몽. 아니다. 앤 셜리는 지금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자기 침대에 누워 있고, 옆에선 제인 앤드루스가 태연하게 오빠 빌리를 대신해서 청혼을 하고 있었다. (...) 정말 대단한 로맨스였다!
--- 「8장, 처음으로 청혼을 받다」 중에서

언젠가 ‘시골학교 여교사의 고충’을 주제로 글을 쓰려고 해. 비참한 현실을 조금이나마 옮겨볼 생각이야. 사람들은 여교사들이 팔자 좋게 하는 일도 없이 월급만 꼬박꼬박 받아간다고 여기지. (...) ‘참 쉽게 돈 버네요. 그저 책상 앞에 앉아서 아이들이 책 읽는 소리를 듣기만 하면 되잖아요.’ 처음에는 언쟁도 벌였지만, 이젠 나도 깨달은 게 많아. 진실은 힘이 세지만, 어느 현자가 말했듯이 오류의 절반만큼도 힘이 없으니까. 그래서 지금은 그저 고상하게 싱긋 웃으며 의미심장한 침묵만 날릴 뿐이지.
--- 「9장, 친구보다 연인」 중에서

“어쨌든 지금 이 순간엔 그런 걱정을 하느라 이 사랑스러운 오후를 망쳐버리지 않을래.”
앤이 기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상쾌하고 차가운 공기에는 희미하게 소나무 향기가 배어 있고 머리 위로 하늘은 수정처럼 맑고 파랬다. 커다란 컵에 축복을 담아 거꾸로 엎어놓은 듯했다.
“오늘은 봄이 내 피를 타고 노래를 부르고, 4월의 유혹이 공기 중에 떠다니고 있어. 나는 이상을 보며 꿈을 꾸고 있어, 프리실라.”
--- 「9장, 친구보다 연인」 중에서

“부유한 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쓰면 안 되지. 네가 도시 사람들에 대해 뭘 아니? 왜 여기 에이번리를 배경으로 하지 않았지? 물론 지명은 바꿨어야 했겠지만. 안 그러면 레이철 린드 부인이 자기가 여주인공인 줄 알 테니까.”
“아니, 그렇게는 절대 안 해요. 에이번리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곳이지만, 소설의 무대가 될 만큼 낭만적이진 않으니까요.”
“에이번리에도 숱한 로맨스가 있었고, 비극도 숱하게 일어났을 게다. 그런데 네가 쓴 인물들은 실제 인물 같은 구석이 아무데도 없어. 말도 너무 많은데다 과장된 표현만 쓰잖아. 어느 부분인가 댈림플이라는 친구가 두 쪽 내리 혼자서 말을 하느라 여자가 한 마디도 못 끼어드는 장면도 있었지. 현실에서 그랬다면 여자가 걷어차 버렸을걸. (...) 나라면 내가 아는 공간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쓸 거고, 내가 만든 인물들이 일상의 언어로 말하게 할 거야. 태양이 뜨고 지는 것도 호들갑스럽지 않게, 있는 그대로 묘사할 거다. 만일 악당이 필요하다면, 나는 악당한테도 기회를 주겠어, 앤. 악당한테도 기회가 있어야지. 세상에는 정말 끔찍한 악당들도 있겠지.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쉽게 만나볼 수 없거든. 린드 부인한테야 우리가 다 나쁜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속 어딘가에 조금은 괜찮은 점들이 있는 법이야. 글은 계속 쓰도록 해, 앤.”
--- 「12장, ‘에이버릴의 속죄’」 중에서

죽음이 존엄한 손길로 어루만지자 루비의 아름다움에 살아 있는 동안 볼 수 없었던 섬세한 깊이와 순수한 윤곽이 더해졌다. 살아남아 삶과 사랑과 깊은 슬픔과 여인으로서의 환희를 두루 겪은, 성숙한 루비의 모습이 꼭 저러했으리라. 앤은 눈물로 부연 시야로 옛 친구를 내려다보았다. ‘하느님은 루비에게 이런 얼굴을 주시려 했구나.’ 앤은 그 얼굴을 영원히 기억하기로 다짐했다.
--- 「14장, 하늘의 부름」 중에서

“설마 악마가 그렇게 못생겼을라고. 만약 못생겼다면 그렇게 나쁜 짓을 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나는 늘 악마는 잘생긴 신사일 거라고 생각한단다.”
--- 「16장, 변화하는 관계」 중에서

“오래전에 스테이시 선생님이 스무 살 무렵이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성격이 형성된다고 하셨거든요. 나는 좋은 쪽이란 생각이 안 들어요. 결점투성이니까요.”
제임시나 아주머니가 명랑하게 말했다. “누구나 그렇단다. 내 성격은 백 군데쯤 금이 가 있잖니. 스테이시 선생님이란 분의 말은 네가 스무 살이 되면 성격이 어느 한 방향으로 기울어져서 그 방향으로 계속 발전할 거라는 뜻 같구나.”
--- 「19장, 잠깐 지나가는 이야기」 중에서

“눈앞에 있는데도 사랑인 줄 모르는 거야. 앤, 넌 네가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걸 상상으로 꾸며놓고 현실도 그럴 거라 기대하는 거잖아. 어머, 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치에 맞는 말을 했네. 내가 용케도 어떻게 그런 말을 했지?”
“필, 부탁인데 잠시만 날 혼자 있게 해줘. 내 세상이 산산조각났어. 그 세상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싶어.”
“길버트가 없는 세상?” 필리파가 그렇게 말하고는 방을 나갔다.
--- 「20장, 길버트가 고백하다」 중에서

“두 사람은 엉뚱한 얘기만 하는 게 예나 지금이나 똑같구먼.”
어빙 할머니가 인자한 목소리로 꼬집었다. 앤이 심각한 일이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오, 그게 아니에요. 엉뚱한 게 아니라, 저희는 점점 더 사리에 밝아지기만 하는 걸요. 그게 너무 아쉬워요. 말이 존재하는 이유가 생각을 감출 수 있기 위해서라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 재미가 반 이상 날아가 버리잖아요.”
--- 「23장, 폴, 바위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다」 중에서

“그런데 여름은 어디로 가 버렸죠? 봄날 저녁 메이플라워 꽃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어릴 때는 여름의 이쪽 끝에 있으면 저쪽 끝은 보이지 않았어요. 내 앞에 펼쳐진 여름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한 뼘도 안 되는 설화 속 이야기’ 같네요.”
--- 「23장, 폴, 바위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다」 중에서

“앤, 조너스는 진짜 내 모습을 알고, 그런 나를 경박함과 다른 모든 것까지 사랑해. 나도 그 사람을 사랑하고. 조너스를 사랑한다는 걸 깨달았을 때, 아마 태어나서 그렇게 놀란 적도 없었던 것 같아. 못 생긴 남자와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는 생각도 못 해봤거든. (...) 하지만 이 세상에 내가 결혼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라는 걸 알게 됐어.”
--- 「27장, 서로 털어놓는 마음」 중에서

“아,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달라져야 한다는 게 정말 싫어!”
--- 「28장, 어느 6월 저녁」 중에서

“요즘은 내가 에이번리에서 살짝 이방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거든. 속상하지만 사실이야. 지난 두 해 동안 많은 아이들이 훌쩍 커서 소년, 소녀가 되고, 사실상 젊은 남녀가 된 걸 보니 굉장히 놀라워. 가르쳤던 학생들 절반은 어른이 됐고. 너나 나나 우리 친구들이 메웠던 자리를 그 아이들이 대신하고 있는 걸 보노라면 내가 폭삭 늙은 기분이라니까.”
앤이 웃음을 터뜨리며 한숨을 쉬었다. 나이가 아주 많이 들고 어른스러워지고 현명해진 기분이었다. 그것은 앤이 아직 젊다는 반증이었다. 앤은 즐거웠던 그리운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장밋빛 희망과 환상을 통해 어렴풋이 인생을 바라보고, 이제는 영영 사라져버린, 뭐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를 품고 있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사라진 그것은 지금 어디 있을까? 그 꿈과 영광은.
“‘그렇게 세상은 달라져 가도다.’”
--- 「29장, 다이애나의 결혼식」 중에서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 어머, 생각했던 모습과 전혀 다르군요. 선생님 피부가 가무잡잡할 줄 알았는데. 내 동생 앤이 그랬거든요. 게다가 빨강머리네요!’
처음 얼마 동안은 첫인상을 보고 느꼈던 만큼 그 아주머니를 좋아할 수는 없을 것 같았어. 그러다가 빨강머리라는 말을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한테 편견을 갖는 어리석은 짓은 범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어쩌면 ‘적갈색’이라는 단어를 재닛 아주머니는 몰랐을 수도 있으니까.
--- 「31장, 앤이 필리파에게」 중에서

“재닛, 나와 결혼해주겠소?”
20년 동안이나 그 말을 하고 싶었고, 다른 무엇보다 먼저 지금 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듯이, 존이 그 말을 쏟아냈다. 울어서 빨개진 재닛의 얼굴은 더 이상 빨개졌다는 말도 어울리지 않을 자줏빛으로 변했다. 재닛이 입을 옴질거리며 물었다.
“왜 내게 더 빨리 말하지 않았죠?”
“그럴 수 없었어요. 어머니께 약속을 해서…… 어머니가 그러지 말라고 약속하라고 하셔서. 19년 전에 어머니는 심한 발작을 일으켰어요. 다시 일어나지 못하실 것 같았죠. 그때 어머니가,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재닛에게 청혼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애원하셨어요. (…) 이렇게 긴 세월이 걸릴 줄 알았다면 결코 약속하지 않았을 텐데.”
--- 「34장, 존 더글러스가 마침내 말하다」 중에서

“아주머니가 누군가를 오랫동안 용서하지 않았다는 건 상상이 안 가요.”
“아, 전에는 그랬단다. 하지만 원한이란 나이를 먹을수록 가슴에 품고 있을 가치가 없는 것 같아.”
--- 「35장, 레드먼드에서의 마지막 해가 시작되다」 중에서

“우들리 교수님이 연구회의 마지막 시간에 말씀하신 진리를 배웠지요. ‘유머란 존재의 향연에서 가장 풍미가 강한 향신료다. 실수를 비웃되 그것을 통해 배우고, 고생을 웃어넘기되 거기에서 힘을 얻고, 난관을 농지거리로 삼되 그것을 이겨내라.’”
필의 말을 듣고 제임시나 아주머니가 말했다.
“그래, 그렇구나, 필. 웃어넘겨야 할 일은 웃어넘기고 웃어넘겨서는 안 될 일은 웃어넘기지 않는 법을 배운다면, 너희가 지혜와 이해심을 갖췄다고 해도 되겠지.”
“또 이런 연설도 기억해요. ‘우리에게 그것을 볼 눈이 있고, 그것을 사랑할 마음이 있고, 그것을 그러모을 손이 있다면, 이 세상에는 우리를 위한 것들이 참으로 많이 존재합니다. 그게 남자나 여자일 수도 있고, 예술이나 문학일 수도 있고, 어느 곳, 어느 장소가 될지 모르지만 기뻐하고 감사할 일들이 얼마든지 있는 것입니다.’”
“너희들 말을 들어보니, 결국 진취적인 용기를 타고나면 20년 동안 살면서 배울 것들을 대학 4년 동안 다 배울 수 있겠어. 나도 고등교육이 옳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전에는 늘 미심쩍었는데. (...) 타고난 용기가 없는 사람은 배우지 못하는 거지. 대학에서든 인생에서든 똑같아. 백 살까지 산다 해도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건 태어날 때와 매한가지인 거니까.”
--- 「37장, 어엿한 학사가 되다」 중에서

“눈의 여왕은 어떻게 된 거예요, 마릴라 아주머니?”
“아, 네가 그 일로 속상할 줄 알았다. 나도 속이 상하더구나. 그 나무는 내가 어릴 때부터 거기 있었는데. 지난 3월에 엄청난 강풍이 불어 닥치더니 쓰러졌단다. 속이 썩어서 그래.”
앤이 슬퍼했다. “보고 싶을 거예요. 그 나무가 없으니 내 방이 예전의 그 방 같지 않아요. 이제 창밖을 내다볼 때마다 상실감이 느껴지겠죠. 그리고 아아, 전에는 초록 지붕 집에 올 때마다 다이애나가 와서 맞아주었는데.”
--- 「39장, 결혼 문제」 중에서

앤은 젊은 엄마가 된 다이애나의 창백한 안색을 들여다보며, 일찍이 다이애나에게 느껴보지 못한 경외감을 느꼈다. 창백한 얼굴에 황홀한 눈빛을 한 이 여인이, 먼 옛날 어린 시절 검은 곱슬머리와 장밋빛 뺨을 하고 같이 놀던 다이애나란 말인가? 묘한 고독감에 휩싸이며, 앤은 자신이 과거에만 속할 뿐 현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처럼 여겨졌다.
--- 「39장, 결혼 문제」 중에서

앤은 창가에 무릎을 꿇고 앉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깥을 물끄러미 내다보았다. 캄캄했다. 빗줄기가 오들거리는 들판 위로 퍼붓고 있었다. 유령의 숲은 폭풍우에 몸이 비틀려 괴로워하는 웅장한 나무들의 신음 소리로 가득했고, 대기엔 멀리 바닷가에서부터 회오리치는 거센 파도가 천둥처럼 울려댔다. 그리고 길버트는 죽어갔다!
계시록이 성서에 존재하듯, 모든 사람의 삶에도 계시록이 존재한다. 앤은 그 쓰라린 밤에 자신의 계시록을 읽으며, 폭풍과 어둠이 지배하는 시간 속에서 고뇌에 찬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앤은 길버트를 사랑했다. 이제까지 줄곧 사랑하고 있었다!

--- 「40장, 계시록」 중에서

출판사 리뷰

‘여름은 어디로 가 버렸죠? 어릴 땐 내 앞에 펼쳐진 여름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내 세상이 산산조각났어. 그 세상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싶어!’
‘우리는 행복할 거야. 서로를 기다리면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그리고 꿈을 꾸면서.’
방황 끝에 결국엔 진정한 사랑을 쟁취해내고야 말 청춘들을 응원하는 이야기

‘모든 소중한 것들은 뒤늦게야
찾아 헤맨 이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그 사랑이 끝내 운명으로 이어져
숨겨진 가치를 가리운 장막을 걷어 올리므로.’

테니슨의 시구처럼 《레드먼드의 앤》은 아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길목에서, 열정과 무지가 뒤섞인 방황 끝에 결국에는 소중한 삶의 가치와 사랑을 찾아낼 청춘들을 응원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년 전에 앤은 초록지붕 집에 닥쳤던 불행(매슈의 죽음과 마릴라의 실명 위기) 때문에 “이 길모퉁이를 돌면, 가장 좋은 게 있다고 믿을래요”라고 다짐하며 레드먼드 대학 장학금을 포기했었다. 이후 에이번리 시골학교에서 선생님으로 열심히 일한 끝에, 앤 셜리는 드디어 길모퉁이를 돌아 레드먼드 대학에 진학한다. 프린스에드워드섬의 유년기와 작별하고, 거대한 노바스코샤섬의 레드먼드 대학으로 완전히 새로운 모험을 떠난 것이다.

대도시의 두려움도 잠시, 함께 유학온 옛친구들 길버트와 프리실라, 특히 앤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새로운 친구 필리파 고든 덕분에 학업은 물론이고 교우관계에서도 중심인물이 되어갔다. 그녀들이 모여 사는 ‘패티의 집’은 학생들의 아지트가 되어 늘 화제의 중심에 있게 된다. 한편 스무 살의 아름다운 여인이 된 앤에게 언젠가부터 엉뚱한 청혼들이 이어지는데, 여전히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앤은 크게 실망하며 거절한다. 문학 작품 속 장면들만이 진정한 사랑이라 믿는 앤은 결국 길버트 블라이드의 고백마저 냉정하게 거절하고 로이 가드너와 연애를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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